[뉴쑤레터ep.16] 초현실주의는 나 자체다!

'살바도르 달리 : Imagination and Reality' 전시회를 보고

2022.01.27 | 조회 6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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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쑤레터 NewSsooLetter

매주 화,목 친구들을 위해 다정한 편지를 부쳐요.

굿애프터눈, 나의 친구 구독자!

내 얘기를 들어줘서 고마워요.

 

살바도르 달리와 코코샤넬의 모습이래.
1930년대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멋지고 스타일리쉬하지!

 


 

 

🎧 같이 듣자!

(들으면서 읽어보는 건 어때?)

Beenzino - Dali, Van, Picasso

살바도르 달리 하면 이 노래를 아니 들을 수 없다...

 

 

💬 오늘의 기록 '쑤록(SSOOlog)'

 

오늘은 어제 얘기 했듯이, 살바도르 달리 전시회에 대해 얘기해볼게.

이 전시는 살바도르 달리 재단과의
무려 7년간 협업으로 성사된 전시라고 해.
‘세계 3대 달리 미술관’이 있다는데,
특히 폐허가 된 고향의 극장을 달리가 직접 기획해
기념비적으로 탈바꿈시킨 곳이기도 하며
지하실에 달리의 무덤이 안치되어 있다는
피게레스 달리 미술관은 꼭 가보고 싶어.

전시를 보면서 가장 먼저 달리에 대해 생각한 건, 안쓰럽다는 거였어.
그의 평생을 지배한 키워드는 바로 ‘불안감’과 ‘광기’야.

달리가 태어나기 전, 세상을 떠난 형이 하나 있었대.
상심한 부모는 달리를 죽은 형의 환생으로 여겼고,
'달리'라는 이름조차도 심지어 죽은 형의 이름이었어.
그는 평생을 죽은 형의 대체재가 아닌 온전한 자신으로 인정받길 원했대.
그 열망을 온갖 기행과 일탈로 표출했고...

전시장 곳곳 보였던 그가 남긴 말들에서는,
자신이 천재라는 사실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려고
몸부림치고 발버둥치는 그의 내면이 느껴졌어.
생전 인터뷰 영상들에서 내내 3인칭 화법을 사용하는 모습도 보였고. 

두 번째로 생각한 건, 찐 사랑꾼.
어제 내가 샤갈이 사랑꾼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찐 사랑꾼은 살바도르 달리였어.
달리는 평생 단 한 번의 결혼을 했는데,
그 여자는 10살 연상의 '갈라'야.

갈라와 달리, 1936
갈라와 달리, 1936

처음 갈라를 만났을 당시 그녀는 이미 결혼하여 자식까지 있었지만
만난지 일주일만에 서로 사랑에 빠졌다나?
갈라는 달리가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게 엄청난 내조를 해줬대.
나중에는 아예 '갈라 살바도르 달리' 라고 작품에 사인을 할 정도였어.

살바도르 달리, 다가오는 밤의 그림자, 1931
살바도르 달리, 다가오는 밤의 그림자, 1931

위 그림을 보면 암울하고 어둡고 황량한 느낌이 드는데,
이 그림을 그릴 당시 달리는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대.
무려 그의 사랑스러운 갈라가 병상에 누워 있었기 때문이야.
앞쪽의 그림자가 정말 내 시야를 가리고 있는 어둠 같이 느껴져서
순간 내가 진짜 어둠 속에 갇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내 어머니보다, 내 아버지보다, 피카소보다도...
그리고 심지어, 돈보다, 갈라를 더욱 사랑한다.
그녀가 나를 치유했다."

-살바도르 달리-
장 프랑수아 밀레, 만종
장 프랑수아 밀레, 만종

또 인상깊었던 것은 달리가 평생을 밀레의 '만종'에 '집착'했다는 점인데,
'만종'을 모티브로 삼거나 소재로 삼은 작품만 해도 10점이 넘는대.
이 작품을 처음 본 순간 충격적인 불안감에 휩싸여서 구역질까지 했다던가.
책까지 출판하여 이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주장을 남겼대.

도대체 뭐 때문에 그랬을까 싶어서 찾아보다가 이런 글을 발견했어.
그의 주장 중 하나로, 이 작품이 노동의 경건함과 일상의 평화가 아니라,
아사한 자식을 묻는 부부의 슬픔이 표현된 작품이라는 주장이 있었다는데,
평생 자신을 괴롭힌 형의 죽음에 대한 영향은 아닐까 싶다는 것.

그런데, 더 흥미로운 건
루브르 박물관에서 이 작품을 자외선 투시 작업으로 분석해보았더니,
실제로 감자 바구니 자리에 조그만 나무 상자가 그려졌던 흔적이 발견됐대!
물론 이것이 죽은 아이의 관이라는 근거는 없지만
달리가 이 그림을 보자마자 충격에 휩싸일만큼
논쟁의 여지가 있는 그림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다는 점이 신기했어.

‘만종’의 해석에 몰두했던 달리는 심지어
해변을 걷다가 어슷하게 놓인 두 개의 돌만 발견해도
거기서 ‘만종’을 떠올렸대(대단...)

살바도르 달리, 슈거 스핑크스
살바도르 달리, 슈거 스핑크스

그런 달리가 만종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야.
왼쪽은 작품의 전체 이미지고, 오른쪽은 작은 부분을 확대한 거야.
중앙에 등을 보이고 앉아있는 여인은 갈라.
그녀의 시야에 놓인 나무 사이로 두 인물과 수레가 있는데,
이것 역시 '만종'을 모티브로 삼아 그린 것이지.

 

월트 디즈니&살바도르 달리, Destino

달리의 원화 작품 외에도 그의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
그가 월트 디즈니와 협업하여 제작한 'Destino'라는 애니메이션이 너무 좋았어.
제작 당시에는 아쉽게 발표가 무산되었지만 달리가 세상을 떠난 후 공개되었대.
아름답고, 기괴하기도 하고, 신비롭고, 아무튼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어.
전시를 보러 갈 예정이라면 현장에서 감상하기를 추천할게.
방문이 어려운 친구들은 위 영상으로 감상 할 수 있어!

또, 그의 꿈 속 세계를 360도로 감상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 파트도 있었는데, 그의 꿈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었어.
방문 할 친구들을 위해 미리 보여주고 싶지는 않아서 영상은 생략할게.

"초현실주의는 바로 나 자체다!" -살바도르 달리-

우리는 달리를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알고 있지만,
사실 정통 초현실주의파와는 다소 다른 주장과 기법을 선보였어.
결국 초현실주의파에서 제명을 당한 그는
"초현실주의는 바로 나 자체다!" 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도 하고,
아무튼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조금 관종스러운 행보를 내내 보였던 것 같아.

상업적인 예술가라는 비판적인 견해도 많이 받았지만
늘 획기적인 이슈를 만들며 자신의 이름 자체를 대중에게 각인시켰고,
수학과 과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접목시키는 등
끊임없이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고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한 점이 대단했어.
자료 조사를 하다 보니, 돈에 환장(..)하는 자신의 자아를
따로 명명해서 이름 붙이고 활동하기도 했다는 것 같은데
이게 바로 '부캐' 아니겠냐고!

어제 다뤘던 샤갈과 비교를 해보자면, 같은 시기에 활동 했음에도
샤갈은 목가적이고 꾸밈없는 작품 세계를 보여줬던 것 같고,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성향의 화가였다는 느낌을 받았어. 
이에 비해 달리는 평생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만들어낸
편집광적 성향으로 모든 그림을 철저히 계산해 그렸고,
쇼맨십이 대단히 강한 화가였던 것 같아. 퍼스널브랜드 장인이랄까..

이렇게 두 천재의 삶과 작품을 하루에 비교 감상하는 경험은 처음이라
몸은 힘들었지만 흥미롭고 재밌었어.

구독자도 전시회를 방문하게 된다면,
어떤 느낌을 받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들려줘!

 

 


📝 추신

1. 달리의 생전 사진들을 보면서 구도와 표정, 소품 등
   모든 것이 꾸며진 화보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
   꾸며진 삶을 의도적으로 남긴 건지, 일상을 그렇게 살았던 건지.

2. 혹시 스페인 달리 미술관 가본 친구 있어? (부럽다)

3. 댓글은 어떤 내용이든, 짧든 길든 언제나 환영이야.
   댓글보다 메일 답장을 선호한다면 ssoo9108@gmail.com 으로 부탁해!
   나는 구독자 생각도 항상 궁금하거든.


 

내일만 버티면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
다들 회사에서 설 선물은 무얼 받았니?
궁금하다ㅋㅋㅋㅋ

 

그럼 좋은 하루 보내!

 

2022년 1월 27일 목요일

구독자의 친구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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