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흔히 접하는 ‘리뷰(review)’라는 형식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어.
학문, 문화 분야에서는 주로 2번의 의미로 쓰고 있는 건 다들 아실테고, ‘무슨무슨 리뷰’라는 제목의 기사, 매거진 등도 정말 많지.
리뷰는 보통 해당 분야에 전문성이나 명성이 있는 사람이 주로 쓰는데, 만약 내가 리뷰를 쓴다면 어떤 분야를 쓸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
- 👨🏻💻온라인 기술, 문화 → 너무 광범위 해. 더 구체적으로 뭐?
- 📚책 → 어떤 분야의 책? 책의 제본상태나 종이질을 리뷰할 수는 없잖아.
- 🎺음악 → 물론 대중음악. 이 분야야말로 매우 높은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현재의 음악만 잘 아는 게 아니라 과거의 것도 잘 알아야 하니까.
- 🖋문구 → 이것도 범위를 구체화해야 돼. 그리고 내가 즐겨 쓰지 않는 건 리뷰하면 안 된다고 봐. 예를 들면, 볼펜 같은 것.
당장 생각 나는 건 이 정도네. 여기서 좀 더 고민해보면,
1° 일단 관심 없는 것: (사용은 하지만 리뷰 대상으로서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 대형 SNS, 포털 등
1°° 관심 있는 것: 온라인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동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문화, 개성 있는 소형 쇼핑몰, 광의의 협업 도구, 틈새 커뮤니티 등
2° 인문학 책, 더 구체적으로는 수사학/연설/대화 관련 책, 인터넷 기술 및 문화 비평 책, 도전적인 도구서 등
3° 팝, 록, 펑크 등의 역사를 알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고, 재즈를 파고 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 읽을 책도 꽤 있고. 8호에서 소개한 황덕호님이 이 분야에서는 최고 중 한 분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다음 관심 있는 장르는 블루스 정도.
4° 내가 문구 중 가장 좋아하는 건? 만년필, 노트, 종이, 연필, 포스트잇류, 라벨류 등(‘가장’이 무색하네…). 만년필 리뷰는 해외 전문 블로그 등을 통해 많이 보고 있고, 국내 유튜버 중에도 꽤 있는데, 내가 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별로 재밌어 보이지가 않아.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봐야 함.
한 영역에서 10년, 20년, 그 이상씩 몰두해 온 전문가들의 깊이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내 관점과 형식을 가지고 정직한 리뷰를 한다면 그것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황덕호님이 빌 에반스에 대해 아는 것에 비해 내가 아는 것은 1,000분의 1이나 되려나. 그 부분은 인정하고 시작하는 거지. 거짓말 안 하고, 읽는 사람 시간 낭비 안 하게 하면 되지 않겠어?(...라는 🤗자신감이 있다.)
꿉꿉한 금요일, 이번 한 주도 수고들 하셨습니다. 아기천사 같은 목소리의 Claire Rosinkranz, ‘Frankenstein’ 듣고 상쾌한 주말 맞이하시길.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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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리뷰는 많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우 이타적인 콘텐츠. 그리고 롱테일처럼 잊어버릴만하면 고맙다는 메시지가 달리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
서울외계인
고맙다는 소리 들을 때까지 버텨야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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