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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고령화되면서 노인의 수가 늘고 간병이 필요한 사람의 수도 늘고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되어 경제적 부담이 많이 완화되었지만 노인 환자의 존엄과 안정감에 대한 배려는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에 노인 환자의 존엄과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어떠한 개선이 필요할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간병은 질병에 걸리거나 상해를 입어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일상생활이 가능할 때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에 처한 사람은 누구나 간병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예전에 비해 노인의 건강이 상대적으로 좋아졌다고 하지만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특히 노인의 간병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노인 수는 2016년에 694만 명이었는데, 2020년에는 848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렇게 노인 인구가 늘어난 만큼 노인장기요양보험 신청자 수도 2016년 85만 명에서 2020년 118만 명으로 늘었고, 인정자 수도 52만 명에서 86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노인인구 대비 인정률도 2016년 7.5%에서 2020년 10.1%로 높아졌습니다.
2020년에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수급자 수는 80만 7천 명인데, 22만 5천 명(27.9%)은 노인요양시설과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서, 나머지 58만 2천 명(72.1%)은 자택에서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자택에서 받는 장기요양 서비스의 구성비를 보면 방문요양이 42.4%로 가장 높고, 그 뒤로 복지용구가 34.9%, 주야간 보호 12.6%, 방문목욕 8.3%, 방문간호 1.5% 순이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0년에 이들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수급자의 보호자의 만족도는 91.5%로 전년에 비해 7.4%p나 높았습니다. 서비스 별 만족도는 주야간보호(95.1%)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 노인요양시설(93.4%),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92.7%) 순이었습니다. 또한 서비스 이용에 따른 수발자의 수발 부담이 감소하였다는 응답은 90.4%(매우 감소 37.4%, 감소 53.0%)로, 장기요양 서비스로 인해 수발 가족의 부담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반적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이후 만족도가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방문요양이나 요양시설의 간병에 대한 불만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특히 공공시설보다는 민간시설에 대해서 불만이 더 많아 공공요양시설에 입소하려는 대기가 상당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돌봄제공자 기준으로 노인장기요양서비스가 전체 돌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1%에 지나지 않으며 동거 가족원이 74.5%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비동거 가족원(39.3%), 친척・이웃・친구・지인(15.3%), 노인돌봄서비스(10.7%), 개인간병인・가사도우미(4.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중복응답). 이들 비공식 돌봄제공자로부터 청소・빨래・시장보기에서 도움을 받은 비율이 91.8%, 외출동행은 83.4%, 식사준비는 90.0%, 목욕 등 신체기능 유지 지원에서는 67.1%가 도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노인 간병에서 가족의 역할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족 중에서도 간병의 부담은 여전히 여성에게 많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내, 딸 또는 며느리 등 여성의 역할이 많이 부각됩니다. 부부관계를 고려하여 부모의 간병을 남편이 맡기도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닙니다. 어쨌든 가족이 맡게 되면 간병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자유롭지 못하며, 심한 경우는 24시간 내내 매달리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간병이 장기간 지속되면 가족관계가 나빠질 위험도 있고, 간병을 담당하는 사람의 건강도 악화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심지어 간병을 둘러싸고 의견의 차이가 생겨 가족 간 갈등이 커질 우려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려고 요양시설 등에 입소시켜 직접적 간병 대신 경제적 부담을 지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양시설에 입소하면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보니 많은 가족에서는 요양비용의 분담을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기도 합니다.
이렇듯 노인간병은 환자 본인보다 간병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노인 환자의 의사를 고려하거나 의사표현을 할 수 없더라도 당사자의 존엄이나 안정감 등을 생각해보는 것은 필요할 것입니다. 노인 환자를 요양시설에 입소시키면 당사자가 부딪히는 것은 평소 자신이 살던 곳과 다른 낯선 환경입니다. 그리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돌봄을 받는 것입니다. 결국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지내면서 기존 관계가 단절되는 것이 큰 두려움과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을 우려하여 노인들은 건강이 악화되어 거동이 불편해진다면 어디에서 거주하실 생각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56.5%는 재가서비스를 받으면서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응답했습니다. 응답자의 7.2%는 배우자, 자녀 또는 형제자매, 친인척이 이사하여 함께 살기를 희망하였습니다. 함께 거주하지 않더라도 자녀 또는 형제, 자매, 친구의 근거리로 이사하여 살고자 하는 비율은 4.9%로 나타났습니다. 돌봄, 식사, 생활 편의 서비스 등이 제공되는 노인요양시설, 노인복지주택 등으로 이사한다는 비율은 31.3%로 나타났습니다.(2020년도 노인실태조사 보고서) 이는 실제 자신이 사는 집에 대해 만족하는 비율이 75.6%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생각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살던 집에 만족한다 하더라도 간병을 받으며 지내기에 꼭 좋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집은 간병을 필요로 하는 노인 환자가 지내기에 최적의 조건에 있지 않고 불편합니다. 자신이 사는 집에 만족하더라도 정작 간병이 필요한 상태에서 집에서 지내려면 부분적인 개조공사가 필요합니다. 우선 낙상이나 화재 등 안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고, 이동의 편의, 편리한 목욕, 식사 준비 등과 같은 측면에서 편리성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많은 점에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는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곤란한 노인과 치매 노인 부양가정에 재가급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급여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제도에서 출발하여 우선 노인 환자를 간병하기 용이하도록 주거시설을 개선할 수 있게 경제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만약 집이 아닌 요양시설에 입소하게 되면 노인 환자가 낯선 환경을 극복할 수 있게 시설 중 일부를 환자 중심으로 설치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소하게는 환자가 즐겨 앉던 의자가 있으면 가지고 입소할 수 있게 하는 것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아울러 재가 요양 서비스를 받는 노인 환자에게 왕진 등 의료적 지원도 가능하게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 이 글은 브런치 <실버레터>에 4월 3일에 게재한 "노인 간병을 다시 생각한다"를 옮겨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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