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사람들의 유명하지 않은 사실들 (마침글)

세상은 넓고 유명한 사람은 많다. 세상은 넓고 놀랍도록 위대한 발견을 한 과학자들도 많다. 어차피 우리는 둘 중 어느 하나에도 속하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우리는 그들과 어떤 부분에서 특이점을 공유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이론 물리학의 대가 A와 나는 요거트를 먹을 때 정해둔 공통의 규칙이 있다. 나와 A의 태어난 년도는 약 117년, 출생 지역의 거리는 8,415km의 차이가 나지만, 시공간을 뛰어넘어 이 규칙을 공유한다. 이 규칙은 바로 열한 번의 혀 움직임으로 뚜껑에 묻은 모든 요거트를 핥아먹는 것이다 (!). 이는 1997년 A의 고택의 마당이 폭우로 침수되면서 발견된 썩어빠진 작은 나무 상자 속 A의 일기장에서 드러난 사실이었다. 나는 이를 알았을때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사람은 다 똑같구만. 물론 A는 가상의 인물이다. 

나는 11이라는 숫자가 좋아 정한 규칙이지만, 사실 A는 이미 이를 혀의 움직임과 주기성, 그리고 타액의 성질과 인간의 체온을 통해 기계적으로 그리고 열역학적으로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인 숫자를 계산했다. A는 이를 모두 적어 일기장에 남겼다. 그리고 후임 과학자들은 이를 토대로 이론을 만들고 식을 만들고 전공 교재에 이름을 실는 기염을 토했다. A는 뛰어난 재능을 가졌고, 이를 자기가 좋아하는 요거트를 먹는 행위에 적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뛰어난 재능은 그의 상대적으로 너무 뛰어난 양자 물리학 분야의 업적에 가려진 그늘에 있었다. 다시 말하지만, A는 가상의 인물이며 어떤 이론 물리학의 대가인 과학자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