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와인 언니입니다 😁
'Art & Wine'에서는와인과 미술의 공통점을 찾아서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오늘의 주제는 세상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Jeff Koons)의 작품과 럭셔리 샴페인의 대명사인 '아르망 드 브리냑(Armand de Brignac)'입니다.
거대한 장난감이 미술관을 점령하다
뉴욕의 한 미술관,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서 있습니다. 그들 앞에는 거대한 스테인리스 조각이 있는데, 놀랍게도 어린 아이의 생일 파티에서나 볼 것 같은 풍선 강아지 모양이에요. 바로 제프 쿤스의 유명한 작품 '벌룬독(Balloon dog)'입니다.
제프 쿤스는 어느 날 문득 사람의 내장을 떠올리며 생각했다고 해요.
그는🎈풍선 강아지🐶를 소재로 선택했어요. 부풀어오른 장에서 귀여운 풍선 강아지를 떠올리다니 참 기발하죠?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작은 풍선을 거대하게 확대한 뒤,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조각으로 만들어 버렸어요.
말랑하고 가벼운 풍선이 견고하고 무거운 조각품이 되자 관람객들은 그 크기와 재질의 반전에 시각적 충격을 받게 되었답니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만 같았죠.😳♦️♣️♠️
쿤스의 이런 아이디어는 그가 존경하는 두 예술가의 영향을 받았는데요, 바로 '앤디 워홀'과 '살바도르 달리'입니다.
워홀의 팝아트에서 그는 평범한 물건을 예술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배웠어요. 워홀이 캠벨 수프와 마릴린 먼로를 예술 작품으로 만든 것처럼 쿤스도 풍선으로 만들어진 동물과 유명인을 자신의 작품 소재로 삼았죠.
한편 달리의 초현실주의에서는 현실을 뒤틀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배웠습니다. 달리가 녹아내리는 시계를 그렸다면, 쿤스는 사물을 확대해 거대하게 키우거나, 기존 사물의 재질과 전혀 다른 재질을 사용해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었어요.
'벌룬독'은 곧 미술계의 슈퍼스타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작품을 보며 웃고, 놀라고, 때로는 의문을 품었죠. "이게 정말 예술일까?" 하지만 바로 그 질문이 쿤스가 원하던 것이었어요. 모두가 벌룬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으니까요!
어떤 사람은 그가 '현대 미술의 혁신가'라고 찬양했고, 어떤 사람은 깊이나 철학 없이 상업성에만 집중했다고 비난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관심 속에서 '벌룬독'은 일종의 아이콘이 되어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경매장에서는 천문학적인 가격에 팔리기 시작했어요. 오렌지색 '벌룬독’은 무려 5,840만 달러(약 800억 원)에 팔렸다고 해요. 어린 아이의 장난감처럼 보이는 조각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예술품 중 하나가 된 거죠.
*2019년에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그의 작품 🐰‘토끼(Rabbit)’가 9100만 달러(약 1200억 원)에 낙찰되면서, 살아있는 화가 중 최고가를 기록한 아티스트가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쿤스가 예술가가 되기 전에는 월스트리트의 브로커와 갤러리의 아트 딜러로 일했다는 거예요. 그는 거기서 비즈니스와 미술 시장의 생리에 대해 배웠고, 이 경험은 그의 예술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해요. 쿤스는 작품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파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쿤스의 사진을 한 번 보세요~ 깔끔한 양복 차림을 한 그는 예술가가 아니라 마치 성공한 사업가 같아 보여요.
(실제로 그는 작품 제작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작품을 기획하는 일만 한다고 합니다.)
그는 "예술가는 보헤미안처럼 보여야 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예술과 비즈니스가 얼마나 가까울 수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거절 당한 힙합 스타의 황금빛 복수
힙합의 제왕 Jay-Z가 2006년 "On to the Next One"이라는 노래에서 한 말입니다. 이 한 줄의 가사 뒤에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숨어 있어요.
‘크리스탈’이라는 샴페인, 들어보셨나요?
19세기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드르 2세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최고급 샴페인입니다. 투명한 병에 담긴 이 샴페인은 오랫동안 럭셔리의 상징이었죠. 힙합 스타들도 이 샴페인을 즐겨 마셨습니다. 특히 Jay-Z는 크리스탈의 열렬한 팬이었어요.
그런데 2006년,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크리스탈의 모회사 루이 로드레의 CEO가 한 인터뷰에서 폭탄 발언을 했거든요. "힙합 문화에서 우리 샴페인이 소비되는 것이 달갑지 않다"고 말한 겁니다. 🫢 이는 곧 "흑인 래퍼들은 우리가 원하는 고객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해석됐죠.
Jay-Z는 격분했습니다. 그는 즉시 크리스탈 보이콧을 선언했어요. 하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파티에 샴페인이 없다니, 상상이나 할 수 있나요? 😅 Jay-Z는 새로운 샴페인을 찾아 나섰고, 마침내 뉴욕의 한 와인샵에서 운명처럼 '아르망 드 브리냑'을 발견합니다.
Jay-Z는 자신의 뮤직비디오에 아르망 드 브리냑을 등장시키고, 노래에도 이 샴페인을 자주 언급했습니다.
그의 영향력 덕분에 '아르망 드 브리냑'은 순식간에 힙합 문화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었죠. 그리고 그는 아예 이 브랜드를 사버렸어요!
'아르망 드 브리냑'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최고급 샴페인으로 대중에게 각인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버닝썬의 1억 짜리 '만수르 세트'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는.. 😅)
그리고 2021년에는 럭셔리 그룹 LVMH에 이 브랜드의 지분 50%를 매각합니다.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렸다고 해요. 이 정도면 꽤 멋진 복수극 아닌가요? 😄🔥
공통점 정리
여러분, 이제 '아르망 드 브리냑' 샴페인과 제프 쿤스의 '벌룬독’을 나란히 놓고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 얼핏 보기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이 둘 사이에 숨겨진 재미있는 공통점들이 보이나요?
1. 외형부터 비슷합니다 : '아르망 드 브리냑'의 황금빛 병과 '제프 쿤스'의 벌룬독은 반짝이는 금속 재질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사람들의 기억에 깊이 박히는 강력한 브랜드이기도 하죠. 파티장에서든 미술관에서든, 이들은 단연 주인공입니다.
2. 대중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 제프 쿤스는 일상적인 물건을 예술로 승화시켰고, 아르망 드 브리냑은 힙합이라는 대중화 된 문화의 열렬한 지지를 통해 최고급 샴페인으로 부상했죠.
3. 고급 문화와의 경계를 허물었어요 : 힙합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샴페인, 미술관에 전시된 거대한 장난감.. B급 문화에서 고급 문화의 정상에 오른 이 둘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왜 예술은 어렵고, 럭셔리는 대중과 멀어야 하나요?"
4.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어요 : 둘 다 찬사와 비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제프 쿤스 (Jeff Koons)
긍정적 평가 🙆🏻♀️
- 현대 미술의 개척자, 앤디 워홀의 뒤를 잇는 중요한 팝 아티스트
- 미술의 경계를 넓히고 대중과 예술을 가까이 하는 역할을 함
부정적 평가 ❌
- 키치 Kitsch (싸구려 취향)
- 상업적 성공을 위해 철저히 계산된 생산품에 불과
- 시각적으로 매력적이지만, 깊이 있는 예술적 메시지가 부족
아르망 드 브리냑 (Armand de Brignac)
긍정적 평가 🙆🏻♀️
- 대중들에게 럭셔리 샴페인으로 인식됨
- 2010년 Fine Magazine 의 100대 샴페인 리스트에서 1위 차지
부정적 평가 ❌
- 가격 대비 품질이 아쉽다는 의견
- Jay-z가 금전적인 이득을 위해 홍보한 와인이라는 의혹
+ 아, 생각해보니 제프쿤스가 돔 페리뇽과 콜라보레이션을 한 적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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