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혁신

[방구석5분혁신.경영] 힘을 빼야 힘이 생긴다고? 유연함이 경쟁력이다!

'구독자'님과 함께 짚어보는 애자일 경영과 시나리오 경영. 격변의 시대, 경영의 핵심은 유연함입니다.

2023.06.06 | 조회 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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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5분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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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시대, '변화'가 문제라면, 해답은 '혁신'입니다. 혁신의 본질? 유연함이지요. 이번 뉴스레터에는 노자 도덕경에서 찾아 읽는 유연함의 통찰을 담았습니다. 리더이신가요? 그러시다면, [방구석5분혁신]과 함께 오늘도 유연한 하루 빚으시길요^^.

-혁신가이드 안병민 드림-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2012년 5월과 2019년 9월. 7년의 시차를 두고 한 곳을 찍은 두 장의 사진. 서울 익선동이다. 상전벽해의 풍경이다. 젊음의 핫플레이스는 경리단길이었다. 그 영광이 익선동으로 넘어갔다. 네이버 검색빈도를 보면 ‘익선동 시대’의 개막은 뚜렷하다. 2014년부터 2년간 경리단길 검색빈도는 익선동을 압도한다.

 

익선동의 부상은 2018년부터다. 경리단길 검색빈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 극적으로 감소한다. 반면, 익선동 수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수명 주기가 짧아진 상권, 그리고 묻혀 있던 상권의 급격한 부상. 요컨대, 세상 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의 경영환경도 마찬가지다. 변화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더 큰 문제는 변화의 ‘속도’다. 변화가 초 단위다. 광속으로 저만큼 앞서가는 변화. 따라가는 경영자 입장에서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변화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귀담아들어야 할 노자 형님 말씀이 있다.


인지생야유약 기사야견강(人之生也柔弱 其死也堅强). 사람이 살아있을 때는 몸이 부드럽고 약하다. 죽으면 딱딱하게 굳는다. 초목지생야유취 기사야고고(草木之生也柔脆 其死也枯槁). 풀과 나무도 자랄 때는 부드럽고 연하다. 죽으면 시들고 뻣뻣해진다. 그러니 딱딱하고 강한 것은 죽은 무리들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살아있는 무리들이다. 도덕경 76장이다.

 

격변의 시대, 화두는 경영혁신이다. 미래는 불확실하다. 가시 거리 제로. 디지털로 인한 혁명적 변화 때문이다. 예전엔 변화가 닥쳐도 대응할 시간이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닥치면 이미 늦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빨리 대처해야 한다. 전제는 유연함이다. 

 

다시 말해, ‘부드럽고 약함(柔弱)’이 혁신 성공의 바로미터인 셈이다. 딱딱하고 뻣뻣하면 유연할 수 없어서다. 경영도 생물이라 했다. 언제, 어디로 튈 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리더가 알아야 할 두 가지 전략개념? ‘시나리오경영’과 ‘애자일경영’이다.

 


먼저 시나리오경영이다. 시나리오경영은 미래 대비를 위한 경영전략 수립 방법 중 하나다. 변화의 방향과 추세를 감안하여 ‘있을 법한 미래’에 대한 서너 개의 시나리오를 구성한다. 시나리오의 각 상황에 맞춤하는 대비책을 준비한다. 시나리오경영은 이처럼 하나의 정답을 찾는 게 아니다. 다양한 각도에서의 입체적인 질문을 통해 문제대처 능력을 미연에 높여 놓는 게 핵심이다.

 

영국 글로벌 석유회사 셸(Shell)은 위기예고 상황들을 목록으로 정리했다. 이를 토대로 위기대응 시나리오를 짰다. 1973년 오일쇼크를 맞아 수많은 에너지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하던 위기상황을, 셸은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어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시나리오경영은 유용한 툴이다. 미래에 대한 예단을 막아 주어서다. 유연한 대응을 가능케 해주어서다.

 


다음은 애자일경영이다. 민첩한, 기민한, 재빠른, 날렵한. 영어 단어 ‘애자일(agile)’의 의미다. 수많은 기업들이 “애자일경영을 도입하겠다”, “애자일조직으로 거듭나겠다” 천명하는 이유?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서다. 애자일은 원래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 중 하나였다. 작업계획을 짧게 나누어 끊임없이 프로토타입을 만들면서 필요한 요구사항을 반영해 나가는 방식을 가리킨다. 일종의 환경적응형 방식이다.

 

전통적인 개발방식은 다르다. 전략을 수립하면 거기에 맞추어 하부 전술이 만들어졌다.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조사와 분석이 뒤따랐다. 구성원들은 계획에 맞추어 업무를 완수해야 했다. 순차적인 개발프로세스를 따르는, ‘폭포수 모델’이라 불리던 선형적 작업방식이다. 컨베이어벨트처럼 현 단계의 업무가 완수되면 순차적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전 단계 작업이 완료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는 거다.

 

문제는 이런 프로세스가 시장의 변화를 적시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거다. 주어진 업무계획과 일정을 준수해야 하니, 좌우 시야를 차단한 경주마와 다름없다. 그저 앞만 보고 달린다. 문제가 발생하면? 무시하고 달린다. 외면하고 달린다. 여기서 멈추면 프로젝트 전체에 차질이 생겨서다. 원점으로 되돌아가야 해서다.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시장과 유리된, 죽은 계획과 죽은 목표는 스스로를 뻣뻣이 고수하다 그예 실패로 끝난다. 프로세스를 위한 프로세스의 실패다. 유연하지 못해서다.

 

애자일기법은 다르다. 빠른 실행과 부단한 학습이 핵심이다. 어차피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한 변화다. 조사와 분석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기에 반복적인 시제품 출시를 통해 고객 니즈에 한 발 한 발 다가간다. 시장의 반응을 보며 영점을 맞춰가는 거다. 군대에서 영점사격을 통해 탄도와 조준점을 일치시키는 원리다. 결과물에 대한 검증을 반복하며 실패위험을 줄여 나간다. ‘일단 하자, 안 되면 말고'가 아니다. '일단 하자, 안 되면 수정하고’ 방식이다.

 

“포괄적인 문서보다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계획을 따르기보다 변화에 대응하기를”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선언문 중 일부다. 애자일은 문서를 통한, 형식과 절차 지향적인(document-oriented) 개발 방법이 아니다. 실질적인 코딩을 통한(code-oriented) 실용적 방법론이다. 상황에 맞추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니 불필요한 절차와 시간이 줄어든다. 생산성이 올라간다. 프로젝트의 초점이 문서와 절차에서 고객과 시장으로 바뀐 거다.

 

내부적인 프로세스에 따라 수 년 간 비밀리에 연구 개발하여 최고의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방식? 낙동강 오리알 되기 십상이다. 초 단위의 변화 속도에 맞춤하려면 베타 버전의 제품을 우선 출시하곤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업그레이드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야 한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복잡하다면? 정보가 불완전하고 예측이 불가하다면? 변화가 빠르고 방향을 찾기 힘들다면? 애자일방식이 답이다.

 


도덕경 78장이다. 약지승강 유지승강(弱之勝强 柔之勝剛).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긴다.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그러나 아무리 굳세고 강한 것도 물을 이기지 못한다. ‘단단하고 강함(剛强)’이 아니라 ‘부드럽고 약함(柔弱)’에 대한 찬사다. 76장에 호응하는 문장이다. 노자형님이 ‘상선약수(上善若水)’라며 물을 상찬하는 이유다.

 

"힘 빼는 데 3년." 모든 스포츠에 통용되는 금언이다. 수영이 그렇고, 골프가 그렇다. 권투가 그렇고, 배드민턴이 그렇다. 스포츠는 힘으로 하는 게 아니다. 힘이 들어갈수록 시야는 좁아진다. 피로도만 높아진다. 힘을 빼야 유연해진다. 힘을 빼야 힘이 생긴다. 경영이라고 다를 것 없다. 

 

조직의 목표와 계획은 시장과 고객을 위해 존재하는 거다. 그런데 목표 달성과 일정 준수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 유연해야 할 조직이 뻣뻣해진다. 부드러워야 할 조직이 딱딱해진다. 그럴수록 혁신은 점점 멀어져간다. 지금껏 나를 지탱해왔던 강철처럼 단단하고 강한 개념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연하고 부드럽게 눈 앞의 변화를 껴안아야 한다.

 

병강즉불승 목강즉공(兵强則不勝 木强則共). 군대도 강함을 드러내면 승리할 수 없고, 나무도 크고 장대하면 베어진다. 강대처하 유약처상(强大處下 柔弱處上). 강하고 큰 것이 오히려 밑으로 들어가고, 부드럽고 약한 것이 오히려 위로 올라간다. 강한 게 약한 것이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이다. 힘이 세서 강한 게 아니라 힘을 빼서 강한 거다. 천하막부지 막능행(天下莫不知 莫能行). 세상에 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행하는 이 또한 없다. 

 

노자 형님의 탄식에 짙은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다른 말 필요 없다. 당장 나부터, 당장 오늘부터 힘 빼고 유약해질 일이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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