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이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구독자님은 선거에 어떻게 임하고 계신지요? 이미 투표할 후보를 정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남은 기간에 자신이 왜 그 후보를 정했는지, 후보들을 잘 비교해보았는지 등을 살펴보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나의 한 표가 소중한 만큼 신중하게 결정하고 투표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제시하는 기준이 정답은 아니지만, 신중한 의사결정에 이 기준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입니다. 대통령선거 공식유세가 2월 15일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출근길에 보니 광화문 네거리가 후보들의 유세로 제법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여기저기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었으나 확성기를 사용하지 못하여 조용했는데, 이제는 멀리서도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소리로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 국면에서 시니어 세대는 어떻게 참여하는 것이 좋을까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면 정당에 가입하여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적극 활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치활동을 지향하는 단체에 가입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니면 조용히 마음 속으로만 후보자를 지지하다 투표장에서 한 표를 행사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방식이든 자신의 성향과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하시면 됩니다.
정치활동 무대의 개혁이 필요하다
사실 그러한 형식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먼저 정치활동이 이루어지는 무대를 개혁하는 일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시니어가 주도하여 해내지 않더라도 이러한 개혁을 적극 지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일은 이번 대통령 선거 한 번으로 끝날 것이 아니고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할 일입니다. 그를 위해 최소한 다음과 같은 것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해야겠습니다.
첫째, 정책 대결은 뒷전인 채 후보자 인물 검증에 과도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후보자의 검증은 비전 제시 능력, 국정에 대한 이해도, 리더십, 소통 능력 등을 기준으로 판단될 필요가 있습니다. 꼬투리잡기식 검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후보와 후보가 속한 정당이 선거에 내세우는 정책을 유권자인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지지를 구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선거에 내거는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 이루어진 선거를 보면 민심을 얻기 위해 공약을 그럴싸하게 내세우고 정권을 잡은 후에는 실천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약을 위해 예산을 얼마나 어떻게 확보할지는 물론 어떤 절차로 실행에 옮길 것인지를 공약과 함께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사후에 공약을 실천하지 못할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도 명확히 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후보간의 토론이나 후보를 상대로 한 검증토론, 선거운동 등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정치활동이 금지된 조직이나 단체가 암암리에 정치활동을 하거나, 각종 사회조직 또는 단체가 사적 이익을 위하거나 회장단의 결정으로 지지선언을 하는 등 정치에 관여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기간에 이러한 개혁은 이룰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선거를 하는 절차와 관련하여 최소한 이 정도는 개혁하며 투표를 하겠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의 이익과 국가적 과제의 조화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정치활동 무대를 개혁하는 것과 함께, 시니어는 투표권 행사에서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제대로 결정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자신의 이익을 가장 잘 대변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다만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되 자신이 지는 부담이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에 비해 합당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자신의 이익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파생될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공약을 내세웠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지지할 것이 아니고, 그 공약이 미칠 영향을 전후좌우로 잘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에 상충되는 데도 자신의 이익과 무관한 여론에 휘둘려 다른 판단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무리 대세를 이룬 여론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이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냉철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시니어 세대는 특히 세대 이익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후세대의 미래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청년 세대를 비롯한 후세대는 시니어 세대가 청년기를 지나 사회생활을 할 때와 다른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이를 적극 고려하여 미래를 더 오래 살 세대의 이익이 시니어 세대의 이익으로 인해 훼손되지 않게 살펴 투표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니어 세대와 미래 세대가 조화를 이루어 살 수 있는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국가적 과제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가장 잘 해결할 후보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개인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는 것 외에 자신이 사는 국가의 과제를 같이 해결할 책임이 있습니다. 국가과제의 우선순위에 견해 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에 우선순위가 높은 국가과제를 잘 해결할 후보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 50대 이상의 유권자는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에 비해 투표 참여의향을 더 강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별 유권자의 구성에서는 2020년 21대 국회의원선거 유권자 수를 기준으로 볼 때 50대 이상이 절반에 가까운 47.4%로 절대적인 비중입니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시니어의 정치 참여가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무쪼록 바른 생각과 기준으로 투표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브런치 <실버레터>에 2월 19일에 게재한 "시니어 세대의 정치 활동"을 옮겨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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