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는 주황색이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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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5 | 조회 4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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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박사 김민지

생활 전공자를 위한 내적 대화 콘텐츠

어디에 갔을 때 누군가 거기에서 뭐가 잘나가는지 알려주는 것보다 그 땅에서 뭐가 잘 나는지 알려주면 재밌더라고요. 궁금하지 않았지만 무언가의 기본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들이 오면 꼭 필요했던 순간이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당신이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형성한 성격에도 마음이 쓰이지만, 당신이 그럴 수밖에 없던 근본적인 이유에도 마음이 쓰이고 마는 것처럼.

기념하기 위해 찾는 것과 생활하기 위해 찾는 것은 다르고 저는 그 모두에 욕심을 낼 때가 많아요. 빛나면서도 뒤집히지 않는 시간을 이어가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죠. 생활하기 위해 찾는 사랑은 어떤 걸까요.

어제는 오랜만에 장수 TV프로그램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를 봤어요. 같이 사는 부부가 집을 나서면 욕조 안으로 몸을 숨기는 강아지의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강아지의 이름은 사랑이. 왜 함께 사는 두 사람이 올 때까지 사랑이가 너른 집을 두고 어두운 욕조 안에 머무는지 궁금했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곧장 두 사람이 손을 씻으러 향하는 곳이 욕실인데, 우연히 욕조 안에 들어가게 된 날 무언가 안쓰러운 눈빛으로 보다가 자신을 꺼내주는 느낌이 좋아서. 그 극적인 느낌을 받고자 사랑이가 그 행동을 반복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관찰 결과를 듣고 좀 놀랐습니다. 인간의 삶도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요.  

돌아오고. 기다리고. 그걸 매일 같이. 다들 어떻게 같이 살고 독립하고 그러는 걸까요. 그 에너지를 항상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같이 살든 혼자 살든 책임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집에 있거나 길에 있는 동물들과 식물들도. 전부 대단해 보입니다.

이제 우리가 모여서 밥을 먹으면 몇 번을 먹겠냐고 이야기하는 나이 든 사람들의 마음. 자신의 또래 곁이나 혼자 있는 게 더 편한 젊은 사람들의 마음.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의 마음. 무엇 하나 이해되지 않는 게 없지만 오늘도 제가 편한 쪽의 시간을 더 보내게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날이 올지 더 모르는 채로. 그래서 불안하기도 하지만, 안일해지는 하루하루 속에서. 기본을 더 알 필요가 있겠어요. 

파프리카는 주황색이 맛있어
파프리카는 주황색이 맛있어

추신,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요즘 '나의 해방일지'와 '우리들의 블루스' 종영이 얼마 남지 않아 벌써부터 무척 아쉬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어요. 드라마 엔딩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갈등과 사랑을 봤으니 여한이 없습니다. 아무튼 이번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리틀프레스 페어'에 참가합니다. 새로운 구독자 분들을 모시기 위해 메일링 서비스 안내문을 써 갈 생각입니다. 일찍이 구독을 해주시고 취소 없이 메일함에 온 메일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남은 오월 잘 마무리하시고 유월에 레터 보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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