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에 가족과 함께 해외 여행을 다녀왔어요
기쁜 마음과 행복한 해외여행 생각으로 여권과 탑승권을 들고 비행기에 탑승해서 예약된 자리가 있는 좌석으로 이동하는 길에 비즈니스 좌석을 보고 작은 아이가 질문을 던지네요.
"여기는 무슨 자리야? 왜 이리 의자가 커?? 누가 앉는거야?"
맞아요. 우리 가족은 일반석(이코노미)을 예약했고 비행기 뒷쪽으로 꾸역꾸역 이동하는데, 탑승구쪽 비즈니스 공간을 보고 아이가 궁금해 한 것이였다.
일반석에 짐을 올리고, 좁은 좌석으로 몸을 구겨넣으면서 아이에게 이야기 해 줬어요. "아까 거기는 비즈니스 좌석이고, 일반석에 비해 가격이 2배 정도 비싸"
그랬더니 아이가 다시 이야기 한다.
"지난번에 제주도 갈때도 봤었는데, 거기서는 우리가 안먹는 쥬스도 주나봐"
그랬구나. 지난 여름 여행갈때 이용한 비행기에서도 봤었구나. 일반석과는 다른 좌석이 있다는 것도 알았고, 거기서는 일반석에서는 주지 않는 쥬스도 주는 것을 본 모양이다.
다행이다. 쥬스병만 봐서. 비즈니스에서 제공되는 기내식을 봤으면 ㅎㅎㅎ 아마 본인도 비즈니스 좌석에 앉게 해 달라고 졸랐을 것이 분명했다.
우리 주변에는 이코노미 좌석과 비즈니스 좌석처럼 한 공간안에 차이점이 많은 다른 세상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상한게 아니다. 당연하게 느껴지고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고 있었다.
그게 자본주의 경제체제이고, 가격을 지불하면 물건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돈을 많이 지불하면 비즈니스 좌석에 편안하게 앉아갈 수도 있고, 일등석에 누워서 장거리 비행을 즐기면서 여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자본주의 논리가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먹먹할 때가 참 많다. 이번 여행이 그랬다.
이번에 다녀온 해외여행은 싱가폴에서 4박5일간 크루즈를 타고 싱가폴-페낭-푸켓-싱가폴로 다시 돌아오는 크루즈 여행이었다.
크루즈는 승객만 3,500명이 승선하고, 승무원이 3,000 가까이 서비스를 하는 대형 여객선으로, 객실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객실마다 사이즈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일반적인 호텔 생각하면 매우 상식적인 부분이다)
- 내측객실(창문이 없는 작은 방),
- 윈도우객식(창문은 있지만 열리지 않는 방),
- 발코니객실(발코니, 즉 베란다가 있어 바다와 하늘을 보면서 여행가능한 객실),
- 스위트객실(방과 거실이 있는 넓은 객실) 등이 있다.
근데 문제는 식사였다.
보통 크루즈 여행은 객실요금에 1일 3식의 식사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올인클루시브 상품이다.
객실은 아이들도 있고, 와이프도 시원한 바다 향기도 느껴보고, 밤바다의 황홀함도 체험하고자 발코니객실로 예약을 했는데, 대부분의 크루즈는 내측/윈도우/발코니 객실이 전체의 85%를 차지한다.
크루즈 첫날, 식사를 하러 대형 붸페 식당을 갔는데 많이 당황했다.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이다. 많은 정도가 아니고 자리를 잡을수 없을 정도로 붐볐고복잡하고 힘이 들었다.
하지만 불굴의 한국인 답게, 자리를 잡고 맛있어 보이는 뷔페 음식을 여러번 먹으면서 식사를 마쳤다.
근데 여행 블로그에 보니, 스위트객실부터 이용할 수 있는 뷔페 식당이 별도로 있는게 아닌가!!
사진으로 본 실버다이닝(스위트 이상 객실 여행객이 사용하는 뷔페식당)은 한가롭고 음식도 고급지고 시설도 굉장히 럭셔리했다.
그랬다. 비행기의 이코노미와 비즈니스의 차이점은 의자크기와 공간만 다른것이 아니었다. 비행중에 제동되는 기내식의 메뉴와 퀄러티 그리고 그릇까지 모든것이 어나더 레벨이라는 것을 잠시 망각했다.
아이에게 이코노미는 조금 불편해도 크게 나쁘지 않아~라고 대답을 쉽게 했지만, 막상 내가 발코니객실 예약자로서 3,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식당에서 불편하게 밥을 먹는 내내 자본주의의 밑바닥을 경험하고 불편함까지 느꼈다.
물론 실버다이닝을 직접 보지 않아서 비행기의 비즈니스처럼 시각적 차별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크루즈 여행 내내 다음번에는 스위트객실을 이용해야지(단지 희망사항이지만 ㅎ)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여행 내내 비행기의 비즈니스, 크루즈의 실버다이닝의 차이점이 마치 영화 설국열차의 꼬리칸과 머리칸의 차이처럼 느껴지는건,
자본주의에 쩌든 나만의 느낌이었을까...
이제는 꼬리칸에서 중간칸으로는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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