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에세이

신봉철 작가(1981~)<ONE MORE LIGHT>,2021 21 /삶이 내게 던지는 질문

삶이 내게 던지는 질문, 이지현

2024.06.21 | 조회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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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까뮤

그림과 글로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

 

삶이 내게 던지는 질문

우주에 둥둥 떠 있거나 깊은 물속에 있을 때 느낌을 상상해 본다. 바라만 보는 우주와 깊은 심해는 아름답고 경이롭다. 허나 직접 그 안에 있다고 생각해 보니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숨을 쉬지 못해서 죽을 것만 같은 공포가 전해져 온다. 어디가 시작인지 어디쯤이 끝인지 알 수 없고 어느 만큼 헤엄을 쳐야 도착점에 도달할지도 가늠할 수 없는 세계라고 느껴졌다. 직접 느끼는 고통은 바라보는 것으로 가늠할 수 없는 더 깊은 통증을 동반하고 있으리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렇기에 고통을 인내해야 하는 것에 꽤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고통은 인내하고 버텨야 하는 과정으로만 생각했지, 그 안에서 의미를 찾으면 그 고통은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 바뀐다고 직접 경험하기 전엔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우리가 절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나 고통 자체 때문이 아니라 사실은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오스트리아 심리학자인 빅터 프랭클은 등식으로 만들어서 우리에게 제시해 준다.

D=S-M                        H=S+M

D(절망 ) S(고통) M(의미) H(희망 ) S(고통) M(의미)

고통의 시간을 겪고 있을 때는 모르다가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야 그 의미를 발견할 때도 있다. 오히려 그 고통의 시간을 감사하게 되는 순간도 마주하게 된다. 빅터 프랭클은 말하기를 삶에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지 답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내 삶 안에서 내게 주어진 이 고통을 통해 삶이 내게 무엇을 알아차리라고 건네는 질문인가?

빅터 프랭클의 의미치료는 인간의 삶에 대한 의미를 찾고 이를 통해 행복과 삶의 목적을 찾는 것을 강조하는 심리학적 접근법이다.

빅터 프랭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만든 죽음의 수용소에서 생존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치료를 개발하였다. 그는 극한 상황에서도 의미를 찾는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미치료를 창시했다.

의미치료는 주로 개인의 내면적인 탐구와 자기성찰을 강조하며, 일상적인 생활과 경험에서 의미를 찾는 것을 돕는다. 이를 위해 개인의 목표와 가치를 파악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지원한다.

빅터 프랭클은 "의미 없는 고통은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의미치료는 우리가 삶의 어려움을 겪을 때, 의미를 찾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신봉철 작가<ONE MORE LIGHT> 작품을 작업할 당시 2021년 봄, 그해 자주 들었던 린킨 파크의 <one more light> 노래 속 노랫말은 작가의 작품 속으로 녹아들어 가 있었다.

신봉철 작가는 팬데믹 시기에 어디에도 가지 못한 체 자신의 작업실에서 홀로 보내게 되었는데, 그 외롭고 힘든 고통스러운 시간을 통해 '예술이 위로가 될 수 있다'라는 깨달음을 얻으며 세계관의 확장이 열렸다고 한다. 유리병은 작가에게 훌륭한 매체가 되어주었고 그 유리병을 만들고 있는 유리의 양면적인 속성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었던 것이다. 유리는 무척 단단하고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영속성을 전해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쉽게 깨지고 깨진 파면들은 날카로워 다치게 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유리가 빛에 반짝이며 영롱함을 자랑하듯 영원할 것 같은 사랑도 부서지고 깨져서 뾰족해진 부분으로 때론 상처를 주기도 아픔을 느끼는 순간이 있듯이 작가는 유리의 양가적 모습을 작품 안에 녹여내며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유리를 깨고 물질의 형태를 바꾸는 과정을 통해서 반짝이는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되는 모습은 마치 우리가 성장통을 겪고 그 안에서 좌절보다 의미를 찾아내는 모습과 닮아 있다. 날카롭고 뾰족한 부분이 우리를 상처 나게 하고 아프게도 하지만 그것이 제공해 주는 고통 속에서 우리에게 건네는 질문들을 읽어내고 우리 스스로 안에서 답을 찾고 의미를 찾아갈 수 있다면 날카로운 조각이 아닌 빛과 만나 반짝이는 별과 같아지는 것이다.

신봉철 작가의 <ONE MORE LIGHT> 작품이 내게 그렇게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상처 나고

부서진 마음들

조각을 이루어 허공을 떠도네.

 

조각이

모여 다른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세상이 나에게 물어오네.

 

존재의 가치를 새기며

별처럼 우주 공간 어디쯤에서

반짝일 수 있을까?

 

부서진 유리 조각들은 날카로워

아픔을 호소하다

부서져야 보이는 이면들을

드러내며 빛나고 있네.

 

글쓴이-이지현

현재 <빅마인드 아트>로 아이들 미술교육을 하고 있으며, 심리미술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관, 기업등에 명화, 현대미술, 심리미술로 소통하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심리를 통해 마음을 다독여주고 위로가 될수 있는 수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세상에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며, 상처받고 힘든 성인이거나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발걸음을 걷고 있는 중인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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