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1일

2021.04.04 | 조회 6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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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ish

프로덕트 매니저의 인생, 그 비밀을 찾아서

2003년 4월 1일은 장국영의 기일입니다. 그를 추모하는 온라인 콘서트 'In Loving Memory of Leslie Cheung'이 홍콩 하버시티에서 열리기도 했습니다. Link 

장국영 사망일에 저는 군대 훈련소에 있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장국영을 좋아했었고, 어머니께서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편지로 그 사실을 알려주셨습니다. 군대라는 상황이 주는 공포 때문에 슬픔을 느낄 겨를도 없었지만 만우절에 황망하게 장국영은 떠났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장국영을 접한 것은 영화 '천녀유혼'이었습니다. 맑고 밝은 배우로 장국영이 기억됩니다. 지금 기억나는 작품을 적으면 '영웅본색', '종횡사해', '가유희사', '금옥만당', '동성서취', '백발마녀전' ,'아비정전', '패왕별희', '야반가성', '춘광사설(해피투게더)'... 작품들이 생각나네요. 이밖에 그의 음반 Red를 학교 교실에서 들었던 기억도 납니다. 

홍콩에 처음 여행가서도 방문했던 곳이 그가 마지막으로 사망했던 오리엔탈 만다린 호텔이었습니다. 올해도 잊지 않고 많은 팬들께서 추모를 이어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래는 한 유튜브에서 김중혁님께서 장국영에 대해 남긴 말입니다.

장국영이 오래 기억되고 사랑받는 이유는 우리의 약한 부분을 상징했던 배우였기 때문 아닐까? 우리 속의 아프고 약하고 작업던 마음들을 장국영 씨가 보여줬기 때문에 그 마음이 다치고 훼손된 것 같아서 그래서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 김중혁

 


 

그 결정을 후회하는지 묻는다면

최근에 제가 외근을 많이 하면서 카카오T를 다시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카카오T로 호출한 택시에서 내리는데, 예전에 기사님들이 소위 key-in 방식이라 하는 수기로 택시 미터기에 찍힌 요금을 카카오T 기사앱에 입력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일부 택시 기사앱만 해당하는지 제가 잘 모르겠지만 여전히 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방식은 제가 과거 카카오택시 팀에 일할 때 제안을 했었습니다(물론 제가 제안했다고 그대로 실행될 정도로 제가 영향력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당시도 그렇고, 최근에 이 주제로 토론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왜 자동으로 택시 요금과 연동되지 않고, 이렇게 부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비즈니스와 사용자 경험이 충돌한 사례가 될 수 있고, 저도 제가 제안했던 이 아이디어가 잘한 선택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에게 그 당시의 제안을 다시 검토하라고 하면 같은 아이디어를 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택시 정산 사업자는 크게 두 업체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과거 사명이 한국스마트카드였던 티머니(주)와 캐시비로 유명한 이비카드입니다. 사실상 두 사업자가 지역을 나눠서 점유하고 있는 과점시장입니다. 카카오택시와 같은 서비스업체가 빠르게 모바일 결제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려면 이들 사업자와 협력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슈는 각 사업자와 계약, 기술연동 등의 모든 사업개발의 이슈를 고려해서 협력하려면 많은 변수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입니다. 또한 택시에 탑재된 미터기의 최신화 상태도 파편화가 큰 것도 택시 결제 경험의 온라인화에 있어 큰 장애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시에 카카오택시 블랙과 같은 택시결제 사용자경험의 혁신은 힘들지만 그래도 오프라인 택시 결제 보다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기존 카카오택시의 장점인 전국 개인 및 법인 택시를 공급자(supply)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제안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정리하면... 그 결정을 후회하는지 묻는다면? 저는 '아직은 아니다' 입니다. 많은 PM들이 사용자 경험과 비즈니스 임팩트 간 trade-off가 있을 것 같아서 사례로 남겨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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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는 해로울 수 있습니다

제가 자주 요약했던 켄 노튼의 뉴스레터 중에서 공감이 가는 글이 있어 공유드립니다. 제목은 The Tools Don't Matter입니다.

얼마 전에 회사에 일하시는 다른 직군의 멤버께서 저에게 'PM들은 커리어 성장 관련해서 자기 개발은 어떻게 하나요?'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제가 드린 답변은 '예전에 와이어프레임 도구 사용법, 데이터 분석 도구 (SQL), 에자일·칸반·린스타트업 프레임워크를 많이 공부했었는데 프레임워크를 포함한 도구(tool)을 많이 아는 것은 특정한 상황에서 효율적인 방안을 찾는데 도움이 되긴하는데, 오히려 그 안에 갇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결국 '상황에 맞춰 팀이 자발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씀을 드리긴 했습니다.

제가 도구(tool)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은 영상 제작 분야를 공부하고 나서입니다. 제 뉴스레터를 보신 분들께선 제가 영화에 관심이 많으신 것을 알 수 있으실텐데요. 저는 대학생 때 영상제작 수업 및 외부 활동을 많이 참여했습니다. 영상제작 아카데미 같은 곳을 다녀보신 분들께선 아시겠지만 여기서 제일 처음 알려주는 것은 도구입니다. 제가 당시에 배웠던 도구는 프리미어, 아비드, 에프터 이펙트, 마야,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사운드포지 같은 사운드 편집 소프트웨어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작업을 해보니 이러한 툴이 너무 헤비하고 프로젝트 진행하기에 너무 고스펙인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2000년 초반에 저는 가벼운 디지털 카메라로 영상을 찍고 이를 윈도우 기본 영상편집 소프트웨어 같은 것으로 편집해서 기업 외주 활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준 영화가 '992'라는 작품입니다. 스티브잡스가 신었던 992 신발을 사려는 한 남자에 이야기인데요.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고 나서 아이폰만으로 촬영한 작품입니다.

결국 만드는 사람의 아이디어가 좋고, 창의성을 표현하는 자신만의 언어가 있다면 도구는 말 그대로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켄 노튼은 기업들이 도구로 인해 라이센스 비용 등의 이슈로 모든 구성원에게 도구에 대한 액세스 권한을 주지 않는 경우를 사례로 듭니다. 이 경우에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이 도구 자체가 새로운 게이트키퍼가 되어 협업에 장애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Coda, Miro, Github, Figma, Slack, Notion은 충분한 가치를 보여주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이미 망가진 협력 프로세스를 수정하는 도구를 찾는다면 오히려 새로운 도구의 도입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구가 사용자에게 맞춰야지, 사람이 도구에게 맞추면 안됩니다. 새로운 도구 도입 통해서 더 좋은 PM이 될 수는 없습니다.

Tools should fit the wielder, not the other way around.

- Ken Noton

Ken Noton은 도구가 우리르 더 나은 PM으로 만들 수 없다면 질문을 바꿔보라고 제안합니다.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에게 어떤 종류의 라켓을 사용하는지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테니스 선수가 될 수 있는지 묻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 "로드맵에 어떤 도구를 권장합니까?"  "미래 내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어떻게 소통해야할까요?"
  • "제품 비전을 위해 어떤 도구를 사용하십니까?"  "미래 비전에 대해 어떻게 팀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나요?"
  • "OKR 추적을 위한 최고의 도구는 무엇입니까?"  "회사에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어떻게 결정하고 전달하나요?"
  • "당신은 스크럼 또는 칸반 중 무엇을 추천하나요?"  "당신은 어떻게 무엇을 만들지 혹은 만들지 않을지 결정하나요??"
  • "컨셉을 공유하기 위해 와이어 프레임 도구를 추천할 수 있나요?"  "초기 제품 아이디어를 어떻게 소통하나요?"
Gi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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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를 무는...

제가 최근에 한 패션업체와 미팅을 가기 전에 해당 업체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일부로 해당 업체의 로퍼를 구매했습니다. 다행히 미팅 전에 해당 업체의 로퍼가 집에 도착했는데 사이즈가 너무 커서 결국... 활용하지 못하고 반품을 했습니다.

그렇게 로퍼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유튜브를 검색해보니 로맨티무브, 조셉트, 하루타 같은 브랜드가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왕 사는거 좀 더 예산을 올려보자.. 이래서 로에베, 프라다 같은 브랜대의 제품도 보다가 너무 비싸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전 옷에 대한 영감이 필요할때면 영화 '리플리' 스샷을 찾아봅니다. 거기서 맷데이먼이 신은 로퍼를 발견했습니다. 구찌 1953 홀스빗 로퍼 같은 스타일인데 가격이 거의 백만원 하더군요...  밑창도 약해서 추가로 덧대야 하고... 사지말아야 할 이유를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장에도 제가 찾는 사이즈가 없어서 착화도 안해보고 온라인으로 사야하는 상황... 온라인으로 1:1 질문해보니 사이즈 거의 없으니 지금 안 사면 놓친다는 압박까지... 

영화 리플리
영화 리플리

 

이밖에...

신세계가 W컨셉을 2000억원대 인수한다고 합니다. PSR 기준으로 쿠팡 수준이라 시장에선 비싸게 구매했다는 평가입니다. 무신사가 인수한 것 보다 시장 긴장감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 같습니다...

SNS 없앤 보테가 베네타의 선택은? 보테가 베네타가 디지털 저널을 발행했다는 뉴스입니다. 일년에 4번 발행한다고 하네요. 4번이면 적은 횟수인데 어떻게 의도한 고객에게 도달시키고 브랜딩할지 궁금합니다.

스냅챗과 오프화이트가 협업하여 AR렌즈를 개발했습니다. 음...

킴존스와 컨버스 콜라보입니다.  Chuck70을 재해석한 콜라보입니다. 이밖에 의류 콜렉션도 있다고 하네요. 킴 존스는 디올, 펜디의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목받는 쥬얼리 브랜드에 대한 기사입니다. '애리', '모브쌩', '넘버링', '아카디에'가 언급되었습니다. 기존에 이랜드가 쥬얼리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시장의 판도가 조금씩 변하게 될까요? 

편집숍은 흔하다. 수년 전부터 주인의 취향이 반영된 각종 편집숍은 서울과 주요 도시 곳곳에 등장했다. 디앤디는 단지 예쁘고 좋은 것만 팔지 않는다. 오래됐지만 좋은 디자인, 앞으로도 가치가 있을 만한 디자인 제품을 선별해 ‘롱 라이프 디자인’을 전한다.

신뢰가 없는 솔직함은 흉기가 될 수 있다. "서로 존경하고 신뢰하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곳에서의 솔직함은 오히려 서로를 찌르는 흉기가 될 뿐이라는 것이다"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마흔다섯에 느끼는 ‘배움의 희열’에 대하여 “어떤 해는 정신을 한 번도 못 보고 지나가도 정신을 모르던 시덥잖은 날들에 비하면 아름답다.”

 ‘메이븐’은 개인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주변에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1996년 미국 작가 레베카 웰스가 쓴 소설 『아야 자매들의 신성한 비밀』은 출간 후 몇 달 동안 1만 5000여부만 팔렸으나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독서회를 한 뒤 판매량이 늘며 250만부까지 치솟았다. 글래드웰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독서회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독서회 집단이고 이들이 메이븐의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JYP엔터, 뷰티 신사업 진출… 화장품 브랜드 '시오리스' 투자, "지난 2017년 11월 론칭한 시오리스는 ‘신선함이 가장 뛰어난 효능’이라는 슬로건 아래 자연이 주는 본래의 에너지를 단순하고 정직하게 전달하고자 모든 제품에 정제수 대신 국내산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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