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의 '달콤 살벌'한 실적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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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1] 경기 둔화

길었던 긴축의 터널도 이제 끝이 보입니다. 증권가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5월 이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SVB 사태는 ‘마이 웨이’를 고수하던 Fed의 진로를 바꾸는 엄청난 업적을 남긴 뒤, 소강 사태에 접어들었는데요.

실리콘밸리은행(SVB) 로고와 하락하는 주가 그래프. [로이터=연합뉴스]

SVB 사태는 실제 Fed도 못 잡은 물가를 잡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22일(현지시간) “금융 여건의 긴축은 통화 정책 긴축과 같은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 영향이 사실상 금리 인상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 정확하게 이를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에 대해 “은행권 사태로 은행들이 대출 태도를 강화하면서 민간의 금융 긴축이 발생, Fed의 금리 인상을 대체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제 시장의 눈은 ‘인플레이션’과 ‘긴축’에서 ‘신용 리스크’, ‘경기 둔화’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29일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5월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은 61.1%입니다. 연말에는 4.25~4.5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는 전망이 다수(33.8%)입니다.

파월 의장의 “연내 금리 인하 없다”는 엄포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경기 둔화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셈이죠.

이럴 땐 어떤 투자 전략이 유효할까요. CNBC에 따르면 최근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수석 전략가는 금리 인하기에 이미 오를대로 오른 미국 주식으로는 재미를 못 볼 것이라면서 유럽 주식을 '강추'했는데요. “유럽 은행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유럽 주식이 계속해서 미국 동종 업계를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상대적 펀더멘털의 개선, 긍정적인 자금 유입, 저렴한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머니랩은 Fed의 '베이비 스텝' 결정 이후, 세 명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향후 투자 대응 전략을 물어봤습니다. 이들은 대형주, 비(非)미국 주식, 금과 리츠 등에 투자하라는 조언을 내놨습니다.

“은행권 파산을 보면 현재의 금융 시장 환경에 대응하지 못한 기업이 파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주는 시사점은 우량한 주식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투자하는 것은 제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 올해는 달러가 완만한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달러 외 자산이 매력적이다. 하반기에 경기가 바닥을 통과하는 모습이 나오면 한국ㆍ중국 같은 아시아 수출 기업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테마성보다는 재무구조가 안정적이고 실적 전망이 양호한 대기업 위주로 접근하길 권한다. 은행 리스크가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으로 번질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최근 GDP 성장률이나 소비 지표 등의 경기 동향을 보면 중국과 유럽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은 리오프닝 효과, 유럽은 에너지 위기 완화로 인해 경기 상황이 우려보단 양호하게 반등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국가의 지수나 ETF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주식 전망이 불확실하고 어려울 때는 종합적인 자산 배분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올해는 금리가 하향세기 때문에 채권, 금, 리츠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중 미국 리츠는 고용 시장이 좋은 데다 임대 가격이 유지되고 있어 긍정적이다. 주식시장 내부에서는 성장주가 선전할 수 있다. 다만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성장주나 기술주 중에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을 골라야 한다. AI가 큰 트렌드지만 비즈니스가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 ”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Point.2] 마이크론 실적

28일(현지시간)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은 살벌한 2분기(2022년 12월~2023년 2월)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마이크론은 남다른 회계연도 정책으로 경쟁사보다 빠르게 실적을 보여 주기 때문에 업황의 바로미터로 불립니다.

마이크론의 2분기 매출은 36억9000만 달러(약 4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3% 줄었는데요. 이는 전문가 예상치(37억3000만 달러)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여기에 재고 평가 손실로 23억 달러(약 3조원)의 순손실을 기록. 3분기 전망마저 암울한데요.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35억~39억 달러(약 4조5500억~5조600억원)로 살벌하기 그지없죠.

하지만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상승하는 등 투자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는데요. 블룸버그는 혹독한 산업 침체의 최악이 끝났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마이크론이 설비 투자를 40% 줄이고, 인원도 15%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번 실적발표에선 핑크빛 전망도 나왔는데요.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미래는 AI와 같고, AI는 메모리와 동일하다”며 2025년 반도체 시장이 기록적인 한 해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더 중앙 플러스에서도 챗 GPT 같은 생성형 AI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를 자세히 다뤘는데요. 챗 GPT가 반도체 업황 개선을 앞당길 정도의 수요를 끌어낼 수 있을지 짚어봤습니다.

그래픽=김유경 인턴기자 kim.youkyung1@joongang.co.kr

올 초부터 챗 GPT가 흥행(출시 두 달 만에 가입자 3억 명 달성)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업계에도 기대감이 번졌는데요. 가장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급상승(연초대비 85% 상승)했죠. 엔비디아는 챗 GPT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GPU를 공급하는 기업입니다. 챗 GPT에는 엔비디아의 GPU가 약 1만 개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GPU에 들어가는 고성능 반도체가 바로 HBM입니다. GPU는 D램에 저장된 데이터를 꺼내 와 연산하고 D램에 다시 저장하기를 반복하는데요. HBM은 D램을 여러 개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반도체입니다.

엔비디아의 GPU에는 SK하이닉스의 HBM3가 들어갑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1일 “챗 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의 추론 작업에 적합한 새로운 GPU ‘PCIE H100’을 소개한다”며 “여기에는 94GB HBM3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간다”고 밝혔죠.

단품 D램 8~12개를 쌓으면 그게 하나의 HBM이 되는데요. 16GB HBM 6개를 묶으면 96GB HBM이 되는 형태입니다. HBM 수요가 늘수록 D램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삼성전자는 AMD에 주로 HBM을 공급하지만, 엔비디아에도 HBM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의 GPU가 많이 팔릴수록 국내 반도체 업체는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아직은 고객사가 보유한 HBM 재고가 남아 있어 당장의 추가 주문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고 해요.

"사용자 입장에서 챗 GPT는 피부에 와 닿는 진일보한 서비스일 수 있지만,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선 반도체 사이클을 반전할 정도의 대량 구매 수요로 이어지긴 힘들다. 초대형 고객사들이 데이터 폭증을 대비해 저금리 시대에 이미 선제 투자를 많이 해 둔 상태다. 서버 가동률이 낮아 잉여분으로 서비스가 가능할 뿐 아니라 반도체 재고도 쌓여 있다. 챗 GPT 구독 모델이 월 20달러에 불과해 상업적으로도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어 추가 투자가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

챗 GPT 흥행으로 인해 당장 반도체 주문이 늘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입니다. 하지만 업계의 ‘AI 군비 경쟁’이 치열해지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우선 일차적으로는 HBM으로 인해 D램 수요가 늘어나고, 그다음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나면서 D램뿐 아니라 낸드 플래시까지 낙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도 2025년을 분수령으로 꼽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내년엔 챗 GPT가 2017~18년처럼 경쟁적인 데이터센터 투자를 재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최도연SK증권 리서치센터장

이밖에 앞으로 반도체 업황에서 큰 영향을 미칠 이슈를 ①수요 ②공급 ③대외 변수 측면에서 정리했습니다.

엔비디아 85% vs 삼전 12%…주가 상승 가른 결정적 한가지

[Point.3] The JoongAng Plus

매달 1%, 연 12% 배당 준다…은퇴 앞둔 김부장이 반한 ETF

한 증권사의 임원인 A씨는 최근 월 1%씩, 연 12%의 배당을 주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달 꾸준히 사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인 시대에 연간 10% 넘는 배당을 주는 데다 배당도 매달 지급하니 노후 대비에 이만한 상품이 없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그가 사 모으는 ETF는 ‘글로벌엑스나스닥100커버드콜ETF(티커명 : QYLD)’인데요. QYLD처럼 매달 고배당을 주는 ETF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머니랩에서 커버드콜 ETF를 해부해 봤습니다.

타깃 되면 주가 치솟는다?…개미 ‘행동주의 사용설명서’

올해 3월 시장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 ‘행동주의 펀드’였죠. SM엔터테인먼트와 오스템임플란트, 남양유업 등이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돼 이들 기업의 주가가 출렁였습니다. 전문가들은 행동주의가 올 한 해 반짝하고 사라질 이벤트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행동주의 대상이 된 기업은 2020년 10곳에서 2022년 47곳으로 급증했는데요. 시장의 전망처럼 행동주의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제대로 알고 투자해야겠죠. ‘원조 행동주의 맛집’인 KB자산운용 밸류투자부문을 이끄는 정용현 실장에게 ‘행동주의 사용설명서’를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