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잘 지냈나요?
오랜만에 펜이 아닌 연필을 든 기분으로 하얀 모니터 앞에 앉았어요. 긴 테이블 위에 놓아둔 지난밤의 흔적들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죽 밀어두고서요.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며 늦은 출근을 했어요. 지난 목요일, 메일이 도착하지 않아서 팔짱을 낀 채 '아니, 가랑비가 또 메일을 잊은 건가' 했나요. 어쩌면 너무 추워서 어쩌면 너무 바빠서 저의 작은 문장들을 깜빡 잊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부디, 당신에게 작은 건망증 찾아왔기를. 그래서 나의 부재한 문장들, 또 늦고야 만 문장들 조금만 미워해 주기를 바라요. 저는, 지금 가장 이기적인 겨울을 보내며 가장 소외되는 중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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