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14년 동안 다닌 미용실이 있지

서울외계인 뉴스레터 28호

2021.05.06 | 조회 408 |
0
|

서울외계인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전했습니다. seoulalien.substack.com)

2007년도부터 🚇상수역 근처에 있는 💇🏻미용실에 다니고 있어요. 다닌 벌써 14년이 됐네요. (여기서 잠깐! 👉🏻 ''는 시간의 경과를 의미할 때만 띄어 씀. 나도 자꾸 헷갈려서 몇 년 전에 찾아보고 확실히 알았음. 띄어쓰기에 대한 그 사람의 민감도를 파악하는데는 이게 제대로임.)

사장이자 원장이자 직원인 한 명이 예약제로 운영하는 미용실인데, 아무리 못 가도 두 세 달에 한 번은 갔으니까 꽤 많이 본 사이에요. 가면 둘이 수다를 떠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밝혀졌으나, 그 사실을 서로 잘 기억 못하고 있어요.

지금은 1인 미용실이 꽤 많이 생겼지만 그때만해도 특이한 컨셉의 미용실로 알려졌었죠. 초기에는 이 분도 자신감이 없었는지 스타일에 대해 자신 있게 추천을 못했는데 이제는 뭐 자신감 충만한 가위질을 하고 있어요. 오늘 물어보니 2005년에 개업했다고 하네요.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대화를 나누는 곳이 있을까 떠올려보면 없는 것 같아요. 노포들은 오랫동안 방문을 하긴 했지만 대화를 나누거나 단골로서의 친분이 있진 않으니까 말이에요. 생각해보면 이 미용실은 내게 소중한 곳이죠.

얼마 전에 갔을 때는, 세월이 흐르니까 단골손님들이 머리가 점점 휑해지신다고, 이발할 수 있는 머리를 유지해주셔서 고맙다며...😭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부분가발 만드는 것도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상상을 해봐요. 🧓🏻육십, 칠십 나이가 되어서도 오사장님이 이 미용실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몇십 년 동안 오던 손님이 갑자기 안 오면 어떤 기분일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지 걱정되진 않을까,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한 두 명씩 늘어가면 어떤 기분일까? 나를 둘러싼 것들이 서서히 소멸해가는 느낌은 아닐까?

머리 다 깎고 처음으로 둘이 셀카도 찍고(아오, 나도 😷마스크 쓰고 찍을 걸), 다음 예약까지 시간이 좀 남았다고 해서 점심도 같이 먹었어요. 근처 마제소바집은 여전히 사람이 많았지만 여전히 맛있었구요, 항상 곁들여 마시던 레드락 생맥주는 다음 일정 때문에 아쉽게도 생략할 수밖에 없었네요.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서울외계인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2 서울외계인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전했습니다. seoulalien.substack.com)

 에서 나만의 뉴스레터 시작하기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사업자정보 보기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