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30, 오늘도 더 나아지려고,

🐴,💃🏻🐆,👌,🌎::독자메일,

2022.07.03 | 조회 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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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밋

동갑내기 30대의 좌충우돌 각자도생 일주일 취재기

💃🏻🐆 멋장이미식가 Kelly, 👌 그럴 수 있다 ㅇㅋ, 🌎 미라클 지구,

🤎 그리고당신, 구독자


👌_독자님께

새벽 늦게 잠이 들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잠에서 깼다.

메일 알림이 울렸기 때문이었다.

시각을 확인하자 새벽 5시가 막 지난 때였다.

‘내 담당자님이 이 시간까지 일을?’

작가 계정이라 메일이 올 곳은 담당자님뿐이었다.

출판사 편집자들 업무량이 과중하다더니 주말 새벽 5까지 일을 했단 말인가.

기함하며 메일을 열자, 보낸 이는 아주 의외의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으로 시작한 그 메일은 어느 독자님이 보낸 메일이었다.

무료 연재처에 연재했던 글을 재미있게 읽어 출간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소식만 궁금해하다 못 참고 메일을 보낸다는 내용이었다.

‘으아…….’

새벽 5시였기에 일단 다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점심이 지난 카페에서 답신을 보냈다.

답신을 보내고 난 지금의 기분은.

‘뒤에 잘 써야 하는데.’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기억하는 독자분이 계셨다는 게, 무척이나 설레고 반갑기도 한데.

그렇게 기다렸는데 내가 뒤 내용을 노잼으로 쓴 거면 어쩌지.

아 뭐야, 기다렸는데 재미가 없네? 이런 반응이라면 어쩌지.

남는 건 걱정뿐이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쓰고 있는데 재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없어도 욕은 말아주세요. 아셨죠?


🌎_개미

기껏해야 비가 많이 오거나 살짝 오거나 정도의 차이밖에 없던 한 주를 보내고 무더위를 맞이한 주말이다. 미뤄왔던 빨래를 했는데 세탁조 안에 탈수된 빨래를 잠깐 방치한 게 문제인지 바뀐 세제를 생각하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섬유유연제를 잘못쓴 건지 이 모든 것이 다 원인인지 몰라도 세탁을 마친 빨래에서 그렇게 좋지 않은 냄새가 났는데 30도를 웃도는 맑은 날 반나절 정도 반야외공간에 널어놓자 햇볕에 바삭하게 말린 산뜻한 냄새가 나게 되어 해결. 역시 태양에너지는 고맙고도 두려운 존재인가 보다. 그리고 세탁기는 세제투입구를 분리해보니 섬유유연제 찌꺼기가 말라붙은 곳에 곰팡이가 펴있었다…. . 이것도 씻어서 말렸다.

사실 아직도 여름옷 겨울옷 정리가 다 안된 상태다. 긴팔옷을 7월에도 입고 에어컨 찬바람 대책으로 덧입는 옷은 항상 두다보니 명확하게 갈라지지 않고 이것저것 섞여있다. 뭔가 대책을 강구해야겠다. 안입는 깨끗한 옷은 기증하려하는데 받아주는 가게가 여는 시간에 방문할 수 없었다. 헌옷수거함에 넣어봐야 수출하는 헌옷쓰레기나 될 것 같아서 그건 피하고 있다. 뭔가 하나를 놓아주려해도 그 후가 걱정되어 이리저리 알아봐야 걱정이 덜한 요즘이다. 여러분도 환경투사 하세요. 날씨가 이 모양이잖아요.


💃🏻🐆_나는 내가 싫어서

상담을 시작했다. 다른 일로 몇 군데의 상담센터를 조사하다가 통화를 한 번 한 곳이었다. 정작 요청했던 자료는 받은 게 없었지만 홈페이지 소개글과 센터의 목적이 문득 떠올랐다. 집에 가는 길 고민하다 예약 문의를 남겨두고 다음날은 연차를 냈다. 오전에 센터를 찾아가 사전 조사지를 작성하면서 드립 커피를 받아 마셨다. 에티오피아 아이스. 검은색에 가깝게 익은 과일들 맛의 진한 드립 커피. 커피는 맛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긴장됐다. 비용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컸고 상담이 필요 없는데 하는 거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어떤 상담사와 만나게 될 지도 불안했다.

상담사와 만났을 때는 먼저 상담에 대한 안내를 받았는데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마지막 항목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났다.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이었다. 왜 왔는지를 이야기해야 하는 시간이 오자 어디부터 뭘 이야기해야 할 지 전혀 맥이 잡히지 않았다. 무작정 쏟아냈다. 하는 일, 직장, 사람, 친구, , 결국 다시 나였다. 하고 싶은 일, 꿈 꾸고 있는 최종 목표, 되고 싶은 모습, 괴로운 이유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생각나는 데로 다 말하고 상담사는 요약해서 확인하기를 반복하면서 상담사는 마지막으로 내게 단점에 대해 물어봤다. 나 자신이 생각하는 나의 단점.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로 많이 나왔다. 이 날은 개떡같이 말하며 눈물 흘린 나와 앞으로 함께 해결해 나갈 메인 주제를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상담사의 시간이었다.

두 번째 만남은 4가지 검사 결과지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이었다. 부모님과 형제에 대한 상, 내가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일과 목표, 그를 위해 지금 필요한 것, 내 강점 등에 대한 퍼즐을 쓰게 만들었던 문장검사가 있었다. 문장들이 섞여 있었던 배열에 의미가 있었던 걸까. 내가 인식하지 않고 적었던 문장들을 묶어서 보니 꽤 정확했다. 그 후에는 전반적인 검사로 역시 모두 한 맥락으로 연결되는 내용이었다. 내 에너지가 이렇게 낮아져 있는데도, 자존감은 낮고 네거티브한 사회 인식은 높은데도 특별한 병증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내가 나를 어떻게 싫어하고 있는지가 수치로 표현된 검사지들.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불쾌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았다. 냉난방기로 치면 뽀송뽀송 제습 상태.

세 번째는 어떨까,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 나는 내 삶의 목적과 원칙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몇 번 더 상담사를 만나게 될까. 두 번째 상담이 끝나도 여전히 마음은 술렁인다. 내가 나를 조금 더 정확히 파악하는 시간이었으니 마음이 더 흔들리는 게 당연할 지도 모른다. 세 번째 상담에서는 울까, 웃을까, 화낼까. 내가 나를 용서하는데 성공한다면 다음은 어떻게 될까. 상담을 다니기 시작한 건 삼재나 목성의 영향일까. 별점과 사주 등의 타이밍도 어쩜 이렇게 맞아 떨어지는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를 때면 과학의 타이밍도 결국 큰 흐름과 연결되는 걸까, 하고 또 편안한 방향으로 생각을 해본다.


✒ 이달의 편집자 💃🏻🐆

이번 주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정리를 시작했군요. 모기와 습기로 시공간이 한층 더 무겁기 때문에 군더더기들이 더 많이 체감되는 걸지도 몰라요. 오늘 여러분은 일상에서 어떤 부분이 불편했나요? 이번주에 어떤 걸 정리하려고 하나요? 이번주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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