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로 보는 브랜드 (4)] 대출을 받으면 정말 부자가 될수 있을까?

케이뱅크로 보는 은행 브랜딩

2024.01.31 | 조회 4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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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로 보는 브랜드와 브랜딩

광고가 어떻게 브랜딩을 만드는지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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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브랜드가 소비자와 만나는 최전선에 있는 마케팅 아이템입니다.

따라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구매해야 하는 이유,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 등이 짧은 시간과 한정된 공간 안에 밀도있게 표현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브랜드들이 제작비와 매체비 그리고 모델비 등을 고려했을 때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예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의미없는 '엉망진창'의 광고를 만들고 있습니다.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마케팅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래서 [광고로 보는 브랜드]는 광고를 통해 브랜드가 얼마나 마케팅 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공유하는 시리즈입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에 찾아옵니다~


대한민국 금융 시장의 변화

대한민국 금융 시장은 2010년대 이후에 2번의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그 하나는 토스 (Toss)로부터 시작된 오픈 뱅킹이었고, 또 하나는 카카오 뱅크 및 케이 뱅크 등 인터넷 전문 은행의 출범이었다.

그중에서도 인터넷 전문 은행의 출범은 의미가 남다르다.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았던 점포를 중심으로 한 기존 은행들이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던 상황에서 무점포 기반으로, 오로지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이라니.

이런 카카오 뱅크와 케이 뱅크의 출발은 기존 은행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뱅킹에 굉장히 높은 관심을 갖고 서로 더 이용이 편리한 앱을 개발하도록 하는데 불을 지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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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호 인터넷 전문 은행이었던 케이뱅크가 자본금과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사이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 뱅크는 순항을 하며 엄청난 가입자를 끌어 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지지부진한 운영을 하던 케이 뱅크가 대주주 및 투자를 확정 짓고 2차 도약을 위해 적극적인 영업과 함께 최근 대 (對)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들의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보며 마케팅과 브랜딩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번에 그 문제점들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참고로 이어지는 내용은 케이뱅크가 브랜딩 캠페인을 집행했을 당시의 경제 상황을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왜냐하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 업종의 마케팅과 브랜딩은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 상황과 연계해서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에서 대출을 받으면 정말 사업해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먼저 케이 뱅크의 커뮤니케이션 소재를 보자.

 

 

빌릴 수 있는 용기는 돈이 돼.

여기 케이뱅크.

쉽고 빠르게 무기가 되어주는

케이뱅크 대출.

우리는 모두 부자가 될 권리가 있다.

케이 뱅크.

케이 뱅크의 컨셉은 상기 캠페인을 시작으로 'Make Money'로 바뀌었다.

여기서 Make Money란 케이 뱅크 가입자들이 케이 뱅크를 통해 돈을 벌 게 해주겠다는 의자의 표현이라는 것이 1차 의미이고, 그런 가입자들을 통해 케이 뱅크도 돈을 벌겠다는 것이 2차 의미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꼭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2차 의미가 아니라 1차 의미, 즉 '케이뱅크 가입자들이 케이뱅크를 통해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컨셉을 '우리는 모두 부자가 될 권리가 있다'로 잡은 것이다.

그런데 이 컨셉을 잘 보면, 이 컨셉에 비춰 위의 광고를 잘 보면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케이뱅크에서 대출받아 사업 (장사) 하면 부자가 된다'는 밑도 끝도 없는 이상한 논리로 광고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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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업이나 장사를 할 때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기가 가진 돈으로 시작하면 가장 좋겠지만 기본적으로 1억 원 (임대료, 물품 구입비, 인테리어 비용 등 포함)이라는 큰 금액을 깔고 시작하는 것이 사업과 장사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서민 중에 사업과 장사를 자기가 가진 돈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당연히 은행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케이뱅크에서 대출받아서 사업 (장사)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니 무슨 뜬구름 잡는 얘긴지.

그것도 모자라 '부자가 될 권리가 있다'니 이게 무슨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그래서 설마 하고 상품을 뜯어봤다.

판매하는 상품에는 비밀이 있을까?

위의 광고 8초 정도에 대출 상품 두 가지가 보인다.

그중에서 우선 아파트 대출은 최저금리가 연 3.25%부터, 신용 대출은 최저금리가 연 3.31%부터 시작한다. 이 얘기는 변동 금리라는 얘기다.

문제는 위 광고가 집행됐을 당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었고, 추가 금리 인상도 예측되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우리나라 금리도 계속 올랐고, 신용대출 이자의 경우 이미 5%대가 되었으며 추가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거기에 주담대 (주택담보대출)은 7%까지 간다, 8%까지 간다며 매일 같이 언론에서 얘기하고 있었다. (참고: 서민 허리 휜다..뛰는 주담대에 나는 신용대출 금리/ 뉴시스)

그리고 2024년 1월 기준 지금도 높은 금리 때문에 영끌족 허리가 휘어진다는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

즉, 케이 뱅크에서 대출받아서 사업 (장사) 하면 부자가 되는 게 아니라 이자 내느라 허리가 휘고 아무것도 못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주담대로 집을 사면 이자를 갚느라 아무것도 못 할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최저 금리 혹은 시작 금리인 3.25%, 3,31%를 눈에 띄게 하는 속임수도 모자라, 밑도 끝도 없는 억지 춘향격 광고 컨셉으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려 하다니.

이번엔 사장님 대출 상품을 알아봤다.

광고를 보면 '누구나 3.43%'를 강조해 놓아 마치 3.43%의 고정금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 역시 사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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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처럼 이 상품은 3개월마다 바뀌는 금리를 적용하는 변동금리 상품이다. 그래서 광고에서 얘기하는 3.43%는 이미 물 건너 갔고, 광고 집행 1~2개월만에 3.68%로 올랐었다.

다시 말하면 어디까지 오를지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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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대출 대상도 법인 (주식회사)은 안 되고 개인 기업만 되며, 심사 기준도 '케이뱅크 내부 심사 기준을 충족하는 고객'이라는 애매모호한 조건을 내걸었다.

게다가 '최대' 대출 한도도 불과 3,000만 원이다. 최대가 3,000만 원이라는 것은 3,000만 원까지 대출받을 가능성이 극히 적다는 것은 은행 거래를 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세상에, 이따위 대출 상품들을 판매하면서 '케이뱅크에서 대출받아 사업 (장사)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하다니. 이건 명명백백한 사기다.

가짜 무당이 10분~15분에 5만 원~10만 원 정도의 복채를 받으며 '너 대출받아 사업하면 부자 될 수 있어!'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챌린지 박스라는 상품은 이미 케이뱅크에서 없어진 상품이다. 앱에서 찾을 수가 없다.

내가 이 광고를 본 지 30일도 채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상품이 사라지다니. 그래서 광고에 깨알같이 나오는 글자를 기준으로 분석해 봤다.

  • 최대 목표 금액: 500만 원
  • 목표 기간: 최대 200일
  • 최고 이자: 연 3%

여기서 주의할 것은 최고 이자가 '1년 기준으로 3%'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상품의 최대 기간은 200일이니까, 이 기준을 적용하면 실제 금리는 고작 약 1.64% 정도 된다.

여기에 최대 목표 금액인 500만 원을 적용하면 이자는 84,000원 정도 된다.

200일이면 개략 7개월인데, 7개월에 84,000원 벌어서 정말 부자가 될 수 있을까? 그래서 이 상품과 이 광고 역시 사기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케이뱅크가 가진 진짜 문제

문제는 케이뱅크가 왜 이런 상품으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컨셉으로 마케팅을 하고 광고를 하는가다.

그 이유는 간단하고, 안 봐도 뻔하다.

다른 은행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특장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커뮤니케이션 컨셉으로 소비자들의 공감을 불러일키는 것은 고사하고 사기와 같은 광고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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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케이뱅크의 가치는 없는 것일까? 소비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일 수 있는 가치는 없는 것일까?

내가 생각한 답은 '있다'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케이뱅크는 국내 1호 인터넷 전문 은행이다. 즉 최초라는 얘기다.

최초성은 마케팅을 함에 있어서, 나아가 비즈니스를 함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 마케팅 교과서인 [마케팅 불면의 법칙]의 1법칙이 바로 '최초성'이다.

하지만 그 최초성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국내의 모든 은행이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하고 있고, 이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초성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

국내에 다양한 모바일 메신저가 자신만의 독특한 서비스와 기능을 갖고 출시됐지만 사람들은 '최초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떠나 다른 메신저를 사용할 의사가 전혀 없었고, 그래서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카카오톡 유아독존 시장이 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물론 최초성만으로 현재 케이뱅크의 가치를 모두 설명할 순 없을 것이고, 앞으로의 비전도 모두 설명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긴 침체기 이후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는 지금의 상황이라면 최초성을 통해 케이뱅크의 가치를 충분히 공감이 되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케이뱅크의 가치를 전달하여 공감을 만들고 나면, 그 이후에는 또 그때 상황에 맞는 컨셉을 활용하면 된다.

난 그 방법을 알고 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데 왜 그 방법을 생각하지 않고 공감도 되지 않는 이상한 컨셉으로 마케팅을 하고 사기에 가까운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지 모르겠다.

마케팅과 브랜딩,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다.

마케팅, 브랜딩 강연 문의: rk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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