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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를 아세요?

플레이브 입덕 가이드부터 스타트업 블래스트의 기술까지

2024.04.01 | 조회 3.93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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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타랩스

창업가를 위한 최신 인공지능 트렌드와 비즈니스 이야기를 전합니다.

오늘도 제로투원 중인 구독자님이 알아야 할 최신 인공지능 트렌드와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전하는 언타랩스입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최근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며 화두가 되고 있는 아이돌 보이밴드 [플레이브]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인공지능과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다루는 뉴스레터에서 아이돌이라니?

플레이브는 평범한 아이돌이 아닙니다. 본체인 사람은 공개되지 않는, 버추얼 아이돌입니다. 디지털 휴먼, 버추얼 인플루언서, 가상인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우는 이들은 지난 2-3년간 많은 광고 매체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요.

가상인간 인플루언서 로지
가상인간 인플루언서 로지

그 중 단연코 플레이브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가수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앨범 초동판매량(앨범 발매일 기준 일주인 판매량) 56만장을 넘기고, MBC 음악방송에서는 요즘 가장 핫한 '밤양갱'을 이기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플레이브에 대해 알아볼 수록 정말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 모션캡쳐 기술을 기반으로 한 회사가 어떻게 아이돌을 만들어 냈을까?
  • 실제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가상인간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 그것도 게임에서 익숙한 일본 3D 아니메 스타일이 아니라 한국의 2D 웹툰 스타일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돌 문화에 관심이 없더라도, 블래스트(플레이브를 만든 회사)가 기술을 어떻게 사업화 했으며 그 과정에서 적합한 시장을 찾기 위해 세웠던 가설, 타 버튜버와의 차별성, 앞으로의 전략 등은 등은 산업에 상관 없이 사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될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플레이브 PLAVE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PLAVE)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PLAVE)

플레이브는 작년 2023년 3월에 데뷔한 5인조 남자 아이돌입니다. 특별한 점은, 그들은 본체가 ‘사람’인 애니메이션 캐릭터 얼굴을 한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점입니다. 본체인 사람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아바타의 모습을 하고 있을 뿐 기존의 아이돌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기존 아이돌과 동일하게 음원을 내고, 음악 방송을 하며, 심지어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팬들과 쌍방향 소통도 가능합니다.

본체인 '사람'이 움직이면 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그 동작을 2D 모습으로 변환하고 있습니다. 입 모양, 표정, 제스처, 전신 행동까지 구현 가능하기 때문에 무대 활동도 가능합니다.

요즘 대세 아이돌에게 필수라는 '육각형 아이돌' 답게 작사, 작곡, 프로듀싱, 안무 창작 등 음반 제작과 무대 활동에 필요한 모든 음악과 퍼포먼스를 멤버 5명이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 덕분에, 플레이브의 팬들은 버추얼 그림 너머의 본체(사람)의 능력을 우상화하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플레이브 인기의 비밀

플레이브 말고도 버추얼 아이돌은 여럿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플레이브가 단연 돋보였던 이유는, 버추얼에 초점을 두지 않고 '아이돌'스럽게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1. SNS 바이럴 마케팅

팬들 대부분은 SNS 알고리즘에 계속 뜨는 사진 때문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합니다. 매 주 2회 유투브 라이브 방송을 하고, 팬들은 이를 편집해 영상이나 숏폼으로 재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콘텐츠가 생산되고 바이럴 될 수 있었습니다.

참고 :

2. 플레이브 오류

아무리 기술적으로 보완했다 하더라도 모든 순간이 완벽할 순 없죠. 멤버의 팔이 몸을 통과하는 듯 모이는 기괴한 모습이 오히려 웃긴 포인트를 만들고, 그 과정 속에서 멤버들의 유연한 대처가 입덕 포인트가 되기도합니다. 이러한 플레이브 오류 영상들은 대부분 팬들이 만든 편집본이지만 매우 높은 조회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팬이 만든 유튜브 영상, 81만뷰 (https://youtu.be/srlbue3glVs?si=YfZ_5XrA0HQMWjuM)
팬이 만든 유튜브 영상, 81만뷰 (https://youtu.be/srlbue3glVs?si=YfZ_5XrA0HQMWjuM)

3. 팬들과의 접점 확대

아이돌에게 핵심은 팬덤입니다. 플레이브는 주 2회 2시간씩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꾸준히 팬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유행하는 밈을 따라하고 시청자들과 대화하고, 사연을 바고, 게임도 하고, 도네이션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이후 라이브 영상은 쇼츠로 재생산되어 알고리즘을 타고 새로운 팬을 만들기도 합니다.

버츄얼 아이돌이 주 2회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의 기술력을 집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버튜버 방송에 익숙하겠지만, 기존에 버튜버들은 대부분 상반신과 표정 위주로 보이거나 그 동작이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플레이브는 K-POP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고난이도의 춤과 동작을 선보이곤 하는데, 실시간으로도 매우 부드럽게 구현되는 모션 트래킹 기술이 팬들과의 원활한 교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기술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4. 본질은 음악

버튜버 개념에서 시작한 타 버추얼 아이돌과 다르게, 플레이브의 뿌리가 아이돌에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K-POP 아티스트를 지향하는 플레이브는 지금까지 작곡, 작사, 안무를 멤버들이 직접 맡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플레이브 팬덤이 급격히 확산된 계기가 된 '노아의 베텔기우스 커버영상'은 멤버의 가창력 덕분에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을 깨주었습니다.

스포츠 팀을 응원 할 때에도 결국 경기를 잘해야 응원할 맛이 나듯, 버추얼 아이돌도 음악이 좋아야 팬 할 맛이 나지 않을까요?

5. 서브컬쳐 문화

플레이브가 선택한 모습은 K-웹툰에 나올법한 그림체입니다. 웹툰, 웹소설, 애니메이션 등의 서브컬쳐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가상세계는 이미 익숙한 개념입니다. 그리고 서브컬쳐에서는 팬들끼리 등장인물 간의 관계를 팬소설로 작성하기도 하고, 작품을 재편집해서 공유하기도 하는 등 팬덤 안에서 재창작된 새로운 세계관이 흔히 형성되고는 합니다.

기존 아이돌 팬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웹툰 모습의 플레이브에게는 이러한 서브컬쳐가 거부감 없이 더 빠르게 적용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BL 까지도 말이죠. (리디의 매출을 보면, 국내 BL 시장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을지도요)


버추얼 아이돌도 콘서트를 해?

아직 그들을 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대체 어떻게 가상 세계의 아이돌과 소통하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차피 화면 안에 있는 버추얼 아이돌인데, 모니터로 보는 것과 콘서트 전광판으로 보는게 다른걸까요?

팬들은 실시간 소통, 교감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아이돌 콘서트와 다를게 없다고 말합니다.

"오프라인 콘서트가 특별했던 건, 플레이브가 플리를 실제로 볼 수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화면은 벽이나 제약이 아닌 실제 자체라고 생각하죠. 화면에 보이는 모습이 플레이브 그 자체인 거라고.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팬과 그 모습을 실제로 보는 아티스트의 교감’이라는 오프라인 콘서트가 가지는 의의라면, 플레이브의 오프라인 콘서트에 참여하는 이유는 타 아이돌 팬이 오프라인 콘서트에 참여하는 이유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브 팬 인터뷰 중

뿐만아니라, 콘서트 장 밖에서는 다른 팬들과 교류의 장이 되어줍니다. 팬들끼리 나눔도 하고, 서로 사진도 찍으며 온라인에서만 만나던 팬덤이 서로를 만날 수 있습니다. 팬들끼리 모여 앉는 팬석이 공유되어 있어서 함께 보는 즐거움도 느꼈다고 합니다.

출처 X @idolradiokorea
출처 X @idolradiokorea

다음달 4월 13, 14일에는 서울 올림픽홀에서 첫 단독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아질줄 모르고 작년에 미리 대관을 해둔터라, 팬덤에 비해 작은 3천석 규모의 공간에서 진행이 됩니다. 덕분에 선예매에 7만명의 팬들이 몰리며 10분만에 전석 매진되었습니다.


플레이브를 만든 회사 블래스트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는 스타트업 블래스트가 만들었습니다.

블래스트는 MBC 영상미술국 VFX팀에서 일했던 이성구 대표가 MBC 사내벤처 1기로 시작한 회사로, 독립한지 얼마되지 않아 MBC와 IPX(전 라인프렌즈)로부터 24억원의 시드투자를 유치했습니다. 2023년 3월에는 DSC인베스트먼트와 슈미트로부터 Pre-A로 20억원을 투자 받았습니다.

회사의 주요 멤버

대표이사인 이성구 대표는 2002년부터 2021년까지 MBC 영상미술국 VFX팀 슈퍼바이저로 일하며, MBC의 여러 간판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대표적으로 하지원‧주진모 주연의 사극 ‘기황후’, 이종석‧한효주 주연의 멜로/서스펜스 드라마 ‘W’, 이승기‧수지 주연 ‘구가의 서’ 등이 있다.

애니메이션 전문가인 윤창희 부대표는 회사에서 뼈, (얼굴)표정 등 캐릭터 전반을 총괄한다. 윤창희 부대표는 일본의 세계적인 게임 소프트웨어 기업 ‘캡콤’의 한국 지사인 ‘캡콤코리아’ 출신으로 MBC에서 이성구 대표와 함께 일했다.

이현우 CTO(최고 기술 경영자)는 게임 엔진 분야를 총괄한다. 업계에선 ‘언리얼 천재’로 평가받고 있는 20대 개발자이다. 이현우 CTO는 학창 시절부터 각종 주목할만한 언리얼 아이템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현우를 비롯해 언리얼 팀이 11명이나 된다. 동종 분야에서 이 정도 규모의 언리얼 전문가를 팀으로 구성하고 있는 예는 찾기 쉽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플레이브’ 프로젝트는 시작한지 3개월만에 3명의 멤버를 선공개하는 등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멤버들이 공개한 일화에 따르면, 블래스트에서는 리더인 예준을 먼저 섭외했고 다른 멤버들은 서로가 지인을 추천하여 팀을 구성했다고 합니다. (출처 인터뷰)

“기술력만을 강조하는 버추얼 아이돌보단 팬과 아티스트가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IP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버추얼 아이돌을 제작하는데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 팬에게 사랑받기 위해선 좋은 음악과 콘텐츠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성구 대표
이성구 대표
이성구 대표

블래스트가 핵심 기술로 시장을 찾은 방법

아래의 내용은 언리얼 페스트 2023에서 블래스트 CTO의 강연에서 발췌했습니다.

1. 기존의 실패 사례를 찾아봤다.

예쁘고 잘생긴 실제 사람같은 버추얼 휴먼으로 아이돌을 만들면, 기존의 아이돌과 싸워야 한다. 이미 예쁘고 잘생긴 연예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위적인 버추얼 휴먼을 내세우면 이길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잘 해봐야 동등한 정도일테다.

반면 만화 스타일로 버추얼 휴먼을 만들면 정반대로 기존보다 나아질 수 있었다. 만화 스타일의 IP 타겟층은 소설이나 애니메이션, 게임과 같은 서브컬쳐 장르를 좋아하며 이미 가상세계에 친숙하다. 기존에는 텍스트나 이미지와 같이 정적으로 존재하던 가상 인물이 이제는 살아 움직이고 방송을 통해서 소통이 가능해지니, 더 좋아지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2. 일본에서 증명된 성공사례가 있었다.

이미 일본의 홀로라이브(hololive), 니지산지(anycolor)가 있었고 두 MCN의 구독자 수는 1억명을 넘어섰다. 눈과 입, 상반신 정도만 움직이는 낮은 퀄리티이지만 그만큼 매우 쉽고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이다. 그래서 두 회사는 적은 비용으로 다수의 IP를 만들어, 다양한 스타일의 많은 버튜버를 운영하는 MCM 모델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 버튜버 IP 운용 MCN 모델
일본 버튜버 IP 운용 MCN 모델

3. 우리의 기술적 강점을 살리는 전략을 찾아냈다.

하지만 블래스트는 높은 퀄리티의 IP를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그만큼 느렸다. 이렇게 IP 확장 속도도 느리고 쉽게 방송을 켤 수도 없기 때문에, 앞선 버튜버들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한다면 지속 가능한 IP를 만들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블래스트는 높은 기술력으로 고퀄리티의 지속가능한 IP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더 많은 노력을 들이는만큼 더 넓은 대중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웹툰 스타일과 K-POP이라는 영역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블래스트의 버추얼 아이돌 모델
블래스트의 버추얼 아이돌 모델

플레이브 제작의 핵심 기술

모션캡쳐 자체는 영상 업계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오던 기술이다. 20년 전 ‘반지의 제왕’의 골룸을 연기하던 모션캡처 기술과 원리 측면에서는 여전히 동일하다.

메타휴먼 애니메이터 이미지 (출처=언리얼 엔진 홈페이지)
메타휴먼 애니메이터 이미지 (출처=언리얼 엔진 홈페이지)

먼저 배우의 연기를 모션캡쳐 시스템이 녹화한 후 모션 데이터를 3D 프로그램으로 가져와서 애니메이터들이 이를 캐릭터에 어울리는 애니메이션으로 후가공을 해 최종 영상물을 제작한다.

보통 배우와 가상 캐릭터 사이에는 신체 비율 등 차이가 존재한다. 이 경우 배우의 연기를 캐릭터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대단히 어색하다. 이를 애니메이터들이 후가공 작업으로 데이터를 캐릭터에 어울리도록 고치게 된다. 모션캡처 녹화부터 최종 영상물에 이르기까지의 작업이 아무리 짧아도 며칠씩 걸리는 이유다.

하지만 기존의 모션캡처 기술은, 실시간 버추얼 라이브 환경에서의 동작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버추얼 라이브 환경에서는 애니메이터에 의한 후가공 공정이 들어갈 틈이 없다. 이런 프로세스에서는 기존에 사람이 해주던 후가공 공정을 대신해 줄 ‘실시간 리타기팅’ 기술이 필수다. 대부분의 보션캡쳐 솔루션이 모션 데이터를 캐릭터에 실시간으로 적용하기 위한 리타게팅 기술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캐릭터와의 비율 차이에 대한 고민 없이 배우의 움직임을 캐릭터에게 그대로 덮어씌우는 것만 가능한 한계가 있었다.

블래스트가 해결해야 했던 핵심 문제 2가지는 신체 간섭 보정과 신체비율 차이 보정 이슈였다.

배우가 배에 손을 얹는 동작인데, 배가 나온 캐릭터 때문에 손이 배를 뚫는 문제가 발생한다.
배우가 배에 손을 얹는 동작인데, 배가 나온 캐릭터 때문에 손이 배를 뚫는 문제가 발생한다.
한 화면에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 문제가 된다.
한 화면에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 문제가 된다.
이러한 크기와 비율이 문제가 되어 인물이 사물을 제대로 붙잡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크기와 비율이 문제가 되어 인물이 사물을 제대로 붙잡지 못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래스트는 1) 실시간 간섭 회피 솔루션과 2) 자체 리타기팅 솔루션을 개발했다.

실시간 간섭 회피 솔루션을 통해 빠르게 춤을 추는 동작에서도 손이 몸을 통과하지 않게 되었다. 구현 원리는, 매 프레임마다 라인 트레이스를 이용해서 손이 주변 바디와 충돌할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를 평가하고,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벡터를 계산에 적용했다. 특히 회피 벡터를 계산할 때에는 배우의 춤선을 왜곡하지 않으면서도 충돌을 회피할 수 있도록 배우가 의도하는 움직임도 고려했다.

배우가 착용할 때마다 매일 달라지는 마커의 오차 문제도 해결했다.

실시간으로 배우가 물건을 집는 동작 구현

리타기팅 방식에는 2가지 방법이 있는데, FK 방식을 이용하면 배우의 자세를 보다 정확히 반영할 수 있지만 주변 물체와의 상호작용은 어색해진다. 반면, IK 방식을 이용하면 물건과의 상호작용 위치를 정확하게 반영하여 물건을 집는 등의 행위를 표현할 수 있지만 배우의 자세가 어색해진다.

기존의 리타기팅 방식은 둘 중 하나만 선택해서 송출할 수 있었지만, 블래스트는 Dynamic IK 방식을 개발하여, 배우가 무언가를 집으려는 상황만(물체에 컴포넌트를 심어두어 배우의 손이 물체에 가까지 갈 때)에서만 자동으로 IK로 전환되도록 구현했다.

이런것까지? 싶지만 춤추는 아이돌에게 매우 중요한 신발 보정

신발마다 밑창과 옆면 두께가 다 다르므로 신고 있는 신발에 맞춰서 이를 보정해주지 않으면 밑창이 바닥을 뚫거나 발이 서로 겹치는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이런 사소하지만 디테일한 보정 덕분에 방송을 보면 멤버들이 이렇게 현란한 춤을 춰도 발의 항상 지면에 자연스럽게 잘 접지 된다. (타 CG 전문 유투브 영상을 보니, 이 부분이 정말 잘 구현 된거라고 칭찬을 하더라구요.)


버추얼 아이돌의 비즈니스 성공 가능성

플레이브가 상당한 규모의 팬덤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가능케 한 데에는 엄청난 기술력이 뒷받침 되었다는 것도 알아보았습니다. 이어서, 그들이 기업으로서 수익을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출 수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아이돌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수익구조는 크게 앨범판매, 공연, 광고, 그리고 MD 및 IP 라이센싱 등으로 구성됩니다. 국내 4대 엔터테인먼트의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을 보면, 코로나19 이전 2019년 기준으로 앨범과 공연 매출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타 산업에 비해 여러 사업 부분의 매출 비중이 꽤나 고른 편입니다.

출처: 빅히트 시그널
출처: 빅히트 시그널

수익 구조 하나씩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앨범 판매

플레이브의 두번째 미니앨범 'ASTERUM : 134-1'의 초동 판매량이 56만장을 돌파했습니다. (2024년 3월) 이게 높은지 낮은지 감이 안 잡히기 때문에 한터차트에서 2024년 발매된 초동 Top 5를 확인해보니, 1위 NCT DREAM의 미니앨범 5집이 224만장, 4위 르세라핌의 미니앨범 3집이 98.9만장, 그리고 5위 NCT 127이 80만장을 기록 중입니다.

남자 그룹별 최고 기록을 살펴보면 역대 17위로 꽤나 높은 순위임을 알 수 있습니다.

2. 공연 수익

2024년 4월 13, 14일 첫 단독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총 3천석 규모로 여타 아이돌 공연에 비해 작은 규모지만, 이는 인기를 예상하지 못한채 대관한 주최측의 실수(?)로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콘서트 예매 가격: 12.1만원 (플리 멤버쉽 선예매 10.8만원)

온라인 스트리밍 가격:  5만원 (플리 멤버쉽 2.5만원)

3. 광고 수익

플레이브는 이미 다양한 브랜드, 회사와 콜라보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PPL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포토부스 브랜드와의 콜라보는 Z세대에게 인기임을 증명합니다. 출처: 포토이즘
포토부스 브랜드와의 콜라보는 Z세대에게 인기임을 증명합니다. 출처: 포토이즘

플레이브는 3D모델링으로 제작한 제품을 착용하고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라이브 방송에서 브랜드 최고 매출을 돌파했어요. 무신사 실시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첫 PPL이라 주목도가 더 높았다고 합니다.

스트릿패션브랜드 디오스피스 (출처: X @plave_official)
스트릿패션브랜드 디오스피스 (출처: X @plave_official)

토스와 콜라보하여 10대를 위한 금융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라이브 방송에서 플레이브가 직접 퀴즈를 푸는 형식으로 진행하여, 실시간 댓글을 통해 팬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출처 유튜브 PLAVE 플레이브
출처 유튜브 PLAVE 플레이브

4. MD 및 IP 라이센싱 (기타)

지난 2024년 3월 12일에는 플레이브 데뷔 1주년을 기념하여,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 스토어가 진행되었습니다. 일반 아이돌과 다름 없이 다양한 굿즈가 판매되었고 이를 즐기는 팬들 또한 별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플레이브와 이세돌 등 가상 아이돌 팝업 매출이 70억을 넘었다고 합니다. 한달간 순차적으로 진행한 버추얼 아이돌 세 팀(이세계 아이돌, 스텔라이브, 플레이브)의 팝업스토어를 다녀간 고객이 10만명을 기록하고, 매출은 총 70억이 넘었습니다.

플레이브의 매출만 따로 떼내어 볼 순 없지만, 고르게 1/3이라고 가정한다면 약 일주일간 20억원 수준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플레이브는 기존 엔터 산업과 동일하게 수익 구조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제 지속가능성만 체크해보면 되겠군요.


블래스트에게 남은 숙제

플레이브를 만든 회사 블래스트에 대해 알아보니, 블래스트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라기 보다는 기술 스타트업에 가까웠습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로 어떤 시장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를 고민하다가 K-pop 아이돌이라는 아이템을 찾아냈고, 이를 빠르게 구현하며 매우 성공적으로 PMF(Product-Market Fit)을 찾아냈습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퀄리티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했고, 덕분에 팬들과 자주 소통하며 많은 콘텐츠를 생성하고 팬덤을 형성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반짝 유행했던 수많은 아이돌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플레이브라는 성공적인 IP를 어떻게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지, K-POP 아티스트로서 좋은 음악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콘텐츠를 기획하고, 또 팬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 등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의 역량이 중요해지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글로벌 팬덤 형성 가능성입니다.

딴따라였던 가수들이 K-POP 아티스트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이자, 연예기획사였던 국내 회사들이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성장하며 격이 다른 매출과 영업이익을 가져갈 수 있었던 데에는 글로벌 시장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하이브의 2023년 매출의 64%가 해외 비중입니다.

아직까지 플레이브는 유의미한 해외 마케팅을 하고있지 않은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소통이 가장 중요한 버추얼 아이돌의 특성상 언어의 제약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과제로 보입니다.


구독자님에게만 이야기 하는 언타랩스의 생각

아직도 버추얼 아이돌에 갸우뚱 하신다면,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 중 하나인 LOL 프로게이머 페이커 선수의 명언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e스포츠가 과연 스포츠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경기를 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많은 분께 좋은 영향을 끼치고, 경쟁하는 모습이 영감을 일으킨다면 그게 스포츠로서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LOL 프로게이머 페이커

마찬가지로 실제 사람이던 버추얼이던, 좋은 노래와 콘텐츠로 재미를 제공하고 팬들에게 우상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면 그게 아이돌로서 가장 중요한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 자료 출처

Z세대가 빠진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완벽 정리

[플레이브] 가상 휴먼은 아이돌이 되고 싶어!

[플레이브] 새로운 케이팝 영광의 시대를 이끄는 주인공

‘블래스트’ 이성구 대표…“버추얼 아이돌, 좋은 음악+콘텐츠가 핵심”

언리얼 페스트 2023 서울 | DAY 3 |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의 탄생 과정과 기술 이야기

데뷔 2주 만에 웨이보 가상 아이돌 1위 등극한 ‘플레이브(Plave)’의 마케팅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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