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라던 美 금리 인상, 아직 더 남았다? (feat. 초과 저축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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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1] 초과 저축 효과

국내외 증시를 짓눌렀던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은 일단락된 분위기입니다. 미국 정부와 의회 간 협상이 겉돌아 미국이 국가 부도(디폴트)를 내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야당인 공화당 출신)이 17일(현지시간) "디폴트는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죠.

매카시의 '노 디폴트' 발언 이후 뉴욕과 한국 증시는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만은 않습니다. 부채 한도 협상이 순조로운 결말을 맞는다 해도 다시 긴축과 경기침체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는 거시 환경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악몽에서 깨어났다고 안도했더니, 군대 내무반 침낭 속인 상황.

더구나 최근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의 발언이 심상치 않습니다. 증권가에선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초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끝으로 더는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 일색인데요. 연은 총재들 생각은 딴판입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최근 "물가 하락을 예상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관리를 위해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고요.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도 "현재 경제지표는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에 적절하지 못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심지어 Fed는 올해 경제전망을 대폭 상향할 준비마저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음 달 Fed는 미국 경제 전망치를 2021년 이래 최대 폭으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4월 소매 판매와 제조업 생산 지표 역시 각각 전월 대비 0.4%, 1.0% 증가했습니다.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데 시장의 걱정은 되려 커지는 모습입니다. Fed의 금리 인상 여력이 아직 더 남았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아직 더 졸라맬 허리띠 구멍이 남았다니. 주가도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양호한 소비와 생산 경기는 장기간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3월 이후 미국은 기준금리를 무려 5%포인트나 올렸는데, 경기는 왜 예상보다 침체하지 않는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초과 저축' 탓이라고 설명합니다. 2020년 이후 전 세계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고, 이것이 과도한 저축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란 얘기죠.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초과 저축은 지난해 이후 감소 흐름에 있지만, 여전히 상당 규모(고점 대비 약 30%)가 남아 있다"며 "이 때문에 소비가 줄지 않고 여유 있게 일자리를 고르고, 물가 하락이 완만하게 진행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초과 저축 소진 시기를 고려하면, Fed는 내년 1분기 이후에나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정 연구원은 "초과 저축은 내년 1분기 중 코로나19 확산 전 수준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이를 고려하면 실제 경기침체에 노출되는 시점은 내년 초반이고, Fed의 금리 인하도 이 시기 이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일 때를 돌이켜 보면, 세계 각국은 경쟁이라도 하듯 나랏돈 풀기에 여념이 없었는데요. 그때 만난 한 경제학자의 조언이 기억에 남습니다.

"불을 끄겠다고 과하게 물을 뿌려대면, 나중엔 전 세계가 뿌린 물을 퍼내는 데 고생하게 될 것이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지금이 딱 그런 모습이네요.

[Point.2] 신용회복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 사태 이후 개인회생·파산을 고민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개인투자자 7만2514명이 총 7730억원어치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빚투' 개미를 포함해 빚으로 고통받는 채무자는 법원과 신용회복위원회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회생법원에서는 채무를 탕감(개인파산)하거나, 일부 조정(개인회생) 해줍니다. 금융회사 대출 원리금이 연체됐을 때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회생과 파산을 가르는 기준은 채무자가 월급 등 고정적인 소득이 있는 지입니다. 일반적으로 채무자의 소득이 최저생계비보다 적은 데다 빚이 재산보다 많을 때는 파산 절차를 밟습니다. 개인회생은 채무자에게 일정한 수입이 있는 것을 전제로 3년간 일정 금액(변제금)을 갚으면 나머지 빚을 면책받는 제도입니다. 이때 변제금은 채무자의 아파트 등 전 재산을 처분해 갚는 것보다 소득으로 갚는 돈이 더 커야 합니다. 이때 채무액은 무담보 10억원, 담보 기준 15억원을 넘기지 않아야 합니다.

개인파산은 파산 선고 후 채무자의 재산을 처분해 일부 빚을 갚고, 남은 채무는 면책 결정으로 변제 책임을 면하는 제도입니다. 주의할 점은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더라도 빚이 자동 탕감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채무자는 파산 신청과 별도로 ‘남은 빚에 대해 책임을 면제해 달라’는 면책을 신청해야 합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제도를 활용하면 빚이 불어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채무조정(개인 워크아웃)이 확정되면 밀린 이자를 감면하고, 원금을 10년간 장기 분할로 상환할 수 있습니다. 또 회수가 어려운 상각 채권은 20~70%, 미상각 채권은 최대 30%까지 감면받을 수 있죠. 다만 개인 워크아웃은 신용회복위원회가 금융회사와 맺는 사적 조정제도이기 때문에 협약을 맺은 은행과 신용카드사의 금융권 채무만 지원합니다.

한편으로 개인투자자가 증권사기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불법 유사 투자자문업체를 주의해야 합니다. 유사 투자자문사는 불특정 다수에게만 투자 조언을 할 수 있습니다. 1대1로 주식 투자를 조언하거나 과거 투자 수익을 홍보해서는 안 됩니다. 문제는 금융당국에 등록조차 하지 않고 투자자문이나 투자일임을 해온 업체도 많다는 점입니다. 구속된 라덕연H투자자문사 대표는 2014년 7월 유사 투자자문업 머니사이언스인베스트를 시작으로 에베레스트파트너스, 호안, 알앤케이투자자문 등 여러 업체를 세웠다가 폐업을 반복했습니다. 이 중 에베레스트파트너스와 호안 등은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미등록 업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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