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풍성하다. 거리를 메운 녹음들, 태양 아래 갖가지 색깔을 뽐내는 꽃들.
눈에만 담아도 여름의 생명들은 비어버린 내 마음을 대신해 열심히 나의 속을 채워준다.
'여름의 산물은 바라만 보아도 찬란한데 겨울을 바라보는 건 왜 그리 힘이 들까.'
생각해보니 겨울의 산물은 비어버린 내 속을 채워줄 수 있는 것들이 없다는 것. 내 마음과 똑같이 삭막하기 그지없는 계절이라는 것.
여름은 나를 대신해 빛이 나는데, 겨울은 나와 똑같이 삭막하고 죽어간다.
그래서 힘든가보다 겨울을 나는 게.
.
.
.
.
'아, 그래서 그렇구나. 나와 똑같은 것들을 보고 살아간다는건 힘든일이구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