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십 대부터 삶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괴롭고 힘든 거라고 생각했어. 물론 즐거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잠시 뒤에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나왔어. 내가 원하는 것은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홀로 외롭게 추구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했어. 성격 탓도 있겠지만 일부러 아웃사이더가 되길 원했고, 그게 맞는 길로 생각됐고, 평범하지 않은, 남과는 다른 나를 만든다고 생각했지. 사춘기 때 2차 성징은 있었으나 정신적인 면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기억하는데, 그래서 중2병이 대학 때 왔나 봐.
이걸 내 정체성으로 선택한 이후부터 더 힘들었던 것 같아. 남들이 다 하는 것은 절대 하지 않고(그러나 연애와 결혼은 했다), 대중적인 취향은 기겁을 하고 피했어. 그러니 사람도 가리게 되고, 인간관계도 매우 좁았지. 지금도 자주 만나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야. 그 사람들이 관대해서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나이를 먹어가며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라는 질문은 누구나 수도 없이 할 거야. 나도 아이들이 생기면서 더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정신적으로 안정됐으면 좋겠고, 폭넓은 인간관계를 바라진 않지만 그래도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원만하게 지내고 싶고, 좋은 사람들과는 시간 가는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고 싶어졌어.
'정신위생'(精神衛生, mental hygiene)이란 말 알아? 교육심리학용어사전에는 이렇게 나와있어.
신체건강을 위해 위생을 챙기듯이 정신건강을 위해 정신위생을 챙기는 거지. 이전에도 언급했던 〈정신의학신문〉을 챙겨보고 있어. 특히 "조장원의 '직장 남녀를 위한 오피스 119'" 연재를 잘 보고 있어. 회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니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있고 스트레스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상대방 그리고 나의 심리가 움직이는 원리를 알면 문제에 매몰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그래서 관련된 책들도 찾아서 읽으려고 노력해.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등이 도움이 많이 됐어.
요즘은 🥳행복한 순간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기억하려고 해. 시간을 견뎌내진 못하겠지만 그 순간들이 쌓여 나와 우리의 삶이 되고 있으니까. 지금보다 더 완벽한 순간을 만들어 가져야 한다는 강박, 불안과도 서서히 🙋🏻작별하고 있고.
금요일이네. 수고들 많이 하셨음.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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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관대해졌어
서울외계인
관대하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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