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기엔 그저 가볍고 유쾌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매우 깊은 내면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사람들의 매력은 더욱 크게 다가오죠.
디자인이나 브랜드도 그래요. 별생각 없이 고르고 사용하던 것인데 뜻밖의 가치와 의미가 가득하다면, 소비자의 시선과 관심도 달라져요.
밝고 컬러풀한 색감으로 그저 친근한 첫인상을 주지만, 알고 보면 사람과 세상에 대한 따뜻하고 진지한 마음을 가진 브랜드 ‘Big Bud Press’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컬러
뒤의 깊은 가치
세상의 모든 색을 다 모아놓은 듯 다양한 색감의 옷과 소품을 만드는 브랜드 ‘Big Bud Press(이하 ‘빅버드프레스)’. 미국 LA를 기반으로 하는 이 브랜드는 앞서 말한 것처럼 다양하게 베리에이션 된 원색 컬러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브랜드예요. 특히 1960~1970년대 특유의 색감에서 큰 영향을 받아 어딘가 빈티지한 매력도 있죠. 그만큼 컬러의 힘은 강하고 매우 상징적이에요. 그런데 사실 컬러는 이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의 일부분만 엿볼 수 있는 요소예요
빅버드프레스는 2015년 Lacey Micallef와 Philip Seastrom 두 공동 창업자가 론칭했어요. 시작은 작은 온라인 쇼핑몰이었죠. 그런데 2024년 현재, 미국 내에 총 6개의 매장을 운영할 만큼 성장했어요. 위치도 LA뿐 아니라 시카고와 뉴욕까지 진출했고요. 각 지점마다의 매장 컬러며 분위기도 그들의 제품처럼 컬러풀하면서도 유쾌한 빈티지를 콘셉트로 해요. 각자 다르지만 하나의 이미지로 브랜드를 상징해요. 그런데 큰 기업도 아닌 개인이 론칭한 스몰 브랜드가 커다란 나라 미국에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가시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답은, 창업자들 스스로 경험하고 공감해 온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정확히 이해했다는 데 있어요.
창업자 Lacey는 체중이 자주 변동하는 편이에요. 그렇다 보니 사이즈와 체형이 달라져도 좋아하는 브랜드의 옷이라면 언제든 쇼핑할 수 있기를 바랐죠. 왜, 대부분의 의류 브랜드들이 내부의 기준 안에서만 사이즈를 제공하는 편이잖아요? 그녀는 ‘나는 저 브랜드 옷이 좋은데, 살이 쪘다는 이유로 입을 수 없다는 건 너무 속상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한 불만과 생각은 빅버드프레스 탄생의 발단이 되었어요. 가장 먼저, 한 가지 디자인이어도 다양한 체구와 체형의 사람들이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데 집중했어요. 솔루션은 기본적인 형태와 컬러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옷의 패턴을 조절하는 것이었죠. 그 결과 빅버드프레스에서는 XXS에서 5XL에 이르는 폭넓은 사이즈를 동시에 만날 수 있어요.
‘사이즈’의 다양화에서 시작된 ‘모두의 브랜드’라는 지향점은 점차 폭을 넓혀갔어요. 가장 눈에 띄는 속성인 컬러가 대표적이에요. 하지만 단순히 여러 컬러를 제공하여 더 많은 사람들의 컬러 취향을 만족시키겠다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것은 소비자의 다양한 피부색을 고려하겠다는 의미였어요. 즉, 인종별로 너무나 다채로운 피부색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의 피부색에 어울리는 컬러 톤&매너를 마음껏 고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하얀 피부톤을 가진 백인만 기준으로 컬러 베리에이션을 하면, 어두운 톤의 인종에겐 어울리지 않아 소외되는 소비자가 많아지죠. 그러한 지점을 차단하면서도 누구나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의지였어요.
사이즈와 컬러 외에도, 나이, 성별 등 다양한 측면에 브랜드의 목적을 적용하는 빅버드프레스는 10대에서 40대까지의 연령층이 같은 옷을 입어도, 남자와 여자가 같은 모델을 선택해도 어색하지 않도록 노력해요. 그야말로, ‘의류 대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거예요.
모두의
편안함을 찾는 의류 브랜드
정체성과 지향점이 이렇다 보니 빅버드프레스를 표현하는 핵심 키워드로 ‘comfortable’을 꼽을 수 있어요. 1차원적으로는 신체적으로 ‘편안한’이라는 뜻을 가지며, 전반적으로 수월하고 쾌적한 상태나 마음을 의미하죠. 그래서 브랜드는 늘 ‘comfortable way’를 찾아 솔루션으로 택해요. 그중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또 하나의 지점이 ‘유니섹스(Unisex)’ 브랜드라는 부분이에요.
앞서 말한 사이즈, 컬러, 나이 등의 차이를 넘고 아우르는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 그들의 궁극적 방향성은 사실 ‘유니섹스’ 콘셉트에서 완성된다 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그 어떤 조건보다 물리적, 생물학적 차이가 큰 성별을 하나로 묶는다는 것은 특히 까다로운 사항이니까요. 게다가 그동안 패션 업계에서 통용되어 오던 유니섹스 콘셉트가 결국은 남자들의 큰 사이즈를 여자들도 그냥 같이 입는 것이라는 현실에 불만이 있었어요. 말로는 유니섹스라고 하지만 여성이 남성 사이즈를 함께 입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그래서 대부분의 유니섹스 콘셉트 의류가 남성 신체를 기준으로 한 실루엣과 패턴이라 여성이 입으면 예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거죠. 바로 이 점에 두 창업자는 가장 큰 불만과 개선 의지가 있었던 거예요.
유니섹스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담아내고자 노력하며 그들이 찾은 방법은, 스타일은 같되 부분 부분의 패턴을 다양화하여 정말 남녀 누구나 입을 수 있도록 한 것이에요. 유니섹스라 하지만 결국 작은 사이즈는 여성, 큰 사이즈는 남성이 입게 되는 사이즈 시스템이 아니라, 오롯이 사이즈를 기준으로 하니, 여성 중 평균적으로 사이즈가 큰 사람과 남성 중 평균적으로 사이즈가 작은 사람이 같은 사이즈를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듯 빅버드프레스는 최대한 다양한 측면에서 모두를 하나로 아우르는 의류를 생산하며 함께 즐기는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어요. 그러한 이유로 룩북 속 모델도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죠. 사이즈, 인종, 성별, 나이가 모두 다른 모델들이 한 장의 사진 안에서 같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차별되지, 그리고 소외되지 않아요.
진심의
경영을 위하여
디자인의 이러한 방향성에서는 누구도 차별되지,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힘까지 엿볼 수 있어요. 그리고 그 평등하고 순수한 마인드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과 환경을 향한 브랜드의 자세에까지 그대로 이어집니다.
제품의 시작이나 마찬가지인 원단부터가 달라요. 그들이 선택하는 원단은 98% 이상 국내산이에요. 더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수출해 올 수 있는 곳이 많지만, 그 과정에서 행해지는 어린이 노동 착취, 환경에 해로운 화학물질의 다량 사용 등에 동참하지 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내수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 있에요.
제작 또한 국내에서 진행해요. 이 또한 원단 선택과 같은 이유를 가지고 있지요. 심지어 그들의 소망은 회사 자체에서 생산 시설을 만들어 외주 작업조차 내부로 돌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해요. 그렇게 되면 직원을 더 고용하여 취업률을 높일 수 있고, 더 좋은 환경과 조건에서 존중받으며 업무 할 수 있도록 해주죠. 그야말로 함께 일하는 구성원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존중받으며 차별되지,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에요. 생산하는 제품들에 대한 마인드가 직원들을 향한 그것에서도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빅버드프레스를 ESG 경영 잘하는 브랜드라 말해요. 처음 마주할 땐 그저 밝고 유쾌한 컬러를 가진 캐주얼 브랜드라는 인식 정도에서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내면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고 비즈니스를 실천해 가는 과정 내내 깊은 사유를 하는 곳인 것을 알 수 있어요.
많은 이들이 브랜드도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다 말해요. 그 책임은 작은 것에서부터 광대한 부분까지 다양하겠죠. 빅버드프레스는 여타의 유명 브랜드들과 비교한다면 상대도 되지 않을 만큼 작은 브랜드라 할 수 있지만, 생각만큼은 매우 커요. 밝고 경쾌한 즐거움부터 세상을 향한 진중한 마인드까지 갖춘 빅버드프레스의 다음 컬러는 어떤 색일까요?
이런 분들께 이 뉴스레터를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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