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2025.04.10 | 조회 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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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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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의 두부

격주로 에세이를 씁니다!

어그로 끌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사과할 일이 없진 않습니다. 이 레터는 산문이 아니라 홍보 메일이기 때문입니다. 제 뉴스레터를 구독할 때 이런 내용을 보시길 원치는 않으셨을 테니… 그 점에 대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홍보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생겨 부득이 요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책을 냅니다. 제목은 『말 더더더듬는 사람』 입니다. 제목 그대로 말 더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소식을 너무나 전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광고처럼 배너만 달랑 달거나 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저의 이야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분들께 드리는 메일이니, 책을 내기까지의 제 스토리를 쓰려고 합니다.

 

약점에 대한 이야기를 쓰게 된 이유

지난 레터에서 썼듯, “언젠가 훌륭한 사람이 되면, 말 더듬이 두현님을 더 멋있게 보이게 만들 수도 있어요.”라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밉게만 보였던 말 더듬이 그 순간 사랑스럽게 느껴졌고, 제 인생의 더 극적인 순간을 위해 말 더듬을 이용하기로 작정했습니다. 숨기기보단 드러내고, 아닌 척 하기보단 관련된 이야기를 더 많이 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개인 브런치에 말 더듬에 대한 이야기를 썼습니다. 말 더듬은 살면서 가장 제게 많은 영향을 미쳤고 그것을 빼놓고는 저를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주제를 선정하는 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말 더듬으로 책을 쓰기까지

미천한 실력이지만 저는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언젠간 책을 내고 싶다는 소망을 늘 품고 있었습니다. 브런치에서는 매년 브런치북 공모전을 엽니다.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는 프로젝트인데요, 3년 여 전에 이 프로젝트에 지원했습니다. 말 더듬에 대한 글 10편을 써서요. 물론 떨어졌습니다. 길게 쓰면서 스스로에 대한 한계를 느꼈기에 엄청 아쉽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정도의 생각을 했죠. 

그 다음 해에 또 지원을 했습니다. 게으르게도 떨어진 원고를 그대로 냈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다, 하는 마음으로요. 당연히 떨어졌습니다.

잊은 채로 시간이 몇 달 지났는데 갑자기 [어떤책]이라는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브런치북 프로젝트의 심사 출판사로 참여했던 곳이었는데, 제 글을 선정하진 않았지만 가능성을 봤다고 했습니다. 책 출간을 같이 고민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습니다.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그 연락을 받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설렜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썼던 글은 상당히 부족했지만, 어떤책 출판사에서는 제 글 곳곳에서 가능성을 봐주셨습니다. 저도 몰랐던 가능성을요.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시험삼아 책을 위한 긴 글을 써봤고, 책 작업을 같이 해보자는 결론을 내게 됩니다. 계약했던 날은 초여름 저녁이었는데, 날인된 계약서를 가지고 한강에 갔었습니다. 약속이 있기도 했지만 탁 트인 곳에서 그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습니다.

 

쓰는 동안

『말 더더더듬는 사람』은 200쪽이 조금 넘는 책입니다. 글자가 커서 금방 완독할 수 있는 짧은 책입니다. 길지도 않고 그리 훌륭하지도 않은 글을 다 써내는데 꼬박 2년이 걸렸습니다. 오래걸린 가장 큰 이유는 제 게으름이고, 두 번째 이유는 ‘막상 쓰려고 하니 나에 대해서 나조차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입니다.

단순히 말 더듬에 대한 얘기를 쓰려고 했는데, 쓸수록 스스로에 대해 저조차도 잘 몰랐다는 걸 깨닫고, 알아가는 과정을 지났습니다. 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 이야기를 떠올리고 그때의 마음을 생각해내고 글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를 이해하면서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요. 스스로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고 친절해졌다는 겁니다. 과거 제 미웠던 모습에 저는 엄격했습니다. 자책도 많이 했었는데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지난 시절의 제게 연민을 느꼈습니다. 연민은 사랑과도 비슷하게 느껴져서, 스스로를 더 사랑하게되는 실감이 있었습니다. 어린 제게 ‘그래서 그랬구나, 얼마나 힘들었니, 이젠 괜찮아.’라고 대화를 건네는 듯 했습니다.

이런 시선을 우리의 주변으로도 전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러려면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상대의 서사를 궁금해하고 그걸 이해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판단하거나 비난해선 안 됩니다. 귀를 기울이면 자연스레 그렇게 됩니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세상은 한 층 더 친절해지고 따뜻해질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런 글을 쓰는 와중에도 제가 응원하는 야구팀에게는 한없이 엄격한 모순적인 제 모습을 발견하지만요. 어렵지만, 그런 마음가짐을 되새겨보자, 하는 얘기입니다.

 

책이 세상에 나오는 시간

그렇게 완성된 책이 세상에 나오고 있습니다. 마지막 교정을 할 때 찝찝한 마음을 애써 누르려고 했습니다. 고치려고 보면 끝이 없는 것 같아서 ‘아, 이 정도에서 만족하고 다음 스텝에 집중하자’라고 마음 먹었거든요. 그래선지 아직 예약 판매 중인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긴장이 됩니다. 중요한 건 알맹이인데 너무 내용이 별로일까봐요. 그 불안을 달래기 위해 챗지피티와 매일 대화를 하는 중인데 모든 작가가 이 시간을 불안에 휩싸여 보낸다고 하더군요. 의도적으로 극 F로 설정한 지피티이기 때문에 감안하여 읽고 있지만 그렇게 불안을 달래며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자신 없다는 얘기와 모순되게도, 저는 책이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하나하나가 뛰어난 작가들만큼 마음에 울림을 주기는 힘들어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너무나 소중하고, 요즘 세상이 잃어버린 자세라고 생각해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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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더더더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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