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에는 꽃상가도 있다

서울외계인 뉴스레터 29호

2021.05.07 | 조회 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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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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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어버이날이고, 우리 한국인은 유치원 시절부터 매년 5월이면 카네이션을 만들거나 사고 있지. 예약 해두는 사람도 있고, 회사 앞 꽃집에서 사가는 사람도 있고, 당일에 부랴부랴 동네 꽃집이나 가게에서 사는 사람도 있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사람도 있고 — 방식은 여러가지지만 우린 언제나 그렇듯 드린다는 거.

난 오늘 휴가도 냈겠다 남대문꽃상가에 갔어. 몇 년 전에 남대문시장에도 꽃상가가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정말 남대문에는 없는 게 없는 거 같아. 그러나 여기도 코로나의 영향을 벗어나진 못해서 시장에 활력이 없더라고. 꽃상가는 평일에는 원래 새벽에 열고 일찍 끝나는 곳인데 날이 날이니만큼 연장영업을 할 것 같아서 느지막하게 갔지.

여기에는 토요일 오후 4시까지로 되어 있는데, 일하는 분에게 물어보니 5시까지 하신다고 하네.
여기에는 토요일 오후 4시까지로 되어 있는데, 일하는 분에게 물어보니 5시까지 하신다고 하네.

카네이션으로만 💐꽃다발을 만들기는 허전해서 장미, 작약, 유칼립투스를 함께 샀어. 두 개를 만들 수 있는 양으로 모두 3만5천원 어치를 샀지. 동네꽃집에 비하면 정말 싼 가격 같아. 포장은 옆에 있는 전문가게에서 했는데, 김형숙 플로리스트께서 꽃다발 만드시는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어. 언제부터 여기서 일하셨나고 여쭤봤더니 IMF 터지기 한 달 전에 들어왔다고. 그때 사람들이 다 힘들어서 꽃이 잘 안 팔리지 않았냐고 하니, 오히려 지금이 더 힘들다고 하시네. IMF 때는 그래도 있는 사람들은 꽃을 계속 사니까 할만했다고. 그때가 1997년이니까 24년 전이네. 나도 그해에 대학졸업하고 7월부터 회사생활을 시작했는데 말이지.

어느 집 꽃이 제일 좋냐고 여쭤봤더니 그날 꽃 상태를 보고 고르는 게 제일 좋고, 가격도 천원 정도 차이 날 수 있는데 작은 차이는 아니니까 쭉 돌아보는 것이 제일 좋다고. 그런 얘기들을 나누며 꽃다발 두 개가 완성되고, 집에 꽂아놓기 위해서 요즘 제철인 작약도 세 다발 사서 상가를 나섰어.

작약이 피면 더 화려해지겠지.
작약이 피면 더 화려해지겠지.

공기는 좋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시내를 좀 걷고 싶었어. 청계천에는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며 연등을 설치하고 있고,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큰 탑이 서있네.

시위가 없는 시청 앞 잔디밭에는 놀러나온 꼬마들 웃음소리가 멀리까지 퍼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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