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에 대해서
최근에 두려움(Fear)이란 주제로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가 몇 번 있었습니다.
요즘 매주 한 번씩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영어 클럽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클럽의 멤버들은 배경이 다양하고 재미있는데요. 대학 방문 교수도 많고, 의외로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많으십니다. 콜롬비아, 러시아, 이스라엘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오신 분들도 계시고요. 그분들이 이야기하는 삶의 지혜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두려움’이라는 주제에 대해 각자 어떻게 다루는지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저는 단순하게 뭔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일단 그게 뭔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행동한다고(go forward)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삶에서 우러나오는 현실적인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우선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하라”, “일단 낮잠을 자라. 그러면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뭔가 바쁘게 몸을 움직여라. 불필요한 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등등.
한편으로 가끔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나는 왜 이런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까? 내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이 두려움과 불안감은 무엇일까?’ 가난에 대한 불안,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두려움 등이 떠오르곤 합니다.
어떤 일을 할 때마다 ‘용기가 필요해’라고 스스로 다짐하지만, 막상 행동해야 하는 순간에 그것을 막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본 “Most of Our Stories Are Rooted in Fears We Don’t Want to Confront”이라는 영상에서는 두려움에 대처하기 전에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볼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동기나 야망이 없다고 합리화하는 것은 사실 특정한 두려움에 직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두려움을 호기심으로 바라보면 관점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이 두려움은 왜 존재할까?”, “이 두려움이 주는 긍정적인 면은 무엇이고, 부정적인 면은 무엇일까?”, “나는 이 두려움에 직면하고 싶은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면, 두려움을 당장 극복하려 하기보다 탐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 두려움은 과거의 경험에서 오는 부분도 있고, 최근 미국 베이 에어리어(Bay Area)에 살면서 주변의 뛰어난 사람들을 보며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에서도 옵니다. 단순히 언어 때문인지, 분명한 차이가 있음에도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인지 이를 더 깊이 생각해보려 합니다.
PM커뮤니티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디스코드 채널 소개드립니다: https://discord.gg/vAmQRFXG
제 개인 유튜브에 영상을 두개 올렸습니다. 새벽에 촬영해서... 가족들이 깰 수 있어서 조용히 목소리를 냅니다;
지금 보고 있는 YouTube
The Mark Zuckerberg Interview - Acquired. 마크 저커버그가 팟캐스트 Acquired와 인터뷰를 진행을 했습니다. 공화당, 민주당 모두에게 모두 미움을 받는 Meta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특정한 케이스를 지목하지 않았지만 CEO로서 케임브릿지 브릿지 이슈 등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많은 부분을 수용한 것에 대한 불공정하다는 메시지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실제로 관여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 더 확고하고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밖에 AI,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고 이는 Meta Connect에서 분명하게 메시지로 드러났습니다.
제가 관심있게 본 부분은 아래 내용입니다. CEO가 제품 개발 관련해서 고객의 피드백 루프를 직접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이 지점이 메타가 공격받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Move fast and break things" 구호를 Meta는 버렸지만, 여전히 이 문화는 존재하고 있고, 현재 Meta의 성공을 설명합니다. Meta가 빠르게 다른 기업의 제품을 벤치마크하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방식, 프라이버시 관련해서 일정 부분 트레이드 오프하는 것들이 이에 대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Meta가 정치적, 청소년 대상으로 안전한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고 공격을 받기도 하고요.
또한 테크 기업이라 불리기 위해서 마크 저커버그가 던진 일침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한국에서 테크 기업이라 불릴만한 곳들은 얼마나 될까요?
지금 듣고 있는 Podcast epidse
직장 문화의 4대 치명적인 죄 - Adam Grant. 최근 Y컴비네이터가 파운더 모드에 대하여 부가 설명하는(해명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영상을 업로드했습니다. 그 영상 속에서 파운더 모드는 초기 스타트업이 아닌 late stage 같은 규모가 되는 스타트업 대상으로 브라이언 체스키가 발표했던 세션이었고, 중요한 것은 중간 관리자들에 의한 관료제에 의한 비효율을 해소(Bureaucracy)하는 것이라 이를 조직 관점에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관점에서 조직 문화를 바라본 팟캐스트가 있을지 궁금했는데, 아담 그랜트(Adam Grant)가 관련해서 체계적으로 설명한 에피스드가 있었습니다.
팟캐스트 에피소드에 다르면 조직 문화에는 두 가지 기본적인 긴장이 존재합니다: 결과 vs. 관계(Results vs. relationships), 규칙 vs. 리스크(rules vs. risk)입니다. 이 가치 중 하나를 완전히 무시하면 조직 문화의 네 가지 치명적인 죄(sin) 중 하나를 범하게 됩니다
1. 유해함(Toxicity): 결과를 지나치게 중시하며 관계를 무시하는 문화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직원을 무례하게 대하고, 학대하거나 비윤리적 결정을 내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직원들이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독성을 견뎌내야 하며, 이는 조직 전체에 독이 됩니다.
2. 하향평준화(Mediocracy): 관계를 결과보다 우선시하는 문화입니다. 책임감이 없이, 단지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결과를 포기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실적이 낮아도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면 승진할 수 있는 문화는 장기적으로 조직의 성장을 저해합니다.
3. 관료제(Bureaucracy): 규칙만을 따르며,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는 문화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현 상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되며, 변화에 대한 질문조차 금기시됩니다. 이는 혁신을 저해하고 정체된 조직 문화를 만듭니다.
4. 무정부(Anarchy): 리스크는 있지만 규칙이 없는 문화입니다. 누구나 마음대로 행동하며 전략과 구조는 무시됩니다. 조직 내에서 통일된 방향성이나 체계가 없기 때문에, 혼란과 비효율이 일상화됩니다.
조직 문화에 대한 진단을 위한 유용한 질문... 조직 문화는 단순히 선언된 가치가 아니라, 실제로 기업에 속한 직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드러납니다. Adam Grant는 조직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입사 전에 현직자, 퇴사자를 통해서 해볼 것을 제안합니다.
“다른 곳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이곳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말한 대로 행동하지 않았던 적이 있나요?”
“누가 채용되고, 승진되고, 해고되나요?”
팟캐스트는 조직 문화를 측정하는 결정화(Crystallization, 조직 가치에 동의하는 정도)와 강도(Intensity, 가치를 실천하는 정도)라는 개념도 설명하고, 채용(Selection)보다 사회화(Socialization)가 더 중요하다는 기존 인식과 반대되는 결과도 공유합니다.
그리고 조직의 가치를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 강력한 도구이며, 리더들은 조직 내 중요한 이야기를 큐레이터처럼 관리할 것을 제안합니다. 단순히 성과만 공유하는 것이 아닌, 그 가치를 어떻게 실현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해서 조직문화를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보상, 누구를 채용할 것인가?, 어떻게 사회화하고 교육할 것인가?,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누구를 승진시킬 것인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리더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와 같은 조직문화 감사(cuture audit)도 소개되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선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지금 읽고 있는 Article
더 많이 일했지만 성과는 덜 냈다 - Fran Soto. 아마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저자가 40명 엔지니어 조직에서 디자인 리뷰 프로세스를 만들려고 시도했습니다. 처음에 모든 것을 혼자서 작업(그룹 구성, 사전 자료 준비, 회의 진행, 회의록 작성)하려 했고, 디자인 그룹 멤버들은 리뷰어로 참석하는 것을 의도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대부분 리뷰어가 정기적으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노력이 드는 것에 헌신하게 됩니다."
마치 헬스장 회원권을 선물 받은 사람 보다, 직접 매달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이 자신의 투자를 정당화하기 위해 열심히 헬스장에 가는 것처럼 그는 그룹 멤버가 자신이 맡은 주의 운영을 책임지도록 운영을 변경했습니다. 저자가 모든 책임을 혼자 처리한 것이 오히려 멤버들의 디자인 리뷰 그룹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야근을 통해 승진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다음 단계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동일한 야근이 필요합니다. 대신, 지속 가능한 작업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세요. 다음 단계의 업무량을 처리할 준비가 되었을 때 승진하세요."
이와 같은 교훈이 저자의 디자인 리뷰 그룹 운영에도 적용된 것입니다. 그는 초반에 단기적 결과 달성에 집중하여 자신이 없이도 운영될 수 있는 지속적인 시스템 구축을 간과한 것입니다.
모든 이니셔티브의 모든 책임을 짊어지려는 사람에게 조언을 다음과 같이 저자는 합니다.
"일회성 노력의 경우, 명확한 종료 날짜를 설정할 수 있다면 혼자서 책임을 지는 것이 괜찮습니다.하지만 지속적인 작업의 경우, 처음부터 책임을 분배하는 장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세요."
프로덕트 매니저도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위 남들이 하기 싫은 일을 PM이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협업하는 멤버들의 소속감, 에너지를 높이기 위해서 일정 이니셔티브 또는 정기적인 업무에 대해선 책임을 부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일 작게 시작한다면 프로덕트 릴리즈 관련해서 사내 커뮤니케이션(예: 슬랙 채널 메시지 게시)을 할 때 매번 PM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진행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듣는 음악
Billie Eilish - BIRDS OF A FEATHER. 마치 제가 어릴 적 들었던 핑클의 영원한 사랑처럼... "약속해줘"를 다른 느낌으로
지금 기억에 남는 Passages
최근에 누군가 저에게 “진정으로 자신감 있는 리더는 매우 관대하다”라는 말을 해줬어요. 그들은 단순히 당신에게 많은 것들을 말해주고 당신을 끌어올려 주기도 하며, 왜 당신이 성공하지 못하는지를 말해주기도 합니다. 그것이 바로 관대함(generosity)의 정신입니다. 그래서 제가 사람들이 남기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 모두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을 때 더 성공적이라는 것입니다.
- Ami Vora, Unconventional Lessons in Senior Leadership
"(새로운 리더십 역할을 맡고) 회사의 문화를 바꾸려면 6~9개월밖에 시간이 없으며, 그렇지 않으면 그대로 고착됩니다."
- 에릭 슈미트, How great cultures are built and rebuild
사춘기 땐 우리 모두 외계인
-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L.O.T.T.E.R.Y
You lost your tail
Yet with 9 more lives to live and tell
With 99 Rolls-Royces of Osho Rajneesh
- Trampauline - L.O.T.T.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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