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ㄷ자 구조인데다 유무선공유기가 한쪽 끝에 위치해 있어서 다른 쪽 끝에서는 와이파이 연결이 잘 안 됐어. 그래서 와이파이 신호를 중계해주는 익스텐더를 설치해서 그럭저럭 쓰고 있었는데 이것도 불편불편. 익스텐더에 와이파이 이름(SSID)을 별도로 지정해줘야 하니까 방에 있다가 거실로 나가면 연결돼 있던 신호가 약해져서 다른 이름의 와이파이로 갈아타야 하고 영 불만족. 거실에 있는 TV도 와이파이로 연결하다보니 회선 상태에 따라 버퍼링이 걸리거나 화질이 확 떨어질 때도 많고 말이야.
그래서 지난 연휴에 (뭘 하다 발견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메시 와이파이 제품을 보게 됐어. ‘메시 와이파이’라는 개념은 알고 있었는데 저렴한 가정용 제품은 없을 것 같아서 관심도 없었거던. 그런데 찾아보니 의외로 쓸만한 제품들이 있었고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어.
메시 와이파이는 ‘메시(mesh)’라는 단어가 의미하듯이 그물망처럼 와이파이 망을 펼쳐주는 거야. 집 안 여기저기에 뿌려놔야 하니 최소 세 개가 필요한데(집이 넓어서가 아님), 세 개 패키지가 15만원 정도. 고급 유뮤선공유기보다 훨씬 싼 가격이야. 최신 와이파이 기술인 와이파이 6를 지원하는 건 30만원이 넘고, 집으로 들어오는 인터넷 회선이 그만큼 빠르지도 않아서 그냥 와이파이 5 규격으로 샀지.
오늘 물건이 도착해서 헐레벌떡 설치했는데 너무 좋다. 내가 불편했던 점을 한 방에 해결해줬어 — 와이파이 이름이 집 안 어딜 가든 모두 똑같고, 기기 간 연결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속도도 어딜가든 비슷해. LAN 포트도 기기마다 두 개씩 있어서 TV 옆에 하나 설치하고 유선랜으로 연결해줬지. 후훗. 예전에 복층집 살 때도 이것 때문에 아주 골치 아팠는데 속이 다 시원해.
그나저나 밤바람이 차다. 감기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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