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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나는 겨울이 지독히도 싫었다.
생기 하나 없는 삭막한 풍경, 손발이 얼어버릴 듯한 온도, 낮보다 밤이 길어진 하루는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언제부턴가 겨울의 찬 공기가 폐부로 들어오는 느낌이 싫지만은 않았고, 겨울의 밤하늘에서 내리는 눈의 낭만을 기뻐하며 기억하게 되었다.
겨울이 되면 우울한 마음과 함께 여름이 되기만을 늘 손꼽아 기다렸는데, 여름을 사랑했던 나는 더 이상 여름의 기억에 설레어 하지 않는다.
평생 여름에 기대어 숨 쉬어 갈 것만 같던 내가 겨울의 온도에 익숙해지고 있다.
언젠간 여름보다 겨울을 더 애정하는 날이 오게 될까?
그때의 나는 어떠한 마음으로 겨울을 보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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