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산포 추억

서울외계인 뉴스레터 93호

2021.07.10 | 조회 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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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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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 6학년 때 정말 친한 친구 두 명이 있었어. 우리는 삼총사, 삼인일체(?)라며 맹세 비슷한 것도 종이에 써서 남기고 그랬는데, 아마도 《삼국지》를 읽은 친구가 '도원결의'를 얘기했던 영향 아니었나 싶네. 두 친구 중 한 명은 외아들처럼 커서 그 친구 부모님께서 우리도 엄청 예뻐하고 잘 챙겨주셨지.

언젠가 주말에는 그 친구가 전화를 해서 같이 🌊바다에 가자고 했어. 어리둥절해하며 그 친구 집에 가서 부모님과 차를 타고 출발했어. 바다라고는 동해 바다만 가봐서 하루만에 다녀올 수 있는 건가 싶었지. 두 세 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곳은 몽산포 해수욕장(요즘은 다 ‘해변’이라고 하지만)이었어. 마침 썰물 때였는지 갯벌을 한참을 걸어가야 물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런 바다도 있다는 걸 알았어. 짧지만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든 곳이었지. 친구 아버님은 운전하느라 피곤하셨는지 텐트에서 내내 주무셨던 것 같네.😄

몇 년 전부터 가족들과 몽산포 해변에 종종 오고 있어. 서해는 물이 맑진 않지만 따뜻하고 갯벌이 있어서 애들이 놀기 좋은 것 같아. 몽산포(夢山浦)는 “몽산리(夢山里) 이름을 빌어다 붙인 명칭”인데, “1914년 몽대리(夢垈里)와 동산리(東山里)에서 한 글자씩 따서 명명되었다”고 해. ‘몽(夢)’이 주는 암시 탓인지 이 해변에 앉아서 바다 바람을 쐬고 있으면 몽롱해지면서 그렇게 졸음이 쏟아져. 친구 아버님이 그렇게 잘 주무신 이유를 이제 알 것 같기도 하고.😄

그 친한 두 친구는 이십 대를 접어들며 연락이 뜸해지다가 끊기게 됐어. 이젠 서로의 생사도 알 수가 없게 됐네. 그래서 그 친구들 생각을 하면 좀 씁쓸해. 이제 각자 가족이 생겨서 잘 살고 있기를 바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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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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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룸

    0
    almost 3 years 전

    여기 캠핑하기도 참 좋지. 그러나 이제는 캠핑을 안하게 되네.

    ㄴ 답글 (1)
  • 삶이란먼산

    0
    almost 3 years 전

    그 친구들 생사를 모른다니... 정말 쓸쓸한 이야기구먼! 나도 고2때 친구들끼리만 만리포해수욕장에 놀러갔던 것이 평생 잊혀지질 않네. 여학생들 꼬셔서 함께 캠프파이어도 하고 사진도 함께 찍고 그랬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네... 오래 살았다는 느낌은 왜 쓸쓸한 기분과 함께 찾아오는 걸까. 만리포에서 우연히 만난 여학생들이 김포여고 다닌다고 그래서 우연히라도 마주쳐보려고 천호동에서 김포까지 버스에 지하철에 버스를 갈아타고 가서 하루 죙일 김포에서 떠돌던 기억도 나네 ㅋ 미친놈

    ㄴ 답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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