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일이든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목표와 의도부터 묻는다. 목표를 알아야 방향을 설정할 수 있고, 의도를 알아야 일이 끝난 후 정당한 평가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제일 잘 하고 싶은 과제인데도 이유와 목표를 모른 채 해내야 하는 일이 있었다. 삶이었다.
하다못해 게임을 한 가지 해도, 시작 전에 규칙부터 설명해 준다. 무엇이 목적이고 어떻게 점수를 얻는지 알려준다. 그런데 그와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데도 삶에 관한 한, 나는 어떠한 안내도, 지침도 받은 기억이 없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간의 길 위에 놓여 있었고, 이유도 모른 채 앞으로 가야 했다. 점수를 잃고 무릎이 깨져 가면서 규칙을 배워야 하는 이상한 게임. 이것은 너무 불합리하지 않은가.
인문 에세이 '무의미한 순간은 없다'

서문: 이유는 알고 삽시다
1편: 여정의 시작
2편: 신은 그만 잊으세요
3편: 막 너머의 세계
4편: 인공지능이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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