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호에서 얘기했던 《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을 읽었어. 사실 분량이 많은 책은 아니지만 읽었다기보다는 ‘새겼다’라는 단어가 더 적당하다는 생각이 드네.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를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은 가이드라인의 과정 하나하나가 깊이 다가올 거야. 특히 말기암 같이 사람을 천천히 말려죽이는 병으로 보내드렸다면 끝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내기가 얼마나 힘든지도 알 거고.
이 책은 죽음을 삶의 일부분, 통과해야 할 문으로 보고 인간으로의 존엄성을 지키며 그 문을 통과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슬픔의 터널을 지나 새롭게 시작할 수 방법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
저자들은 각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이루어져 있어. '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 제정위원회'를 만들었고, 최준식 한국죽음학회 학회장(위원장), 정현채 서울대의과대학 교수(의학 분야, 149호 참고), 박복순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교수(장묘 분야), 이찬수 강남대학교 교수 겸 종교문화연구원장(종교철학 분야), 홍진의 서울대학교병원 호스피스실 간호사(호스피스 분야), 전병술 전 건국대학교 철학과 학술연구교수(사별·애도분야) 등이야
책의 차례는 다음과 같아.
- 죽음의 준비, 병의 말기 진단 전에 해야 할 일
- 말기 질환 사실을 알리는 바람직한 방법
- 말기 질환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글
- 임종 직전, 죽음이 가까웠을 때의 증상
- 떠나는 것 받아들이기와 작별인사
- 망자 보내기, 장례
- 고인을 보낸 이의 슬픔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
- 부록: 유언장, 사전의료의향서
이 책은 선물용 한정판과 보급판 두 가지로 나와 있는데, 본인이 직접 읽을 거면 보급판으로도 충분해.
가이드라인을 표방하는 책이지만, 읽으면서 죽음의 당사자가 되보기도 하고 그 가족이 되보기도 하면서 머리 속에서 그 과정을 차례로 밟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어.
댓글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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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책추천 감사합니다. 말기 질환관련이 아니어도, 살펴볼만 한 것 같습니다..
서울외계인
예, 죽음의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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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먼산
좋은 글 써주셔서 깊이 감사드리네!
서울외계인
☺️아이 뭘... 읽어줘서 고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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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몇 해 전부터 죽을 준비(?)를 하나씩 해 왔는데 이 책이 퍽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서울외계인
예, 별말씀을요. 저도 유언장, 사전의료의향서, 장기기증서 정도는 미리 준비해 놓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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