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카톡 '생일인 친구 보기' 끌까 말까?

지인의 생일 어떻게 챙기세요?

2022.09.24 | 조회 6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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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의 주간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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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에 '생일인 친구 보기' 기능이 있습니다. 기본으로는 켜져 있고 설정에서 변경하여 끌 수 있지요. 처음 이 기능이 생겼을 때 '페이스북에서도 알려주는데 카톡에서도 알려주네!'라고 가볍게 여겼어요. 그런데 생일인 친구 알람이 하이라이트 되니 은근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1.500명이나 되는 카톡 친구의 생일을 생각하면 하루에 평균 5명의 생일자가 있는 셈입니다. 매일 누군가의 생일을 챙겨줘야(?) 하는 상황인 거죠. 물론 말로만 축하하면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겠지만요.

일단 빨간색의 알람이 뜨는 것부터 시작해서 누가 생일인지가 보이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떠올리며 생일 축하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시작됩니다. 때로는 이 사람이 누구더라 하는 답답한 상황도 생기죠. 개인적인 친구도 카톡으로 연결하지만 일단 연락처가 자동으로 카톡으로 연결되어 업무적으로 아는 사람까지 카톡 친구가 되니까요. 이미 번호가 바뀌어 모르는 사람까지 카톡 친구입니다. 

'카톡 생일인 친구 보기 끄기'라는 키워드로 굳이 검색해서 설정에서 꺼두었습니다. 혹시 방법을 알고 싶다면 전체 설정의 친구를 선택해서 친구 보기 설정 밑의 생일인 친구 보기 버튼을 비활성화하면 됩니다.

카톡 전체 설정 → 친구 → 생일인 친구 보기 끄기
카톡 전체 설정 → 친구 → 생일인 친구 보기 끄기

어찌 보면 아이러니입니다. 사람이 좋다며, T에서 F로 간다며 공공연히 떠들었지만 실상은 사람들 만나거나 떠올리는 데 피로감을 느끼나 봅니다. 아무튼 부끄럽게도 저는 그렇습니다. 다른 일에서는 부지런을 떨지만 사람을 챙기는 데는 게으름이 발동합니다. 정작 챙겨야 하는 친구만 있다면 상관없을 듯한데 고민이 싫은 것 같습니다.

생일 축하 카톡이 게으른 정신에 일침을 놓았습니다. 월요일이 제 생일이었는데 코로나가 끝나가는 시점이라 그럴까요? 유난히 사람이 그리워서일까요? 여느 때와 달리 올해 특히 소식이 뜸했던 분에게서 축하 메시지가 많았습니다. 자신의 근황을 알리며 제 안부를 물어주셨어요.

가장 반가운 건 15년 만에 소식을 준 해담풀 언니였습니다. 북클럽에서 우연히 알게 되어 언니가 근무하는 사무실에 놀러도 갔는데 어찌나 성실하게 일하고 자기계발에 열심이던지 롤모델로 삼고 싶은 정도였지요. 퇴근 후나 주말에 특강을 들으려 아이를 업고 다녔을 정도니 말이죠. 방황하던 제 삶에 에너지를 주었고, 분명 큰 구심점이 되었던 분인데 연결이 희미해졌어요. 어느덧 세월이 흘러 먼저 연락할 용기를 못 냈는데, 카톡 생일 알람을 보고 먼저 연락을 주셨습니다.

어찌나 반갑고 고맙던지요. 언제 차 한잔하자는 언니의 제안에 덥석 저녁 약속을 잡았습니다. 언니를 만날 당시 제 닉네임은 '마음의 평화와 미소' 짧게는 '마음평화'였습니다. 맑은 영혼의 소유자로 저를 기억하며 함께 할 시간을 기다린다니 감사하면서도, 제가 맑은 영혼의 소유자가 맞는지 되새김했어요. 어리바리하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방황하던 때인데 말이죠. 

분명 우리는 변했습니다. 그사이 저는 작가가 되었고요. 언니는 백수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분명 뭔가 또 바쁘게 일을 벌이고 있을 거라 믿어요. 밤을 새워도 모자랄 인생의 흔적을 조금씩 아끼며 나눠야겠어요.

언니뿐 아니라 수 년 만에 혹은 일 년에 한 번 생일에만 톡을 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도 카톡 친구가 천여 명이 넘을 텐데, 매일 생일인 친구를 확인하고, 축하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생각으로 그치거나 혹은 톡을 주는 그 정성과 시간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처럼 망설이지 않고 주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게으르다는 건 제 핑계입니다. 정말 챙기고 축하할 마음이 있다면 카톡의 '생일인 친구 보기' 기능을 당장 키거나 아니라면 가족처럼 캘린더에 챙겨야 할 사람의 생일을 반복 일정으로 넣어야겠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저는 또 고민에 빠집니다. 카톡의 '생일인 친구 보기' 기능을 온(on)하신 분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그 기능이 안내하는 생일 친구 목록을 보고 연락을 전하는 분은 더 대단하신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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