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세일즈 혁신

[방구석5분혁신.마케팅] 전문가 브랜딩 : 고객의 삶과 스토리를 품어안아야

마케팅은 품질을 넘어 인식의 싸움. 전문가의 브랜딩도 다르지 않습니다!

2023.06.19 | 조회 4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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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5분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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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나무의 건강한 성장은 뿌리에 달려 있습니다. 가지 차원의 혁신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전문가의 브랜딩 역시 관건은 뿌리입니다.

-혁신가이드 안병민 드림-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전기 콘센트가 가른 별다방-콩다방 승부”, 어느 신문 기사의 헤드라인입니다. 스타벅스와 커피빈의 커피 전쟁에 있어 승부의 열쇠는 ‘커피의 맛’을 넘어 ‘부가서비스’였다는 게 기사의 골자였습니다. 스타벅스 커피가 커피빈 커피보다 맛있어서 잘 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였습니다. 

고백컨대, 저만 해도 커피의 맛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저 커피려니, 하고 마시는 수준입니다. 그러니 커피 맛에 큰 문제가 없다면 브랜드 선택의 기준은 다른 것으로 옮겨가게 마련입니다. 커피숍을 찾는 고객의 선택 기준에 있어 커피의 맛은 ‘예선’이었던 겁니다. 

 

맛이 수준급임에도 손님이 없어 망하는 식당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양질의 품질임에도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제품들도 부지기수입니다. 예선이 '품질'이라면, 본선은 '고객인식'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품질의 제품이나 서비스도 고객이 그렇게 인식하지 않으면 ‘꽝’이라는 얘기입니다. 객관적인 품질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좋은 제품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마케팅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리더들이 착각하고 오해합니다. 물리적 품질만 좋으면 ‘만사 OK’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품질은 성공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닙니다. 앞서 보았듯 커피 맛이 좋다고 커피숍이 잘 되는 게 아닙니다. 브랜드품질에 대한, 보다 거시적인 방향으로의 시각교정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브랜드품질에 대한 잘못된 시각은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 시장에도 똑같이 존재합니다. “내 실력은 최고인데 그걸 모르는 클라이언트들이 문제”라 얘기하는 전문가들 말입니다. 예컨대, 의료계의 많은 리더들이 병원의 성패는 의료진의 실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의학적 임상 실력은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습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환자 치료의 필수요소입니다. 

 

하지만 우리 의료진의 실력이 좋은 것과 환자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고객이 인식하는 브랜드품질은 객관적이고 물리적이고 과학적인 차원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케팅을, ‘제품’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라 표현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병원이나 의사의 브랜드품질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엄밀히 말하자면, 바리스타가 아닌 제가 정확하게 커피 맛을 구분하지 못하듯, 환자 역시 의료진의 실력을 면밀하게 평가할 수 없습니다. 어떤 의사가 실력이 낫고 어떤 의사가 못한지는 고도의 의학적 지식이나 경험이 축적되지 않고서는 판단이 힘든 영역입니다. 

 

그럼에도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다녀 보신 동네 병원들 중 어디가 좋은 병원인가요?”라는 물음에 고객들은 너무나 쉽게 대답을 합니다. 의학적 실력의 우열에 대한 전문적인 판단 역량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나름의 판단을 한다는 겁니다.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바로 이해를 해요. 중간에서 말 안 자르고 내 말을 경청해주고요. 이런 의사라면 믿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고통에 공감하는 따뜻한 말 한 마디와 진심 어린 표정, 그런 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인지 병도 금세 낫더라고요.” 환자들이 얘기하는 좋은 병원, 실력 있는 의사의 모습입니다. 

 

이걸 “아, 임상실력은 중요하지 않구나”라며 오해하면 안 됩니다. 요컨대, 임상실력만이 다가 아니라는 겁니다. 의료서비스의 질은, 말할 필요도 없는 기본입니다. 그 품질을 기반으로 한 인간적인 공감 능력을 환자는 의사의 실력으로 인식합니다. 예선을 통과한 커피 맛에다 세심한 고객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커피숍을 좋은 커피숍이라 생각하듯 말입니다.

 

2030년에는 인공지능 로봇이 의사가 하는 일의 70%를 감당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요즘입니다. ‘문제 진단’과 ‘문제 해결’이라는 도식적 패턴의 업무들은 앞으로 로봇이 대체할 거라는 얘기입니다. ‘AI(인공지능) 닥터’ 시대가 도래하면 기계적인 차트 분석보다 상담, 즉 환자와의 감성적 소통에 능한 의사가 더 유리할 거라는 미래학자들의 예측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유입니다. 의료계의 마케팅 혁신은 그래서, ‘이성’을 넘어 ‘감성’으로, ‘문제해결’을 넘어 ‘공감’으로, ‘일방적 공지’를 넘어 ‘상호간의 소통’으로 그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미국 컬럼비아 의과대학에서는 ‘이야기 치료(Narrative Medicine)’라는 과목을 통해 의사가 직접 환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가르칩니다. UCLA 의과대학의 ‘1일 입원환자 체험’ 프로그램도 인상적입니다. 환자들과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목적입니다. 울산의대에서는 합창을 전공필수 과목으로 넣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스탭과의 ‘협업’과 내가 마주하는 환자와의 ‘소통’이 의료서비스에 있어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임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의사는 환자를 시술 또는 수술하고 끝내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런 의사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환자와의 소통입니다. 의학 기술만으로는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의 마음을 다독일 수 없습니다. 환자를 치료하고 병을 고치는 의사의 능력은 환자의 스토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어디가 아픈지 말해보세요”라는 질문은 이제 “당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해보세요”라는 표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게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감성과 스토리, 공감만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수준 높은 의학기술과 결합된 배려와 존중의 마음이 치료효과를 극대화합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환자에게 더 감정적인 동조를 보이는 의사로부터 치료받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빠른 회복속도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환자에 대한 의사의 공감능력이 의료서비스의 품질이자 경쟁력이라는 얘기입니다. 

 

이제 의사의 능력은 환자의 스토리, 다시 말해 ‘환자의 삶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이는 곧, 이제 전문가의 능력은 ‘클라이언트의 삶과 그 스토리를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달렸다는 얘기로도 이어집니다. 

 

최근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인 많은 병원들이 저마다의 마케팅 혁신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매출을 올리기 위한 지엽적인 광고 스킬이나 상담 기법의 개선에 초점을 맞춥니다. 관건은 환자에 대한 진정성입니다. 

 

“환자와 진료를 마칠 때에는 먼저 눈을 떼지 말고 2초를 더 할애하라.” 환자들 사이에서 ‘설명 잘 해주는 의사’로 유명한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이 말 속에 마케팅의 고갱이가 들어있습니다. 의사뿐만 아니라 변호사, 회계사 등 마케팅 혁신을 꿈꾸는 모든 전문가들이 곱씹어야 할 대목입니다. 마케팅의 본선은 바로 여기서부터입니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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