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맛 팝콘] - 12월, 겨울하면 생각나는 소전서림

옥수수 여러분🌽, 저 윤프🤴, 혼인이라는 크나큰 행사를 마치고 거의 두 달 만에 돌아왔습니다. 오랜만에 로그인 하려니, 팝콘레터 계정도 기억이 잘 안더군요. 오늘은, 노디🧢의 특집이기 때문에, 제 얘기는 여기서 간략하게 마치고, 저는 조만간 다시 제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또 하나, 전해드릴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그것은... 이번 특집이 노디가 쓰는 마지막 '공간맛 특집'이라는 것 입니다 ㅠㅠ 1년 전, 특집이라는 개념도 제대로 없던 팝콘레터🍿에 참여해 달라는 저의 제안을 받고, 12번의 특집을 써주신 노디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언젠간 또 좋은 특집으로 돌아오시길 기도하겠습니다.🙏잘가요 가장 많은 특집을 쓴 객원 에디터 노디...

안녕하세요 옥수수 여러분, 노디입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 열기로 날씨가 추운지도 모르고 돌아다녔던거 같은데 한파가 온 거 보니 어느새 12월이네요. 이번달은 월드컵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었죠. 비록 8강은 못갔지만 대단히 기억에 남는 월드컵이였어요. 저는 특히 이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이번 축구 대표님의 감독을 맡은 벤투감독을 두고 한 말인데요. 가나전이 끝나고 레드카드를 받은 상황에서도 상대편 감독과 스텝들한테 일일이 인사하고 퇴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머리로는 알면서 행동으로는 할 수 없는 그것인데 말이죠. 이런 부분에서 본받고 싶은 리더자의 모습이 나오는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서 마스크 규제도 완화되서인지 곳곳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행사들로 제법 연말느낌이 나는것 같습니다. 듣자하니 올해 가장 핫한 곳은 더현대서울의 사운즈포레스트라고 합니다. 백화점 5층에 위치한 이곳에 1000평 규모의 크리스마스 마을을 조성했다고 하는데요. 화려한 장식으로 각 컨셉에 맞게 꾸며진 포토존이 인기라고 합니다. 이 소식을 다들 어떻게 알았는지 듣자하니 웨이팅만 3시간 넘게 걸린다는,,, 그것도 평일에. 이럴때마다 드는 의문이 있죠. 왜 맨날 나만 출근하는 느낌이야? ㅎㅎ

9번의 재개봉

연말, 크리스마스 하면 우리가 잊지 않고 떠올리는 몇 편의 영화가 있습니다. [나홀로의 집], [러브 액츄얼리]가 대표적인데요. 이 외에도 유독 한국에서 사랑받는 영화가 있습니다. 1999년에 개봉한 영화 [러브레터]입니다. 최근에 재개봉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재개봉은 올해로 벌써 9회차입니다. 특히 올해는 1월 다음 지금 12월달로 같은 해에 두번째 재개봉이라고 합니다. 

추억의 편지

이렇게 [러브레터]가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건 추억소환 + 영상미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특히 ‘편지’와 ‘책’이라는 매개체가 주는 순수한 느낌이 추억을 자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의 히로코와 이츠키(여)는 ‘편지’라는 매개체를 통해, 과거의 이츠키(여)와 이츠키(남)는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교류하고 있죠. 영화는 이러한 추억소환 아이템을 통해 관람객의 과거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생각해보면 요즘엔 펜을 쓸 일이 더 없어서 점점 악필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내 악필을 보고 더 쓰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어서 더 안 쓰는 이런 악?순환이 발생하죠. ㅎ

스마트폰으로 모든게 가능한 지금은 편지를 대체하는 카톡과 메일이 있어 실시간 연락이 가능합니다. 편지가 주는 ‘기다림의 시간’도 이제는 답답하게 느껴지죠. 이제는 카톡의 1이 그 시간을 대체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이젠 편지 또한 추억이 아닌 역사의 일부가 되어있을 것 같네요.

담백한 영상미

영화는 첫 장면부터 설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그 중심이 되는 스토리는 슬픈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이츠키(남)의 추모식이라는 무거운 내용에서 시작을 하지만 순백의 설원 장면은 슬품을 희석시킨듯 보입니다. 과장된 슬픔이나 화려함이 없어 오히려 더 극 중 인물들에 집중할 수 있는 느낌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1인2역

영화에 아쉬움이 좀 있다면 1인2역을 연기한 나카야마 미호의 모습이 너무 똑같아서 영화 초반에는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던 부분인데요. 성격과 옷차림이 다른 히로코와 이츠키(여)를 표현하기 위해 스타일의 차이나 말투, 감정표현을 달리했다고는 하지만 그 디테일을 캐치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소전서림

영화 [러브레터]는 설원과 책 그리고 집의 모습이 자주 등장하면서 겨울하면 떠오르는 영화로 자리매김을 했죠. 이번에 소개해드릴 공간도 러브레터처럼 겨울과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이번 공간팝콘은 영화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공간으로 준비했습니다. 순백의 이미지가 인상적인 [소전서림]입니다. 

“흰 벽돌로 둘러싸인 책의 숲”

이 문구는 소전서림을 표현하는 말인데요. 2020년 오픈한 소전서림은 흰 벽돌이 특징적인 도서관입니다. 1층은 카페로 구성되어있고 도서관은 지하부터 시작됩니다. 지하공간도 외부 디자인을 따라 흰 벽돌 패턴을 고수해서 내외부가 주는 미적 통일성이 돋보입니다. 

소전서림은 크게 3공간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맨 처음 마주하게 되는 복도, 추천도서가 진열된 문학서가, 그리고 예술서적으로 이루어진 예담입니다. 대략 4만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랜드피아노가 있는 예담은 강연 또는 살롱 콘서트, 낭독회 등을 정기적으로 연다고 합니다.

유료 도서관

일반 도서관과 다르게 소전서림은 유료로 운영됩니다. 초반 오픈할 당시만 해도 유료도서관은 익숙하지 않은 개념의 도서관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도서관은 공공기관에서 관리하고 이용자들 대다수는 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에 가니까요. 그와 달리 소전서림은 놀러가는 도서관입니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누워서 책 볼 수 있는 그런 컨셉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곳의 반나절 이용권은 3만원, 하루 이용권은 5만원입니다. 생각보다 금액대가 저렴하진 않죠, 청담동이니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공간을 방문하게 되면 나름 이유있는 금액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맛있는 토핑이 많이 올려져 있을 때 발생되는 추가요금같은 느낌이랄까요.

리딩체어 프로젝트

소전서림에서 눈여겨볼 점은 다양한 좌석 구성입니다. 이곳에 방문한다면 꼭 앉아봐야할 세가지 의자가 있는데요. 거위 체어와 다이스 체어, 그리고 스윙체어입니다. 공간의 오브제라고 생각했던 거위모형에 실제로 올라가 앉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납니다. 옆에 위치한 디스체어는 주사위처럼 좌판을 돌릴 수가 있는데요. 이런 웃음유발 장치들 덕분에 도서관의 딱딱한 분위기가 한 층 누그러졌죠.

이 의자들은 소전서림에서 컬렉티브 그룹 ar3와 협업한 리딩체어 프로젝트인데요. 거위체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다이스 체어는 적절한 앉은 자세를 찾아주는 생각에서, 스윙체어는 그네처럼 움직이는 부분에서 구현했다고 합니다. 앉는 행위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력을 실현한 사례라고 합니다. 

1인 서가

이 외에도 가장 좋다고 느꼈던 좌석은 1인 서가 존입니다. 낮은 파티션 안으로 혼자 책을 읽을 수 있는 프라이빗한 존이 구성되어있습니다. 그 내부에 르코르뷔지에의 LC4체어를 필두로 한 디자인체어들이 배치되어있는데요. 책을 “앉아서”만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여기에 적용되지 않는 것 같죠.

시각적 재미 

소전서림은 특히 서비스 공간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일반적으로 서비스공간 중 하나인 화장실은 메인공간에서 잘 안보이도록 계획이 되는데요. 이는 사람들이 시선적으로, 의식적으로 화장실에 대한 이미지가 더럽다이기 때문일텐데요. 소전서림에서는 화장실도 공간의 일부로 구현되어있습니다. 벽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화장실 도어이기도 하고, 일반적으로 표시되어 있는 화장실의 남녀 표식 되신 아트웍으로 대체하기도 했습니다. 가끔 이런 표식이 익숙치 않아 어디로 들어가야할지 몰라 난감해하시는 분들도 계신다고 합니다. 

연회비 낮춤

혹 이용료가 부담스럽다고 하는 분들은 맴버십으로 이용하시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연회비 10만원이면 매일 3시간씩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오픈 초기인 2020년 당시만 해도 연회비 50만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많이 저렴해진 편인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원한다면 1층에 위치한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여 도서관으로 입장 가능하다고 합니다. 

미리 전하는 연말인사,

작년 이맘때 쯤에 끄적끄적 글 쓰기 시작한 게 어느덧! 1년이 됐네요. 한 달에 한 번이지만 매번 돌아오는 원고 마감일에 압박을 느끼며(?) 글을 썼던 거 같아요. 남들은 잘 모르는 공간으로 소개해주고 싶은 제 욕심이 있어서 장소 선정이나 영화 고르기가 쉽지 않았던 건 있지만 그래도 구독자 여러분들이 있어서 더 재밌게 객원 에디터로 활동할 수 있었어요. 이 자리를 빌어서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꾸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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