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갈렌 레더(Galen Leather)라는 곳에서 종종 문구를 구입하고 있어. 한국에서는 팔지 않는 문구 아이템들이 많고 가격도 별로 비싸지 않아.
그곳에서 토모에리버 종이(77호 참고)로 만든 노트를 샀었는데, 종이 두 장과 얇은 가죽 한 장이 같이 왔었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몰라서 처박아 놨다가 나중에 용도를 알게 됐지.
두 장의 종이는, 노트 뒤에 받쳐 끼우고 글을 똑바로 맞춰 쓸 수 있게 가이드처럼 활용하는 것이었어. 토모에리버처럼 얇고 비치는 종이에만 쓸 수 있겠지.
그리고, 가운데 있는 얇은 가죽은 블로터나 글쓰기용 매트로 쓰는 물건이었어. 아래 영상을 보면 금방 알 거야.
블로터(blotter)는 생소할 수 있는데 흡수지, 압지야. 만년필로 쓰고 나면 아직 마르지 않은 잉크가 다른 데 묻어서 번질 수 있으니까 그걸 흡수해서 없애주는 거지. 그 왜 국가정상들끼리 협약서 같은 거 만년필로 사인하고 나면 옆에 있던 사람들이 반원 모양의 도구 같은 걸로 서명한 곳을 돌려 누르잖아? 그게 바로 블로터지('WHAT IS AN INK BLOTTER AND THE HISTORY OF INK BLOTTING' 참고).
이 가죽은 글쓰기용 매트로 쓸 수도 있어. 만년필로 쓰다보면 잉크가 손에 묻을 수도 있고, 반대로 손에 있는 기름이 종이에 묻어서 만년필이 지나갈 때 잉크가 잘 흡수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그런 걸 방지해 줘서 깔끔하게 쓸 수 있지.
다른 용도로는, 무지 노트에 글을 쓸 때 줄을 맞춰 쓸 수 있는 가이드 역할도 하지. 난 요즘 요긴하게 쓰고 있어. 혹시 손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더 필요할 것 같아.
사실 이런 물건들은 대부분 만년필을 쓸 때 필요한 것들이고, 볼펜이나 수성펜을 쓴다면 별 필요가 없을 수 있겠네.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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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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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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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먼산
이걸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니... 놀랍도다...
서울외계인
찾아보면 은근히 많단다. 다 숨어 있어서 그렇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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