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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프로기사와 대국하며 주었던 충격을 기억하시나요? 2016년 3월에 대국이 있었으니 벌써 6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인공지능은 많은 발전을 거듭하였고, 발전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금융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투자 및 자산관리에 이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에 비해 이 분야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시니어가 로보어드바이저를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요즘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투자 환경이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투자수익률이 좋지 않은 것은 물론 원금도 잃으면서 투자를 그만둘 것도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활동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시니어라 해도 예외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65세에 은퇴한다 해도 평균수명을 고려할 때 20년 정도를 자산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높을수록 투자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문제는 투자를 하려 해도 경제 및 금융 환경의 변화가 지속되는 반면 시니어의 종합적 투자 능력은 감퇴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렇다 보면 투자를 포기한 채 저축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 때 능력을 보완하여 투자를 대신하거나 투자에 대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것인데, 인공지능의 빠른 발전과 풍부해진 데이터를 배경으로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이용자 수가 늘고 있습니다. 더구나 기존에는 일반 자산관리서비스는 이용 기준이 높고 자문료나 수수료가 높아 쉽게 이용하기 어려웠으나 이제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서비스를 온라인으로도 쉽게 대중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투자는 보통 로봇(Robot)과 자문가(Advisor)를 합성하여 '로보어드바이저'라고 하나, 법령상으로는 '전자적 투자조언장치'(<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조제6호)라고 합니다. 법령에서는 전자적 투자조언장치의 정의를 내리지 않고 몇 가지 정한 요건을 충족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운용하는 금융기관은 로보어드바이저를 정의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한 알고리즘 및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투자자문・운용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신한카드 <금융투자상품 거래를 위한 투자권유준칙> 제2조제7호)라고 합니다. 이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로보어드바이저의 핵심은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분석입니다.
알고리즘은 아래 그림과 같은 체계로 운영됩니다. 이 영역에 서비스 제공업체의 노하우가 집중되어 경쟁력으로 나타나니 일반적으로는 구체적 내용은 블랙박스로 처리하고 공개하지 않습니다. 다만 알고리즘의 중대한 변경이 있을 경우 고객에게 미리 알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는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부터 테스트베드 시험을 시작하여 2019년 7월 24일에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 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본격 시작되었습니다. 자산운용사 등이 아닌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도 펀드ㆍ일임재산 운용업무를 위탁받을 수 있도록 허용되었기 때문입니다. 2022년 3월 4일 기준으로 206개의 포트폴리오가 테스트베드를 통과하여 상용서비스가 가능한 알고리즘으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에 공시되고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 이용자 수는 도입 초기에는 완만하게 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투자에 적극 참여하면서 크게 늘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2021년 6월 기준으로 가입자 수는 37만 9,477명이고, 관리자산 금액 기준 1조 7,584억 원입니다.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느는 것에 비해 관리자산 금액의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한데, 로보어드바이저를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작은 20대와 30대를 중심으로 대중적으로 이용하는 데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에서 2021년 기준 최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제공업체인 Vanguard Personal Advisor Services는 2,31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관리하는 자산 규모는 2020년 1조 달러에서 2025년 2조 9천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출처: Investopedia). 따라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이제부터는 중요한 투자 방법으로 자리잡을 것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국내 시장 전망 및 서비스 제공 현황 등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은 최공필, "금융회사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성장 전망", 2021. 8. 27. 참조)
로보어드바이저는 서비스 유형별로 상품추천형, 투자자문ㆍ일임형, 정보제공형으로 나뉩니다. "상품추천형은 금융회사 등이 금융상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단일 금융상품이나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로보어드바이저다. 투자자문형 또는 투자일임형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등록한 투자자문업자 또는 투자일임업자가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다. 정보제공형은 금융상품이나 상장종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를 말한다."(출처: 이성복(2021:10-11), 자세한 내용은 동 자료 참조) 아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2021년 3월말 기준으로 상품추천형이 6개, 투자자문형이 10개, 투자일임형이 13개가 서비스되고 있으며, 이 중 투자자문과 투자일임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투자자문ㆍ일임형은 3개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일반적으로 7~10%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데, 포트폴리오를 국내와 해외로 나눈 후 각각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으로 구분해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에서 가장 최근에 테스트가 완료된 15회차를 기준으로 2021년 8월 3일에서 2022년 2월 3일까지 6개월의 누적수익률을 비교해보니 9개사 중 1개사만 20.29%(적극투자형) 등 플러스 수익률을 냈고 나머지 8개사는 마이너스 수익률(다만 1개사는 전체 유형의 최근 1주 수익률은 플러스였고, 다른 1개사는 안정추구형만 최근 1주 수익률이 플러스)을 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렇듯 로보어드바이저간에는 수익률의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됩니다.
따라서 이상의 현황을 고려하여 앞으로 시니어가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할 때는 다음 사항들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로보어드바이저가 법적 용어가 아니라서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어 신뢰도가 낮은 업체가 로보어드바이저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좋은 업체를 잘 선별해서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제휴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를 잘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로보어드바이저 간에 수익률 격차가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과거의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성과가 달리 나올 수 있음을 아는 것은 필요합니다. 따라서 첫 번째 조건을 충족한 여러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를 비교하여 선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에 가면 알고리즘별로 테스트 결과를 볼 수 있으니 참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미국의 예를 보면 앞으로 이러한 비교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공시체계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셋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운용보수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투자 시 운용보수가 크면 수익률에 부정적 요인이 됩니다. 물론 운용보수가 액티브 투자를 위해 비용이 소요된 데 따른 것이라면 합리적이나 그렇지 못할 수 있으므로 투자의 성격을 고려하여 적정 수준을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할 때 투자자금의 규모, 투자 기간, 투자 목적 등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그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높은 수익률만을 기준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할 때는 적절한 성과도 얻지 못한 채 서비스 제공업체와 분쟁을 겪을 우려가 있습니다.
다섯째,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하더라도 수익률 이외의 종합적 성과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능력이 있어야 적절한 로보어드바이저를 선택해서 적절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하더라도 꾸준한 투자공부가 필요할 것입니다.
앞으로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이상의 사항들에 유의하여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해보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는 20대와 30대가 주로 이용하지만 시니어도 적극 활용하면 긍정적 결과를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이 글은 브런치 <실버레터>에 3월 6일에 게재한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산관리"를 옮겨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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