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슨 노트
최근 AI 제약 뉴스에서 핫한 문장은 이거예요. "AI가 발굴하고 설계한 신약이 처음으로 임상 3상에 들어갔다." 미국·홍콩 기반 회사 인실리코 메디슨의 폐섬유증 후보물질 렌토서팁 (Rentosertib) 이야기예요. 저도 이 소식을 처음 봤을 때 "드디어 AI 신약이 후기 단계까지 갔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이 한 문장, 뜯어보면 손볼 데가 꽤 있어요. '신약'인지 '신약 후보'인지, '들어갔다'가 정말 시작을 뜻하는지부터요.
오늘은 그 문장이 어디까지 성립하는지 같이 따라가 볼게요.

📰 3분 브리핑
- 다케다, 인실리코와 AI 신약 공동 발굴 협력 빅파마가 Pharma·AI 기반 공동 발굴에 베팅한 사례예요. 착수·근시일·마일스톤을 합쳐 최대 6억 달러 규모고요.
- SK바이오팜, 인실리코와 신경면역 협력 최대 25억 달러 'bio-bucks' 최대치와 확정 근접액의 간극을 보여줘요. 총액은 25억 달러 이상이지만, 선급·근시일 마일스톤을 합쳐도 최대 1,800만 달러예요.
- 렌토서티닙 흡입제형, 중국 CDE IND 승인 폐로 직접 넣는 제형은 아직 첫 사람 시험에 들어가는 단계라 효과를 말하긴 일러요.
🔍 딥다이브
이 약에서 AI가 실제로 한 일부터
먼저 인실리코가 뭘 했는지 짚고 갈게요. 이 회사는 Pharma·AI라는 자사 플랫폼을 신약 발굴에 썼어요. 사람이 IPF 데이터와 조건을 걸면, PandaOmics가 후보 표적들을 순위 매겨 TNIK를 맨 위로 올렸고, Chemistry42가 그 표적에 맞는 새 분자 구조를 만들어냈죠.
짚고 갈 게 있어요. AI가 혼자 뚝딱 만든 게 아니에요. 표적 순위화도 분자 생성도 사람이 조건을 걸고 결과를 걸러냈고, 연구진이 합성하고 실험하며 여러 번 다듬은 결과예요.
AI가 신약개발 과정을 빠르게 한 건 맞아요. 그런데 어디가 빨랐을까요?
실제로 이 약은 앞부분이 빨랐어요. TNIK를 2019년에 IPF 표적으로 지목한 뒤, 전임상 후보를 정하는 데까지 약 18개월이 걸렸거든요.
다만 이 18개월 중 얼마가 'AI 덕분'인지는 이 사례 하나로 결정하기 어려워요. 같은 팀이 같은 표적을 전통 방식으로 개발한 대조군이 없거든요. 결정구조가 이미 있던 표적이었고, 중국 중심 개발 인프라나 빠른 의사결정도 함께 작용했을 수 있고요.
그리고 헤드라인은 그 '빠름'이 어디였는지는 잘 안 나눠줘요. 발굴이 빨랐던 건지, 임상까지 빨라진 건지 뭉뚱그려 '빠르다'고만 하죠.
신약개발은 여러 단계를 거치는 긴 과정이라, AI가 어느 단계에서 활약했는지 분별해서 이해하면 좋은데, 이 약에서 그 단계는 발굴이었어요.
확실한 건, AI가 앞단을 당겼다고 사람 대상 검증까지 건너뛴 건 아니라는 거예요. 안전한지, 정말 폐기능을 지키는지는 결국 환자에게 오래 투약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지금 규제에서도 AI가 그 검증을 대신하진 못하고요.
물론 임상 단계에도 AI를 쓰려는 연구는 활발해요. 환자를 모으거나 시험 설계를 다듬는 걸 돕는 식이죠. 다만 아직은 거드는 수준이고, 사람 대상 검증을 대신하거나 결정적으로 앞당긴 사례는 아직 없어요.
이번 3상은 중국 47개 기관에서 320명을 52주 봐요. 기간은 통상적이지만, 규모는 최근 주요 IPF 3상보다 작은 편이에요. 피르페니돈 3상은 555명, 네란도밀라스트 3상은 1,177명이었거든요.
그럼 이 발굴이 왜 흥미로울까요?
빠르다는 것 말고, AI가 끌어올린 표적 자체를 볼 필요가 있어요. 기존 IPF 약인 닌테다닙과 피르페니돈은 각각 다른 경로를 건드려요. 이 약의 TNIK는 그 둘과 계열이 다른, 세포 안쪽 신호를 조절하는 효소예요.
여기서 정확히 짚을 게 있어요. TNIK가 처음 발견된 단백질은 아니에요. 원래 암 연구 쪽에서 알려져 있었고 결정구조도 이미 있었거든요. 다만 IPF 치료 표적으로 개발된 전례는 확인되지 않아요.
그러니까 AI가 한 일은 무에서 표적을 만든 게 아니라, 흩어져 있던 근거를 모아 TNIK를 IPF 표적 후보 맨 위로 끌어올린 거예요.
이게 왜 값질까요. 신약개발에서 가장 어렵고 오래 걸리는 건 '어디를 때릴지' 정하는 일이거든요. 사람이 덜 보던 표적을 데이터로 끌어올리고 거기 맞는 분자까지 새로 생성했다는 건, '빨리 만들었다'보다 흥미로운 이야기예요.
그래서, 통한다는 뜻일까요?
여기서 한 번 브레이크를 걸어야 해요. 표적이 새롭다는 것과 그 약이 효과가 있다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니까요.
근거로 자주 인용되는 숫자가 있어요. 60mg을 하루 한 번 쓴 군은 12주에 폐활량이 기저치보다 평균 98.4mL 늘었고, 위약군은 20.3mL 줄었어요.
그런데 이건 효능을 확증하려고 검정력을 맞춘 위약 대비 비교가 아니에요. 각 군의 기저치 대비 변화일 뿐이고, 두 숫자를 나란히 둔다고 군간 차이가 통계로 입증되는 건 아니거든요.
게다가 71명 중 55명만 12주를 마친 소규모 시험이었어요. 특히 폐활량이 좋아졌다는 60mg군은 18명 중 8명이 12주 측정값이 없어서, 빈자리를 통계로 메운 결과에 상당히 기대고 있어요.
개선이 나온 자리도 좁아요. 60mg군에서 표준치료를 함께 쓰지 않은 환자는 7명뿐이었고, 큰 증가는 이 소수에서 나왔어요. 이미 항섬유화제를 쓰던 환자에선 뚜렷한 차이가 없었고요.
안전성도 안심할 단계가 아니에요.
치료와 관련 있다고 본 이상반응이 위약군 29.4%에서 60mg군 77.8%로 늘었고, 중단자 상당수가 간 손상 때문이었어요. 60mg군에선 IPF가 급성으로 악화돼 3명이 입원하기도 했고요. 표본이 작아 단정은 못 하지만, 효능처럼 안전성도 확정된 게 아니에요.
그리고 그 3상은 '시작됐다'고들 하지만, 등록부상 예정 시작일은 2026년 8월 말이었어요. 아직 환자가 들어가기 전, '등록' 단계라는 뜻이죠.
'3상까지 갔으면 규제기관이 통과시킨 것 아니냐' 싶을 수 있어요.
그런데 3상을 열어준다는 건 '이제 큰 시험으로 효능을 확인해봐도 좋다'는 뜻이지, '효능이 입증됐다'는 뜻이 아니에요. 게다가 이 3상을 승인한 건 미국 FDA가 아니라 중국 규제당국이에요. FDA는 희귀의약품 지정만 줬을 뿐이고, 그마저 효능 인정이 아니라 개발 인센티브고요.
👥 직군별 생각 포인트
💼 제약회사에서 일한다면 — 이 약 하나의 성패보다 'AI 플랫폼이 안 보던 표적 공간을 얼마나 자주 여느냐'를 보는 게 나아요. 다케다와 SK가 계약으로 산 것도 이 약이 아니라, Pharma·AI로 함께 후보를 발굴하고 그 결과물을 개발·상업화할 권리거든요. 그래서 프로그램 하나보다 파이프라인 전체의 생존율이 플랫폼의 진짜 실력을 말해줘요.
🏥 병원·임상약사라면 — 2상에서 좋아진 신호가 표준치료를 안 쓰던 7명 남짓에서 나왔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해요. 이미 닌테다닙이나 피르페니돈을 쓰는 환자에게 더해질 약인지, 병용 데이터가 아직 얇다는 걸 임상팀과 나눠볼 시점이에요.
🏛️ 공직·기관 약사라면 — 이 3상이 중국 단독 설계라는 점을 눈여겨볼 만해요. 중국 자료를 국내에 그대로 쓸 수 있을지, 민족적 차이나 추가 자료가 필요할지는 식약처가 판단할 몫이거든요.
📎 한 걸음 더
- Nature Medicine 2상 논문 폐활량이 누구에게서 좋아졌는지, 그리고 결측·중단·안전성이 표로 나뉘어 있어요.
- ClinicalTrials.gov 3상 등록부 설계와 시작 예정일, 모집 상태를 직접 볼 수 있어요. 320명, 47개 기관, 52주라는 뼈대가 그대로 적혀 있고요.
🎯 직접 확인해보기 · 등록부 페이지에서 'Recruitment Status' 한 줄만 보세요. 이 3상이 지금 어느 단계인지가 거기 적혀 있어요.
💌 푸터
요즘 '이거 진짜야?' 싶었던 뉴스가 있나요? 답장으로 보내주세요 — 다음 검증 대상이 됩니다.
다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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