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일상은 단조롭다. 이전보다 2시간 정도 이른 시간에 일어나 기도와 아침 예배로 하루를 연다. 며칠은 깜깜한 겨울 아침의 그늘 속에서 잠투정을 하며 끊긴 꿈을 이어보겠다며 억지스럽게 이불 속을 파고들었지만 바란 적 없던 전개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뜬 이후로는, 이미 흩어진 잠에 대한 미련은 버리기로 했다. 출근 시간 없는 프리랜서(라고 쓰고 1인 사업자라고 말하는 이)의 삶이라 하면 언제나 규칙 없고 늦은 기상을 하지만 올해로 8년 차, 직급 변동 없는 (나름의 엄격한 기준을 따른) 승진을 여러 번 거치며 시간을 다스리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 올해는 누구도 시키지 않은 나인 투 식스(아침 9시에 출근하여 6시에 퇴근하는 보통의 사무직 업무 시간)를 시도해 보려고 한다. 남들과 비슷한 시간에 남들과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남들과 같은 공간에 앉아서 남들과 비슷한 시간을 채우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 누군가에게는 지긋하고 별 볼 일 없는 일상이 나에게는 지난 8년간 먼발치서 지켜보며, 따라가 보고 싶은 흐름이었다. 흘러가는 시간의 전개는 다를테지만, 모양만이라도 비슷하게 맞춰보고 싶은 어린 바람을 올해는 삐그덕삐그덕거리면서도 나름대로 채워나가고 있다. 아직까지는 너무 이른 출근과 너무 이른 퇴근처럼 느껴지지만.
연말에 등록한 헬스를 부지런히 나가고 있다. 집에서 20분쯤 떨어진 곳에 있는 헬스장은 젊은 사람보다도 중년의 회원이 많은 곳이다. 아니, 어쩌면 젊은 회원들은 늦은 저녁에야 시간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헬스를 시작하게 된 건 같은 교회 선생님의 수개월간의 설득 덕분이었다. 동화를 쓰는 N 선생님이 나의 수업을 몇 번 들으며 우리는 가까워졌다. 마른 체격에 고된 업무를 쉬지 않고 해나가는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던 N 선생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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