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음악 좋아해, 라면서 CD를 사지 않으면 죄책감이 느껴지는 건 여전해.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들으면서, 이제 CD 플레이어도 없어라는 핑계를 대면서 예전보다 죄책감은 덜하긴 하지만 말이야. 거실에 있는 앰프에는 와이파이 리시버만 연결되어 있어서 CD를 사도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서 들어야 하는 상황이지.
일단 ‘빌 에반스 트리오’의 CD 네 장을 샀어.
- 〈Portrait In Jazz〉, 1959/12/28, 뉴욕시, Reeves Sound Studios 녹음
- 〈Waltz For Debby〉, 1961/6/25, 뉴욕시, 빌리지 뱅가드 공연 녹음
-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 1961/6/25, 뉴욕시, 빌리지 뱅가드 공연 녹음
- 〈On A Friday Evening〉, 1975/6/20, 뱅쿠버, Oil Can Harry’s 공연 녹음
일단 ‘음악’ 앱에서 Apple Loseless 인코더로 디지털 변환을 했어. 저렴한 DVD 플레이어를 꼭 필요할 때만 컴퓨터와 연결해서 쓰다보니 파일로 변환해 두는 편이 더 자주 들을 수 있더라고. 애플뮤직도 이제 무손실 압축 음원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실상 음질 면에서는 CD로 듣는 것과 큰 차이는 없을 거야.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자주 듣는 음악들의 CD를 손에 쥐어보니 느낌이 새롭네.
이 CD들을 산 돈이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몇 개월 치 요금은 될거야. 그래도 산 이유는 내가 종이 노트에 만년필로 필기하는 이유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노인이 된 후에도 이 음악들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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