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그리고 꽤 성장한 이후에도 '돈'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천박한 것, 속물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었어. 관리할만한 재산이 없어서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경제 교육을 한다는 것은 어렸을 때는 주변에서 들어보질 못했어. 그런 건 지킬 것이 많은 재벌이나 대를 잇는 부잣집 같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을뿐.
내가 기억하기로(그래서, 뇌피셜), 이렇게 돈에 대해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깨지기 시작한 계기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의 출간, 그리고 티비 광고에서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 꼭이요"라는 카피가 나온 것(2001년)이야. 이제 우리집이 가난한 것은 경제관념 없는 아버지의 탓이 되어버리고, 마음 속으로는 바랬지만 입밖으로는 꺼내기 어려웠던, 부자가 되고 싶은 소망을 지상파 광고에서 톱탤런트가 대신해서 시원하게 외쳐줘 버린 거지.
지금은 자녀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교육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어. 실제로 교육을 하고 있는지와 상관 없이 말이야. 내 생각도, 아이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번 돈을 최대한 자신의 행복을 위해 현명하게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래. 그런 기본개념도 없이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등등... 에 휩쓸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유튜브 '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채널에 김경일 교수가 나와서, 지치지 말고 좋아하는 것에서 힘을 얻으면서 살아야 한다는 주제의 동영상을 보고 든 생각들이야. 유태인들이 자녀들의 경제 교육과 가치관을 어떻게 연결시키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참 괜찮다고 느꼈어. 우리 아이들한테도 위시리스트를 적어보라고 할까 싶어.
좋아하는 형이 페이스북에 "잔잔하게 살살 살아가기로" 한다고 썼는데, 나이가 먹을 수록 점점 더 동감이 되는 생각이야. 그 유명한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글의 맥락은 이렇다지.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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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대박!!” 이란 단어가 세대를 불문한 사랑받는 단어가 된 것도.
서울외계인
대애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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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영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이런 맥락에 있는 문장이었군요. 중학교 영어교과서에서 처음봤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 문장만 떨렁 갖다놓았으니 수많은 사람들이 오독했던 것 같아요. 뒤에 이어지는 문장과 같이 읽었을때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되는군요. 새로운 걸 알고 갑니다요!
서울외계인
저도 안 지 얼마 안 됐는데, 저런 야망이라면 갖고 싶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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