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링고 프로덕트 팀의 제품 문화는 여러 매체를 공개적으로 많이 소개되는 편입니다. 창업자 루이스 폰 안이 엔지니어 출신이라서 제품 주도 성장, 커뮤니티 확장 등에 있어 많은 영역에서 얻어갈 인사이트가 많습니다. 최근 2024년 3분기에 듀오링고가 좋은 실적을 보여주어서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듀오링고의 최근 성과와 이러한 성과를 만든 주요 전략과 프로덕트팀 문화를 이번 뉴스레터에서 다루보겠습니다.
Duolingo의 2024년 3분기 성과: 주요 성과 지표
Duolingo는 단순한 언어 학습 앱을 넘어 교육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몇 가지 눈에 띄는 수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024년 3분기 기준, Duolingo의 일간 활성 사용자(DAU, Daily Active Users)는 3,720만 명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수치입니다. 매일 수백만 명이 녹색 부엉이와 상호작용하며 꾸준히 학습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월간 활성 사용자(MAU, Monthly Active Users) 또한 1억 1,310만 명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성장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었습니다. 유료 구독자(Paid Subscribers) 수도 86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습니다.
재무적으로도 Duolingo는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 총 예약 금액(Total Bookings)은 2억 1,150만 달러로, 주로 구독 수익이 증가하면서 성과를 냈습니다. 매출은 1억 9,26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0% 성장했습니다. 듀오링고는 규모 확장과 수익 증가를 동시에 이뤄내며, 2023년 대비 순이익(Net Income) 2,34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조정된 EBITDA(Adjusted EBITDA) 마진은 24.7%로, 전년도 16.3%에서 크게 상승했습니다.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어렵지만, Duolingo는 이를 능숙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Duolingo의 비즈니스 구조
언어 학습 서비스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부분은 교육 콘텐츠/코스 제작과 튜터 관리입니다. Duolingo는 크라우드소싱과 AI 시스템을 활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Duolingo의 창업자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은 학생 시절에 캡차(CAPTCHA)를 개발해 구글(Google)에 매각한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가 구글에서 로봇이 아닌지를 확인할 때 사용하는 그 기술이 바로 그가 만든 것입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기계가 읽지 못하는 필기체를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학습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루이스 폰 안은 대학으로 돌아가 대학원생들과 함께 Duolingo를 창업했습니다.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다양한 언어의 번역 데이터를 모으고, 비전문가들이 번역을 하더라도 많은 데이터를 모아 품질을 확보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Duolingo는 크라우드소싱으로 사용자들이 번역과 코스 콘텐츠 제작에 직접 참여하게 하여, 다양한 언어 코스를 빠르게 확장하고 풍부하고 정확한 학습 자료를 제공했습니다. 과거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자원봉사자들은 새로운 언어 코스를 개발하고 기존 코스를 개선했으며, 커뮤니티 기반 번역 연습으로 실제 문서 번역을 학습에 포함시켰습니다. 또한 포럼과 토론을 통해 사용자들 간 지식을 공유하고 콘텐츠를 개선했으며, 기여자 등급 시스템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사용자들의 오류 보고와 개선 제안은 Duolingo 팀과 기여자들이 신속히 검토하여 콘텐츠의 품질과 정확성을 유지하는 데 활용됩니다. 이러한 크라우드소싱 전략으로 형성된 커뮤니티는 AI 기술과 전문 언어학자들의 참여로 더욱 강화되었지만,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커뮤니티 활동은 여전히 Duolingo의 핵심 요소입니다.
최근 Duolingo는 Duolingo Max 구독자들에게 generative AI 기술을 기반으로 듀오링고 캐릭터 Lily와 비디오 통화(Video Call)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출시했습니다. 이 기능의 특징은 애니메이션 리깅(rigging) 기술이 적용되어 캐릭터가 생동감 있게 반응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텍스트 기반 AI 튜터보다는 훨씬 몰입감 있고, 아직은 불편한 감정이 드는 생성형 사람 캐릭터 보다는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기존에도 듀오링고는 튜터 관리 비용 없이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AI 기반 비디오 콜 기능은 1:1 언어 학습 시장으로 확장 가능성을 열어주며, 기존 학습 경험을 더욱 몰입감 있게 만들어줍니다.
Duolingo가 시장을 정복한 방법: 제품, 성장, 그리고 글로벌 확장 전략
이 모든 성과는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 비결은 1) 사용자 참여도를 높이는 제품 전략, 2) 새로운 사용자보다 기존 사용자의 유지를 우선한 성장 전략, 3) 제품을 단순하게 유지하여 글로벌 확장을 추진한 전략입니다.
우선 제품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Duolingo는 사용자 참여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연속 학습(Streaks), 리더보드(Leaderboards), 푸시 알림(Push Notifications) 등 기능을 도입해 사용자가 학습을 지속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이 알림은 마치 장난기 있는 친구가 보낸 메시지처럼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 사용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갑니다. 연속 학습 기능은 사용자가 꾸준히 학습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느끼게 하고, 리더보드는 자연스러운 경쟁을 유도하여 학습을 지루한 과제가 아닌 재미있는 게임으로 변화시킵니다.
성장 전략의 핵심은 기존 사용자를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Duolingo는 현재 사용자 유지율(CURR, Current User Retention Rate)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사용자 유지율이 1%만 상승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큰 네트워크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Duolingo 제품팀의 중요한 문화 중 하나인 '긴박감(sense of urgency)'은 작은 성장을 빠르게 이루는 것을 강조합니다. 또한, 장난스럽고 때로는 '독특한(unhinged)' 마케팅(바이럴 TikTok과 밈)을 통해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그들을 계속 머무르게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1억 1,300만 명의 사용자가 꾸준히 머무는 환경에서 새로운 사용자 획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글로벌 확장 전략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듀오링고 마케팅 VP였던 Gina Gotthilf는 글로벌 시장을 하나의 통합된 시장으로 보자는 접근을 제안했습니다. 보통 마케팅 멤버들은 계속 제품에 기능을 추가해서 상품성을 강화하거나, 시장별로 맞춤형 기능을 출시해야한다고 주장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Gina Gotthilf의 관점은 Duolingo는 핵심 제품에 대해 "원 사이즈 피츠 올(one-size-fits-all)" 모델을 채택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지역별로 조정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러한 간소화된 접근 덕분에 제품은 단순화화하게 유지되어 성장을 매끄럽게 이끌 수 있었고 민첩성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언어 과정 개발 역시 신중한 계획 하에 이루어졌습니다.
당신이 자원을 신중하게 사용하려고 할 때는, 일부를 과감히 무시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야 한 번에 빠르게 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AB 테스트나 가설을 실행할 때, 만약 앱이 멕시코, 중국, 인도 등 각 지역에서 다르게 작동하도록 만들어진다면, 각 버전마다 따로 테스트를 실행해야 합니다. 모든 버전에서 각각의 변경사항을 적용해야 하므로, 결국 전 세계적으로 여러 버전의 앱을 관리하게 됩니다. 이는 코드, 프로세스, 인력, 비용,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간 측면에서 관리가 점점 더 어려워지게 만듭니다. 스타트업에게는 시간은 돈보다도 중요한 자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최대한 단순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우리가 채택했던 접근 방식도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물론, 인도와 중국 같은 몇 가지 예외는 있었지만, 이 전략은 실제로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Gina Gotthilf
Duolingo의 프로덕트 문화
Duolingo의 성공 비결을 이해하려면 그들의 독특한 프로덕트 문화를 살펴봐야 합니다. 데이터, 실험, 재미, 그리고 장기적인 품질 유지에 대한 집착이 그 핵심입니다. Duolingo의 프로덕트 팀은 일상적으로 A/B 테스트를 진행하며, 항상 200개 이상의 실험을 운영해 사용자의 행동을 개선하고 유지율을 높이는 데 집중합니다. 마치 Duolingo 자체가 거대한 실험실인 것처럼, 모든 가설이 실시간으로 테스트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데이터는 단순히 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이 아닌, 결정 그 자체입니다.
이러한 데이터 중심의 접근에 장난기 넘치는 브랜드 성격을 더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Duolingo는 “비정상적(unhinged)“인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용자와의 모든 상호 작용에 재미를 더합니다. 푸시 알림은 마치 친구가 보낸 문자처럼 친근하고 유쾌하게 작성되어 학습을 더욱 즐겁게 만듭니다. 언어 학습이 대개 지루하게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Duolingo는 이를 게임처럼 흥미롭게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Duolingo 프로덕트 팀은 항상 ’긴박감(sense of urgency)’을 유지하며 빠른 성장을 추구합니다. 성공적인 실험은 가능한 한 빨리 실행에 옮겨 장기적인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사용자 유지율의 작은 개선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큰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지율이 1%만 향상되어도 입소문을 통해 더 많은 사용자가 참여하게 되는 눈덩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팀은 의사 결정, 실험 실행, 성공적인 기능의 확산에 있어 속도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또한 사용자들이 학습 습관을 형성하고 유지하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전략적 이점을 활용해, 알림과 연속 학습(streak) 기능 등을 통해 꾸준한 참여를 유도합니다.
Duolingo는 성공한 앱의 기능을 먼저 모방하고 이후에 혁신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리더보드나 업적 같은 검증된 기능을 도입한 후, 그 위에 자신만의 혁신을 더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시간을 절약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향후 발전을 위한 탄탄한 기초를 마련해 줍니다. 듀오링고 팀은 장난스러운 접근을 하면서도 품질에 대한 높은 기준을 유지해, 견고한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모든 기능은 장기적으로 사용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줄 수 있는지 평가되며,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학습을 즐기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한 Duolingo의 프로덕트 문화는 협업에 중점을 둡니다. 프로덕트 매니저, 엔지니어, 학습 과학자, 마케터가 모두 함께 일하며, 크로스펑셔널(cross-functional)하고 미션 중심적입니다. 그들의 목표는 교육을 무료로, 접근 가능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중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프로덕트 문화는 “도그푸딩(dogfooding)“입니다. 직원들이 매일 직접 제품을 사용하면서 피드백을 제공하고 사용자 경험 개선에 기여하는 방식입니다. 팀에게 Duolingo는 단순한 직장이 아닌, 하나의 미션처럼 보여집니다.
기술로 교육의 미래를 열다
Duolingo의 성공은 사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제품 전략과 강력한 프로덕트 문화의 결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 결정과 빠른 실행력은 사용자 참여와 유지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크라우드소싱과 AI 기술을 활용하여 좋은 교육 콘텐츠를 비용 효율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확보했습니다. 단순함을 유지하면서도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한 글로벌 확장 전략은 Duolingo의 성장을 가속화했습니다. 이러한 듀오링고의 행보는 기술과 인간의 협업이 어떻게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Duolingo는 재미와 학습 효과를 동시에 추구하며, 사용자들이 학습을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앞으로도 Duolingo는 혁신과 사용자 경험에 대한 집착을 바탕으로 교육의 접근성을 높이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새로운 학습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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