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51, 빈칸을 채워주세요

💃🏻🐆,🌎::한잔,한곡

2023.04.16 | 조회 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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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밋

동갑내기 30대의 좌충우돌 각자도생 일주일 취재기

💃🏻🐆 멋장이미식가 Kelly, 🌎 미라클 지구,

🤎 그리고 당신, 구독자


💃🏻🐆_내가 술로 시간을 보냈던 곳

술을 좋아해요. 맛있는 음식은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올해의 랭킹이나 어떤 음식의 랭킹을 꼽자면 그런 건 절대 못 합니다. 예를 들어 다섯 개의 소금빵이 존재하면 각기 다른 장단점이 있고 열 곳에서 하이볼을 마신다면 각기 다른 매력이 있으니까요. 하이볼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이볼 클럽과 바에서 느꼈던 각기 다른 장점을 공유하려고 해요. 이번 주도 직장에서 흑흑 타임 밖에 안 보내서 혼자가 좋은 아이 이야기밖에 안 떠오르기 때문이기도 해요.

가장 자주 방문한 바 스트라이프는 압구정역 부근에 있어요. 2015~2018년경에 홍대에 있었던 바 노네임의 사장님 두 분이 다시 오픈한 바입니다. 한 분은 항상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맛을 만드는 편이고 한 분은 조금 더 취향에 맞추어 킥을 섞는 편이에요. 뭘 주문해도 특별히 어긋남 없이 안정적인 맛이 나고 누구와 함께 가도 맘 편히 바 석에 앉아 문득 문득 같이 대화를 나누기 좋은 바였어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하이볼 클럽은 가산디지털단지역 부근에 있는 디깅 하이볼 클럽입니다. 가장 맛있는안주는 확신의 마라 카펠리니. 양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라맛도 활활 타오르고 고기도 듬뿍이라 혼자 방문해서 먹기는 더 좋아졌어요. 하이볼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와 진 등에 탄산수, 진저에일, 토닉워터 등을 선택해 주문할 수 있고 어떤 메뉴들은 다른 재료가 들어가거나 올라가기도 합니다. 탈리스커 하이볼을 주문하면 굵은 후추를 듬성듬성 갈아 올려주고 핸드릭스 진토닉을 주문하면 오이를 넣어줍니다. 시그니처에는 레몬과 시소가 모두 들어가죠. 사방에 스티커와 포스터가 붙어있고 디제잉 영상을 벽에 쏘아 음악으로 틀고 있어 하이볼을 더 즐겁게 마실 수 있는 곳이에요.

하이볼 전문가가 있다고 해서 방문한 하이볼 클럽은 정말 아주 느긋한 마음으로 하이볼을 경험하러 들르기 적당한 곳이었어요. 무알코올 하이볼인 포도 하이볼은 청포도가 통으로 들어가서 그런지 무척 달았고 와사비 하이볼은 생와사비가 들어가 씁쓸 깔끔한 맛과 향이 나서 잘 어울렸어요. 다만, 사장님 한 분이 혼자 하시다 보니 자리가 만석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는 작업이 무척 많은 듯 사장님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로 바쁘셨어요.

재방문 기회를 노리고 있는 곳은 다이브 에스프레소 바가 있어요. 3월에 리모델링하고 메뉴판도 바꿀 거라고 들었던 터라 아마 제가 방문했던 2월과는 많이 달라졌겠죠. 뭘 더 주문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사장님이 취향에 맞는 음료를 기똥차게 추천해주시는 데다 커피도 칵테일도 맛과 향이 진했고 예상도 못 했던 퍼포먼스를 봐서 동행과 저는 예상외로 인당 3잔이나 음료를 마셨던 곳이에요. 모두 시티팝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맛과 향이 진한 걸 좋아하고 밸런스가 잘 맞는 것, 특별히 걸리는 부분 없이 안정적인 맛이 나는 걸 선호해요. 음악은 소란스러워도 괜찮지만 흡음 처리를 하지 않아 사람 목소리가 꽝꽝 울리는 공간에서는 입맛이 뚝 떨어지는 편이에요. 그리고 추천을 잘해주는 곳을 만나면 늘 즐겁게 재방문하는 사람이랍니다. 만약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 저 가게들에서도 즐거운 경험을 하실지도 몰라요.

즐거운 혹은 느긋한 음주 타임이 우리의 일상을 달콤하게 녹여주기를.

 

  1. 바 스트라이프 |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53길 10-5 해담빌딩
    https://www.instagram.com/bar_stripe/
  2. 디깅하이볼클럽 | 서울 금천구 남부순환로108길 20-1 로뎀아트빌 1층 101호https://www.instagram.com/digging.highballclub
  3. 하이볼가든 | 서울 강남구 논현로161길 39
    https://naver.me/51YaLdGD
  4. 다이브 에스프레소 클럽 |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9길 6-5 1층
    https://naver.me/GwDHtnhV

 


🌎_나의 AWESOME MIX를 볼래

유튜브 프리미엄이 유튜브 레드이던 시절부터 거기 돈을 내온 나는 유튜브 뮤직 역시도 질기게 이용해왔다. 그만큼 싫은 점도 얄미운 점도 많이 알지만 이걸 이용하는 것 역시 내 삶의 일부가 되어... 새삼 다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돈을 내어줘 보기도 애매해지고 말았다. 그런 유튜브 뮤직 이 녀석이 간만에 시원한 곳 긁어주는 자동 추천 실력을 보여주었으니 때는 3월 셋째주 주말 내가 큰맘인지 작은맘인지를 먹고 충남으로 홀로 여행을 떠난 날 기차 안에서렷다. 물론 알고리즘의 선정을 받아 줄을 섰던 노래 가운데 몇몇은 내 손으로 빼고, 듣다가 갑자기 듣고파진 노래는 직접 검색하여 채워넣었다만 그 순간이 지나고나니 무슨 노래가 자동이고 무슨 노래가 수동이었는지 서로 어울림이 절묘하여 알 수가 없게 되었구나.

 

자우림, 미안해 널 미워해 (1998)

그 전까지 내가 무슨 노래를 듣고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용산역까지 경의중앙선 열차를 타고가다 그냥 문득 이 노래가 듣고 싶어져 검색해서 틀었다. 원래 좋아하던 노래도 즐겨듣는 노래도 아닌데 왜 생각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그 순간 듣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궁극적으로 좋은 플레이리스트가 꾸려지게 된 이유였다고 본다. 유튜브 뮤직에서 평소에 많이 듣던 노래를 틀면 시대나 분위기가 비슷한 곡이 아니라 '내가' 비슷한 시기에 자주 듣던 노래들 중 대강의 장르나 국가 등 큰 분류만 유사한 것들을 바로바로 다음 순번으로 띄워주는 일이 많다.

 

조유진, Stay

원곡은 넬의 2003년 앨범곡. 밴드 체리필터의 보컬 조유진이 2016년에 MBC복면가왕에 출연해 커버했다. ~체리필터~ ~Nell~ ~early 2000's~ ~#mood~ ~뽀레버~

 

자우림, 스물다섯, 스물하나 (2013)

사실 나는 이전에 이 노래를 귀 기울여 들은 적이 없다. 작년 화제작이었던 같은 제목의 드라마? 전혀 안봤다. 남들이 전주만 듣고도 뒤로 넘어가는 걸 많이 봤으나 감상 후 그 정도의 감흥도 없었다. 그러나 명곡은 명곡인지, 들으니 좋더라.

 

윤하, 스물다섯, 스물하나

위 노래를 윤하가 2022년 KBS 불후의 명곡에서 커버한 버전. 방송 당시 꽤 화제가 되었다. 나는 윤하를 좋아하기 땜에... 원곡보다 이때 화제가 되었던 사실에 더 관심이 많이 갔다. 이왕 원곡을 들은 김에 같이 들으려고 수동으로 추가했다. 그리고 역시 명곡은 (2).

 

Loveholic, Loveholic (2003)

사실 내가 전주만 나와도 뒤로 넘어가는 노래는 이거다. Loveholic을 러브홀릭이라고 읽는 건지도 몰랐던 때 이 노래가 처음 텔레비전에 라디오에 인터넷에 흐르기 시작하던 시기의 충격을 기억한다. 그후 내 귀에는 플럭서스가 한 층을 전세냈고(생략)

 

델리스파이스, 챠우챠우 (1997)

사실 델리스파이스(이름이 참 맛나보이고 좋지 않은지)노래 중에 제일 좋아하는 건 '항상 엔진을 켜둘게'. 하지만 나나 내 또래 사람들은 스미스 말고 한국밴드를 듣지 않을까?

 

윤하, 비밀번호486 (2007)

윤하 좋아한다고... 남자들은 어떻고 여자는 다 저쩧고 운운하는 휘성의 가사를 당시에도 참아주고 지금도 대충 넘겨줄 정도로 좋아한다고... 처음으로 같은 앨범 두 개 샀던 게 윤하 한국 1집 '고백하기 좋은 날'하고 '고백하기 좋은 날 리패키지'라고...

 

박기영, 시작 (1999)

아십니까. 복고감성을 노린 드라마가 대대대히트를 쳐 원곡의 명예를 다시금 드높여도 커버 음원은 영 귀에 익지않는 라디오키드의 못난 줏대.

 

체리필터, Happy Day (2006)

밴드 음악을 진짜로 많이 듣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이들 이런 발랄하고 따뜻한 정서를 별로 안좋아하고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 이것도 내 고정관념이겠지만.

 

페퍼톤스, THANK YOU (2014)

링크한 음원은 정규앨범 수록 버전이어서 2014년이지만 이 노래는 그 전에 나왔을텐데? 하고 찾아보니 역시 2013년에 선공개로 발매했었다. (2013년이면 스물 다섯 스물 하나와 함께 이 플레이리스트에선 요즘 노래) 밴드의 디스코그래피와 함께 인생을 살아갔다는 건 이런 일인 것 같다. 뭐, 굳이 외우지 않아도.

 

박혜경, 안녕 (2003)

원곡의 명예를 다시금 드높여도 커버 음원은 영 귀에 익지않는 라디오키드의 못난 (2).

 

박혜경. 고백 (1999)

그러하다. 대략 이쯤에서는 한 트랙 한 트랙 넘어갈 때마다 혼자서 속으로 소주 한 잔 원샷한 아저씨처럼 크흐으으 하고 있는 상태였다.

 

마골피, 비행소녀 (2007)

어떠한 사정으로 인해 몇년도 발매인지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지 않아도 알고있는 노래다. 발매 당시에 광고를 정말 많이 했던 것 같다. 그 사실에 밀리지 않을 만큼은 좋은 노래고 오래남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김윤아, 봄날은 간다 (2001)

동명의 영화 주제곡이었지만 히트하고 지금도 이름이 남은 영화와 별개로도 제값이 있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역시 내가 집착하는(흐흐흐흐) 노래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들으니 좋더라.

 

럼블피쉬, 예감 좋은 날 (2004)

럼블피쉬 예감 좋은 날럼블피쉬 히트곡들 특유의 '시원시원하고 즐거운데 사실 내용을 따져보면 많이 슬픈 노래'로서...  사실 이 노래는 작년 하반기에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2022)과 함께 많이 들었었다. 어쩐지 유머러스함이 느껴지는 베이스 박자와 시작할 때와 끝날 때 사운드가 완전히 똑같은 부분이 좋다. 명실상부. 자기완결성. 딜레마.

 

박혜경, 너에게 주고 싶은 세 가지 (2000)

1집 2집 3집이 골고루 순서없이 나오는 배치에 박수. 왜냐면... 박혜경은 짱이니까. 전설이니까. 이쯤되니 더더 1집은 왜 안나오나 내게 다시(1997)를 넣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재생은 그 전에 멈췄다.

 

이용신 New Future (2019)

갑작스러운 달빛천사... 그러나 가요가 제이팝과 정서 자원을 공유하던 2000년대 초중반 일본 티비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각 잡은 한국 로컬라이징 노래(2004)는 이 자리에 끼기 충분하다. 이미 위에 있었던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도 마츠토야 유미의 1975년 곡을 편곡한 노래인 것을. 더넛츠의 사랑의 바보 몰라? 포지션의 I LOVE YOU 모르냐고? T.T

 

Chaingin' My Life, New Future (2002)

듣다보니 허스키하고 얼큰한 창법 원곡도 듣고 싶어져서 찾아서 '다음에 재생'했다. 원곡이다보니 사운드도 오리지널이다.

 

애쉬그레이, Hello Mr. My Yesterday (2012)

이건 투니버스의 명탐정 코난 노래다. 달빛천사랑 손잡고 같이 불려나왔는지? 이 무렵에는 투니버스 방송국 측에서 한국 밴드에 일본 원곡의 편곡과 가창을 다 맡겨서 새로 꾸민 노래가 꽤 있었던 것 같다. 같은 코난 시리즈 노래 중 메이트가 부른 '빛'(2010)이라는 노래도 있는데 원곡과 아예 다른 장르로 편곡되어서 재창작 수준이다. 이 곡도 일본 원곡보다 훨씬 낫다는 평이 많다. 솔직히 나도...

 

박기영, 나비 (2004)

이 노래도 처음 나올 때 광고를 엄청했다는 느낌. 박기영 5집이 투자를 많이 했던 앨범이라고 기억한다. 또 그만큼 좋다.

 

이상은, 비밀의 화원 (2003)

리메이크 음원은 영 귀에 익지않는 (3)
사실 이상은 노래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신승훈 노래도 그가 가수로서 크게 명성을 얻은 90년대 노래들보다 '내가' 좀 커서 제정신으로 들은 전설속의 누군가처럼(2000) 라디오를 켜봐요(2008) 이런 노래가 더 마음에 깊이 남아있는 거지.

 

김광진, 동경소녀 (2002)

 이 무렵부터는 이미 다음에 무슨 노래가 나올까 들떠서 리스트를 일부러 안보고 있었다. 기대를 거스르지 않고 안고른 노래 그러나 너무 잘 아는 노래가 나와줄 때의 반가움이란...커버 음원(2011)은 영..이 아니라 당시 꽤 좋아했으나 그것이 내가 유일하게 좋아한 버스커버스커~장범준 노래였던 것으로...

 

자전거 탄 풍경, 너에게 난, 나에게 넌 (2001)

...이거지.
그리고 내 동년배들에게 있어 이 노래는 '따로 배운 적도 없는데 화음 맞출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

 

W&Whale, R.P.G. Shine (2008)

SK브로드밴드에서 광고를 오질나게 (생략).그러나 나처럼 앨범 다 듣고(앨범을 다 사기엔 버전이 너무 많음)공연도 가던 사람은 잘 없었겠지...

 

아이묭, 君はロックを聴かない (2017)

갑자기 아이묭이요? 2017년 앨범요? 여기서요?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앞선 곡들과 그렇게 이질적이지 않아 잘 이어서 들었다. 평소엔 이 노래보단 Marigold가 맘에 들어서 많이 들었음. 그나저나 그애는 왜 록을 안듣는대니. 록이란 게 레인지도 넓고 괜찮은데.

그리고 이 플레이리스트의 재생도 여기서 종료되었다.

평소에 노래를 많이 듣고 또 작년부터는 신곡보다는 예전에 알았던 노래들에 관심갖고 집요하게 듣는 경향이 있어왔다. 평소에 노래를 들으면서 눈 앞의 일이 아니라 그 노래에 관련된 생각을 많이 하기도 한다. 그런 면은 어떻게 애써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점이지만 나에게는 삶에서 꽤 큰 부분이라 어설프게나마 한 번 바깥으로 티를 내보고 싶었다. 역시 너무 많이 기억하고 많이 따지나?

 


✒ 이달의 편집자 🌎

안녕히 주무세요
떠들썩해보였던 오늘의 레터, 마무리는 고요히 보내드리렵니다. 다음주에 만나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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