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 탈 붕 괴

[쭘마인밀란] 열 번째 이야기

2022.01.06 | 조회 4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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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umma in Milan

밀라노에 입성한 한국 아줌마의 유쾌한 생활밀착형 밀라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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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멘탈이 좀 강한 편이다. 힘든 상황일수록 침착함을 잃지 않고, 어차피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선 과감하게 내려놓으며,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가끔 쓸데없는 잡생각으로 날밤을 지새우거나 신경이 바늘처럼 날카로워져 홍 씨들에게 다다다다 쏘아붙이는 건 뭐, 워낙 일반적인 상황이니까. 

멘탈이 산들바람처럼 흔들릴 때는 있어도 태풍처럼 곤두박질 칠 때는 별로 없다. 감정의 기복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것도 하루 정도일 뿐, 오래가지 않는다. 우울증이 한 달에 한 번 주기적으로 찾아오지만, 생리와 함께 그것도 사라진다. 이만하면 멘탈이 강한 편 아닌가?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우울해지면 동굴 속으로 들어가 며칠씩 웅크리고 나오지 않았다. 답답한 건 당신들의 몫.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나 건들지 마'라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녔다. 지인의 집에 가서 실컷 홍 군 흉을 때리고 시원하긴 하지만 내가 뱉은 침이 내 볼에 뭍은 것 같은 찝찝함에 후회를 하며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지금은 이런 일들을 초탈한 지경에 이르렀는데, 홍 씨들과 사느라 강해진 것 같기도 하고, 해외에 살면서 경험한 다양한 정신적 육체적 기 빨림 덕분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요즘처럼 다방면에서 흔들어대면 강한 정신력도 부스스 무너지기 쉬운 법. 이럴 때일수록 멘탈을 강하게 관리하여 나와 홍시들을 지켜야 한다. 

강한 멘탈을 유지하는 법(가끔씩 흔들리긴 하지만)을 독자님들을 위해서 공개해보자. 

1. 묵과하기 :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고,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일 앞에선 "물은 물이로되, 산은 산이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방법이다. 멀리서 문제를 바라보며 다른 사람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을 바라만 본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말이 도움이 되긴 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선 복장 터지는 말이 될 수도 있으니 자주 하지는 말자. 

2. 명상하기 : 눈을 지긋이 감고 문제가 해결된 모습을 떠올린다. 모든 지난한 과정은 생략하고 딱! 결과만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진짜 그렇게 될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 과정이 힘들더라도 참을만 해진다. 

3. 기도문 쓰기 :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시각화한다. 다이어리에 문제와 해결 받고자 하는 것을 날마다 기록하며 과정을 관찰한다. 

4. 글감 발견하기 : 글쓰기 변태 같긴 하지만,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쓸만한 것이 생겼다며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다. 외부의 자극과는 별개로 내부에서는 기쁨이 넘치니 멘탈이 흔들렸다가 다시 자리를 빠르게 잡는다. 

 

요즘엔 위의 네 가지 방법을 날마다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죽고 사는 일이 아니라면, 이 정도는 참을 만하지!"라는 경지에 이르렀다. 

요 며칠 힘든 일이 연속으로 쏟아지면서 나도, 홍 군도 멘탈이 탈탈탈 털려버렸다. 하지만 그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먼저 빠져나온 건 역시나 나이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마지막 이야기에서 공개할게요. ^^ 

한번 꼭 해보세요. 진짜 도움이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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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 안녕하세요?

혹시, 엄친아 친구 엄그아를 아시나요? 맞아요, 그 친구예요. "엄마 친구 아들"의 친구인 "엄마 그냥 아들"입니다. 엄친아는 우리집에 없지만, 엄그아는 어느 집에나 있지요. 우리 집에도 그 친구가 있답니다. 

사실 우리 집 엄그아는 부끄러움이 많아요. 사람들 앞에 나서길 너무너무 싫어하고, 묻는 말에 대답도 잘 안 해요. 아기 때는 대놓고 사람들 눈을 피했어요. 제가 얼마나 무안했게요? 지금은 사람들이 부르면 쳐다보긴 하지만, 눈을 얼른 내리깔더군요. 눈에 무슨 레이저 있나.... 일부러 사람들 안 다치게 하려는 건가.... 싶은 생각도 잠시 해봤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우리 집 엄그아가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엄마, 나 아무래도 배우가 되야 할 것 같아. 다른 일은 너무 힘들 것 같고...."

이건 또 뭔 소리일까요? 

학교에서 발표도 하기 싫어하는 엄그아가 배우라니..... 마치 전교 꼴뜽인 아이가 서울대에 가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헐~~ 웃고 말았어요. 

자세히 보니, 우리 집 엄그아가 약간 왕자 병에 걸린 것 같아요. 거울을 자주 보거든요. 며칠 전에 12살이 되었으니(만으론 아직도 10살이지만) 진짜 십 대가 된 거죠. 그 나이 때 여자아이들은 "난 왜 이렇게 생겼나..." 하는 불만을 가지는데, 남자아이들은 아닌가 봐요. 하긴, 우리집 홍 군도 약간 그런게 있는 것 같네요. 왕자병도 유전일까요? 

미용실에 가자고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아요. 미용실에서 머리 자를 때 씌워주는 가운이 목을 너무 조여서 싫다고 해요. 그러면 집에서 엄마가 잘라주겠다고 했지만, 그것도 싫대요. 호섭이가 되기 싫다면서.... 

그런데 그건 핑계 같아요. 다들 긴 머리가 예쁘다, 어울린다, 멋지다고 말해주니까 자르기 싫어진 것 같아요. 아이의 자존심은 건드리기 싫어서 넘어가고 있어요. 곧 현실을 자각하겠죠? 

소심한데 은근히 관종이라서 엄마 인스타에 사진 올리면 부끄러워하면서도 좋아해요. 가끔은 올려달라고 요청까지 한다니까요. 

이런 엄그아, 구독자 집에도 있나요? 

엄친아는 못 되겠지만, 엄그아로 잘 키워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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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추천 책을 들고 왔어요. 저는 책을 많이 읽진 않지만, 한 권을 오래 읽는 편이에요. 그래서 아주 좋은 책만 딱! 추천해드립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바로 "청소년을 위한 친절한 서양 미술사"에요. 저자는 이다 프렌티스 위트콤인데요, 미국 뉴욕 주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예술, 교양 작가로 활동했다고 해요. 

"세상에는 미술사 공부만큼 훌륭한 교육도 없다."라고 어느 교육자가 말했다고 하는데요. 정말 미술사에는 역사와 종교와 인문학이 모두 담겨있는 것 같아요. 

음... 사실 전 미술을 잘 몰라요. 미술사도 잘 모르고요. 한참 유행했던 다락방 미술관을 읽으면서 아주 아주 창호지처럼 얇은 지식이 생기긴 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다 잊어버렸어요. 그런데 이탈리아에 살다 보니 좀 알아야겠더라고요. 아이들 숙제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이런 그림이 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읽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고 하니 사실 처음엔 좀 만만하게 봤어요. 그래도 청소년보다는 쭘마가 낫겠지.... 제 착각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정말 다양한 예술가가 등장하는데요, 건축과 조각, 회화를 넘나들며 자세하게 나와 있어요. 그림 설명과 함께 예술가들의 재미있는 에피소드까지 담겨있어서 더 재밌더군요. 

그런데 이게 청소년을 위한 거라고요? 요즘 청소년들 수준이 이렇게 높다니....

책의 중반부까지 나오는 예술가들은 모두 이탈리아 출신이었어요. 로마와 피렌체에 정말 많은 예술가들이 나왔더라고요. 지금도 이탈리아 여러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하는데, 너무너무 가보고 싶었어요. 책으로 보는 그림과 직접 내 눈으로 보는 그림은 천지 차이겠죠? 

저는 책에 나온 그림 중에 자연주의 그림을 그린 "루소"의 작품이 가장 좋았어요. 

"루소가 나뭇잎을 표현하는 방식은 매력적이었다. 나뭇잎의 짙은 초록색은 하늘과 극명하게 구분되었지만 나무와 하늘은 늘 조화를 이루었고 대기의 느낌도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다. 자연에 있는 풀과 나무의 잔가지나 조약돌, 이끼처럼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자세하게 묘사했다. 루소는 언제나 '유일한' 그림을 그리는데 평생을 쏟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에는 전혀 갈 생각이 없었다. 자신만의 개성이 사라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청소년을 위한 친절한 서양 미술사, 자연을 사랑한 퐁텐블로 바르비종의 화가들 중에서] 

언제나 유일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화가의 말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다들 이탈리아에 가서 그림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데, 그는 자신의 개성을 잃을까 두려워 가고싶지 않았대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위대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어요. 

테오도르 루소, <나무 수풀이 있는 풍경> 빅토리아 국립박물관 소장, 1844년경 
테오도르 루소, <나무 수풀이 있는 풍경> 빅토리아 국립박물관 소장, 1844년경 

루소의 스타일은 고전적인 풍경화에 비해 파격적으로 보였기 때문에 전시회에서 작품이 선정되지 못했다고 해요. 당연히 작품을 팔기도 어려웠대요. 그래서 오랫동안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힘겹게 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의 재능을 인정 받아서 1852년에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는 군요. 

위대한 작품들 중에서도 루소의 작품에 끌린 이유는 아마도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했지만 끝까지 자신의 작품 세계를 고수한 집념과 자기확신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제 글에 "유일함"을 남기고 싶어요. 요즘 들어 제 삶에 대한 방향성에 고민을 많이 합니다.

"좋은 글을 쓰고 싶고, 좋은 글을 남기고 싶은데, 이렇게 주구장창 쓰는 것 만으로 충분할까? 이렇게 쓰다 보면 정말 내 글이 날 더 멀리 데려다줄까? 베스트셀러를 원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글에 대한 신념을 저버리고 싶진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글을 계속 쓸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하면서 글을 통한 수익화를 고민하게 되었어요. 

한국에 있었다면 일인 출판사 등록도 하고, 작게나마 글방도 만들고, 이런저런 강의도 기획해 보겠는데 해외에 있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습니다. 

남들과 다르면서 나만의 것을 잃지 않고 쓸 수 있는 유일함! 그것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는 밤입니다.

그 고민이 끝나는 날, 구독자 님에게 제 마음을 살짝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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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산책 좀 할까?"

회사에 다녀온 그가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가 함께 산책을 하자고 하면 나는 덜컥 겁이 난다. 그가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무슨 일이 있거나, 할 말이 있을 때 주로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급하게 옷을 걸쳐 입고 그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우리 노동허가서에 문제가 생겼대. 알고 보니.... 그걸 진행하던 에이전시에서 실수를 크게 한 것 같아. 서류부터 다시 다 해야 해...."

이게 뭔 소리람? 이미 서류 제출까지 끝나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서류부터 다시 준비해야 한다니? 

"온라인으로 발급 가능하면 우리가 하고 그게 안 되면 장인어른께 부탁을 해야 할 것 같아...."

야단났네. 안 그래도 아부지 눈치가 보이는데, 서류 준비를 부탁하긴 너무 싫은데.... 

"나도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오는데... 급하게 다음 주에 한국 들어가야 할 것 같아. 알아보니까 90일 체류 기간 넘기면 안 된대."

"....."

원래 우리의 계획은 무비자로 일단 밀라노에 와서 지낸 다음 노동 허가서가 나오면 크리스마스 방학 때 한국에 가서 비자를 받아 다시 나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던 노동 허가서가 안 나와서 우리는 주구장창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런데 그게 서류 제출부터 문제가 있었다니, 지금까지 우리는 무엇을 한 걸까? 

그날 밤, 그와 함께 온라인으로 서류를 신청했다. 가족관계 증명서, 혼인관계 증명서, 증명서, 증명서..... 우리를 증명해야 할 서류들을 발급하면서 더 증명해야 할 게 아직도 많이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별것 아니던 존재가 해외에서는 끝없이 증명해야 했다. 나는 불법 체류자가 아니고, 여기서 돈 것이며, 가족이 있고, 자녀가 있으며, 성실하게 일하고 세금을 내고 잘 지내다 돌아갈 것을 증명하는 서류들. 

애가 탔지만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국에서 지낸 시간, 밀라노에서 할 일 없이 지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때 했더라면, 조금만 빨리 알았더라면... 아무리 후회해도 되돌릴 수 없었다. 

아이들 개학을 일주일 남겨두고 있었다. 코로나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부스터 샷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더이상 식당도 카페도 이용할 수 없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 와중에 아이들이 기침을 시작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약국에 가서 코로나 자가진단 키트를 사 왔다. 대표로 나와 큰아이를 검사했다. 다행히 음성이었지만, 불안함은 가시지 않았다. 둘째의 기침이 점점 심해졌다. 한국행 비행기를 타려면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하는데, 이를 어쩌나..... 코로나가 나오면 이것도 저것도 모두 말짱 꽝이 되고 만다. 

밤새 기침을 하고 코피를 흘리는 딸 아이를 붙들고 눈물을 흘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무기력감이 밀려오다 자포자기가 되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걸까? 우리는 왜 밀라노에 온 것일까?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일까? 모든 걸 내려놓고 한국으로 돌아가 편안하게 살고 싶었다. 그런데 정말 한국에 있으면 편안할까? 인도를 왜 떠났던가? 차라리 거기에 있을걸. 우리는 왜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이렇게 방황을 하며 살까? 그것조차도 장담할 수가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은 흘러 새해가 되었다. 새해 다짐도 하지 못하고 며칠이 지났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소식이 들려왔다. 

"OOO  임플란트 직원 1880억 원 횡령" 

인도를 떠나면서 그만둔 회사였다. 

 


이 매거진을 목요일 아침에 발행하고 있는데요, 

하루 늦게 열어보셨다면, 그 시간에 전 비행기에 있을 거예요. 헬싱키를 경유해 들어가게 되었어요. 다음 주 월요일, 학교 개학 날을 앞두고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귀국을 급하게 하게 되었어요. (제발 온라인으로 바껴라~~~ )

서울 연남동에 자가 격리 숙소를 예약해 두었어요. 자가 격리가 끝나면 어디로 갈지 잘 모르겠어요.  

다음 호는 쭘마인서울이 될 것 같습니다. ^^ 

또 새로운 이야기 가지고 돌아올게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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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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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asong

    0
    over 2 years 전

    와, 기분 좋은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엄청 스펙타클하게 보내고 계시는군요~ 글감을 발견하기 위해서일까요? 😂 한국에서의 볼일은 후다닥 잘 마치시길 바라요!! (하지만 뭔가 또 다른 일이 생길지도... 🙂🙃)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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