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누군가의 출발선이 될 수 있을까.

텅빈 자취방을 돌았던 나를 위해

2026.06.17 | 조회 3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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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오랜만에 긴 글로 인사드립니다.

 

이 글을 쓰기까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내 약점만 너무 드러내는 건 아닐까, 자랑이나 홍보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하고요. 그럼에도 굳이 쓰는 건, 오늘 글이 제게 그 이상의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떤 결핍과 얽혀 살아왔고, 앞으로 어떤 길을 가려 하는지에 대한 고백이거든요.

 

말이란 입 밖에 내고 나면 거꾸로 저를 휘두릅니다. 저는 제 글에 휘둘리고 싶습니다. 잊고 싶지 않은 것을 잊지 않으려, 벌거벗은 심정으로 제 결핍을 여러분께 꺼내 보입니다.

 


 

0  어제, 저는 한 장학재단에 400만 원을 보냈습니다. 통장에 찍힌 숫자가 줄어드는 걸 보면서, 이상하게도 두려움보다는 후련함이 느껴졌습니다.

 

1   그 400만 원은 바이브코딩 외주로 번 돈이었습니다. 밤을 새워 코드를 짜고, 수정 요청에 몇 번이고 화면을 갈아엎으며 모은 돈. 누군가에게는 적은 액수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큰 액수일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저에게 그 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그게 왜인지 말씀드리려면, 아주 오래된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 것 같습니다.

 

2   제가 9살 때, 저희 가족은 살 곳을 잃었습니다.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저희는 한동안 친척 집에 얹혀살았습니다.

 

3   그 집은 늘 사람으로 북적였습니다. 그리고 어린 저는 그게 참 좋았습니다. 매일이 명절 같았거든요. 그런 저를 보던 어머니가 어느 날 씁쓸하게 웃으셨습니다. 그 웃음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4   시간이 지나고 집이 생겼습니다. 자려고 바닥에 누우면, 형들의 어깨가 제 어깨에 꽉 끼는 집이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저는 자주 앓아누웠고, 형들은 크게 싸웠습니다. 도망갈 곳도 달리 없는 저는, 구석에서 물건이 부서지는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지나치게 가까웠습니다.

 

5   그때 제게 필요했던 건 방 한 칸, 혼자 있을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우리에게 부족했던 건 돈만이 아니었습니다. 돈이 없으니, 그 돈이 지켜줬어야 할 것들까지 함께 무너졌으니까요. 사랑, 배려, 자유 같은 것들이요. 정말 부족했던 건 바로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6   그 결핍은 학창 시절까지 이어졌습니다. 제가 비로소 저를 돌아볼 수 있게 된 건 대학에 들어가고부터였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장학금을 받았고, 처음으로 제 공간을 가졌습니다. 일을 하지 않고 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었습니다.

 

7   처음 자취방을 가졌을 때, 너무 신기하고 즐거워서 세 발자국이면 닿는 그 방을 열번도 넘게 돌았던 기억이 납니다.

 

8   자유란 건 생각보다도 더 달콤한 것이었습니다. 이 달콤한 친구를 더 많이 맛보고 싶었고, 더 많은 사람에게 맛보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남에게 자유를 건네면서, 동시에 내가 끝까지 책임지고 밀어붙일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사업이었습니다. 그렇게 제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9   2022년 겨울, 저는 저 같은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장학정보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잘 아는 분야였고, 어린 시절의 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확신했거든요. 그러다 자동화를 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엑셀 VBA였는데요. 할 줄 전혀 몰라서 처음으로 GPT를 써서 자동화 코드를 짰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그게 너무 잘 돌아갔습니다.

 

10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이건 도구가 아니라, 자유를 나눠줄 미래라는 걸. 코드를 모르는 사람도 무언가를 만들 수 있고, 시간이 없는 사람도 시간을 벌 수 있고, 가진 게 없는 사람도 출발선에 설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었습니다.

 

11   AI가 사람들에게 가져다줄 자유에는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제가 가장 먼저 만들고 싶은 건 분명했습니다. 돈으로부터의 자유. 어린 시절의 제가 가장 목말라했던 바로 그 자유 말입니다.

 

12   그런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수익화'라는 단어를 오래 경계해 왔습니다. 세상에는 헛된 희망을 팔아 돈을 버는 사람이 너무 많았으니까요. 그래서 함부로 수익화 강의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수익화를 돕는 일이 숭고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진짜로 책임질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차라리 입을 다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13   두 달 전쯤, AI 시대의 수익화 방법을 찾기 위해 혼자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대부분의 일을 중단했습니다. 그런데 한 유튜버 분이 외주개발사를 한 곳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저랑 같이 하시죠."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생각보다 드문 행운입니다.

 

14   이번에 그 개발사와 함께 부트캠프를 엽니다. 바이브코딩으로 외주 개발을 수주해 수익을 내는 법을 다룹니다. 그런데 가르치기 전에,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지부터 제 손으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제가 먼저 뛰어들어, 직접 수익을 냈습니다. 열의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 확신이 있었기에, 약속한 수익에 닿지 못하면 전액을 돌려드리겠다고 적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토록 건네고 싶던 자유를 이번엔 진짜로 건넬 수 있겠구나. 그 생각에 너무 기쁩니다. 진심으로요.

 

15   다시 송금 버튼을 누르던 순간으로 돌아가 봅니다. 왜 하필 장학재단이었냐고요? 어린 시절의 저에게 숨 쉴 구멍을 만들어 주고 싶어 장학 서비스를 시작했고, 그 길 위에서 AI를 만났고, 이제는 또 다른 아이의 '자유'를 사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400만 원은 단순한 기부가 아니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처럼 출발선 밖에 서 있던 누군가를, 그 선 위에 세워주는 일이었습니다.

 

16   저는 한국에서 가장 큰 AI 교육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하지만 사실, 단순히 돈 버는 법을 알려주는 일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설레지는 않았을 겁니다. 제가 진짜로 하고 싶은 건,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휩쓸리지 않고 제 발로 설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돈으로부터, 그리고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광경을 제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17   저는 매일 아침 잊지 않기 위해 읽는 12가지 다짐이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 문구는 "죽음 앞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기"입니다. 지금 이 선택이, 눈을 감기 전 보람찼다고 느낄 수 있는 선택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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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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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틀의 프로필 이미지

    터틀

    0
    1일 전

    혹시 그 교육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요?

    ㄴ 답글 (1)
  • 깜빡이의 프로필 이미지

    깜빡이

    0
    약 16시간 전

    '말이란 입 밖에 내고 나면 거꾸로 저를 휘두릅니다. 저는 제 글에 휘둘리고 싶습니다.' 이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말속에 휘둘리지 마시고 신념으로 삼으신 그 빛을 잃지 말고 가실것으로 믿습니다. 응원을 남깁니다!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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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류를 자유케 하리라"고 믿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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