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의 단어장] 1. 불편

불편은 더 나은 삶에서 온 초대장이다.

2023.01.18 | 조회 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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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의 모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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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

1. 어떤 것을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것이 거북하거나 괴로움.2. 몸이나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괴로움.3. 다른 사람과의 관계 따위가 편하지 않음.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사전에 찾아보니 불편은 이 세 가지 뜻이 있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이유가 뭐든 괴로운 게 불편이라고 한다. 

내게도 괴로움을 주는 대상이 많다. 요즘은 하나 밖에 없는 가위가 엄지 부분이 떨어져서 도무지 쓸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 불편하다. 천성적으로 사람들과 함께하길 즐기는데, 인간적인 반응이 돌아오지 않는 컴퓨터와 함께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보내서 불편하다. 오래 알고 지냈지만, 왠지 모르게 나에게 은밀한 공격성을 비추는 친구가 불편하다.

불편함을 주는 존재를 가만히 내버려둘수록 괴로워진다. 그렇기에 나를 어떤 방향으로든 선택하게 만든다. 불편의 대상과 멀어지는 선택은 가장 에너지가 덜 드는 선택처럼 보인다. 가위 없이 살거나, 일을 때려 치거나, 친구와 관계를 끊으면 괴로움이 달아난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괴로움이 영영 떠났다고 느꼈는데, 부메랑처럼 다시 내 삶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더 불편한 모습으로 말이다. 택배를 받았는데 너무 포장이 잘 되어있어 가위가 필요하다거나, 일을 때려쳤는데, 다른 일에서 다시 홀로 컴퓨터와 사투를 벌여야하는 일이 있다거나, 친구의 서운함과 섭섭함이 커져 내게 화로 돌어오거나 비슷한 경우를 또 만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불편을 쉽게 피했을 때 몸집을 키운 불편이 "나 왔다!" 하고 다시 돌아오는 경험들을 겪고, 불편을 있는 그대로 마주 하기로 했다.

가위가 없는 삶을 선택하지 않고, 집에서 가위를 찾는 것을 선택해 더 좋은 가위를 찾아냈다. 컴퓨터를 피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고, 어색하고 조금 딱딱한 친구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듯이 컴퓨터를 알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친구에게 만나자고 먼저 연락을 해, 내게 공격적인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내가 했던 실수와 전혀 알지 못했던 오해들을 들을 수 있었다.

불편과 부딪히는 선택을 하니 불편은 수월함으로 표정을 바꿨다. 불편이 아니었더라면 수월해지는 선택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에게 불편은 여전히 괴로움이다. 하지만 더 나은 삶의 초대장으로 일 하는 괴로움이다. 초대장을 받아 갈 지 말 지는 내게 달려있다. 엄마가 인상을 찌푸리며 잔소리를 하는 장면이 기억난다. 엄마는 가위를 통해, 컴퓨터를 통해, 어색한 사이가 될 뻔한 친구를 통해 내게 잔소리를 쏟아낸다. 나는 괴롭다.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하고 싶고 무시하고 싶다. 하지만 엄마 말 들어서 잘못된 적이 없다는 걸 기억한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더 나은 삶을 살게 된다.

한마디로, 나에게 있어 불편은 엄마의 잔소리다.

엥? 아 이게 아니고 (최근에 잔소리 때문에 불편했던 건 안비밀이다)...

불편은 더 나은 삶에서 온 초대장이다.

토요

여러분들에게 있어서 불편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언제든지 자유롭게 불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 느낌과 경험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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