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솝의 꿈

복통과 실소, 그리고 수능 100일 전 여행

2025.04.21 | 조회 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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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솝의 AI 가이드

"AI가 인류를 자유케 하리라"고 믿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단둘이 나누는 담소라니, 너무 귀하네요.

AI 유튜버의 첫 레터가 ‘김이솝의 꿈’? 아마 조금 의아하실 것 같은데요.

 

이 편지는 제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갈 것인지를 들려드리는, 말하자면 세상에 대한 ‘출사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제가 앞으로 하는 행동들이 이해가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 편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받지 않는다 하시더라도 슬프지만 원망치 않겠습니다. 아래 글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여기는 ‘자유’로운 공간이거든요.

 

글쓰기가 망설여집니다. 사람의 생각은 바뀌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생각을 잊지 않기 위해서 글을 씁니다.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를 바보취급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그게 저인걸요.

 


0 푹푹찌는 고3의 여름, 따분한 학교 자습 대신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 날은 수능 100일 전이었고, 기록적인 폭염으로 뉴스가 시끄러웠던 날이고, 무엇보다 - 제가 죽기로 결심한 날이었습니다.

 

1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하던 학생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첫 시험에 5등급에서 출발해서 전교 1등도 했었으니 집착했다는 것이 조금 더 올바른 표현인 것 같습니다.

 

2 왜냐고요? 저는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성적이 권력이 되는 시대에 저는 이방인처럼 느껴졌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증명하기 위해 쉼 없이 자신을 채찍질했습니다. 시험지에 찍힌 빨간 동그라미가 저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3 욕망은 강박이 되고, 결핍은 집착이 되었습니다. 몸을 갈아넣으며 공부했습니다. 친구들은 저를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 불렀습니다. 이솝이 아프면 시험기간이 시작된 거라고 했습니다. 이때 지독한 복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왜 고작 소화불량 때문에 옛날 왕들이 죽은거지?’에 대한 의문을 단번에 해소시키는 아주 지독한 복통이.

 

4 죽음을 생각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답안지를 다른 곳에 적어 세 등급이 떨어졌을 때도, 몸살 때문에 뜨거운 얼굴을 수건으로 감싸고 공부를 할 때에도, 심지어는 수업을 들으며 창밖을 내다 볼 때 마저도 문득,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를 손으로 쥐어짜는 것 같은 복통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5 슬리퍼를 끌고 가는 그 짧은 등교길에서 무언가…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6 그날, 결심했습니다. 죽기로. 왜인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한소리 들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두세시간씩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했던 불면이, 늘 너댓 개씩 입에 피어나 저를 마구 찌르던 구내염이 방아쇠를 당긴 원인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 그게 중요하진 않습니다. 나는 이제 살지 않아도 되니까요. 자유로워질 것이니까요. 심장이 뜁니다. 두근 두근 두우근 두우우근.

 

7 학교 난간에 올라갔습니다. 어떻게 올라갔는지, 문이 잠겨있지 않았는지 같은 사소한 것들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분명한 건 제가 난간 위에 서 있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떨어지면 자유로워질 것 같았습니다. 아래를 보며 저 차 위로 떨어지면 수능 끝날 때쯤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여름 햇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바람이 불었습니다. 교복 소매가 바람에 펄럭였습니다. 이상하게도 두려움보다는 평온함이 느껴졌습니다.

 

8 잠시만, ‘차 위로 떨어지면 수능 끝날 때쯤 일어나지 않을까?’라고?

 

9 그때 깨달았습니다. 죽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잘 살고 싶은 것이라는 걸. 숨을 쉬고 싶었던 것이란 걸.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것이란 걸.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삶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난간 위에서 바라본 하늘은 유난히 푸르렀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세상의 색깔이 보였습니다.

 

10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학교에서 자습하던 친구들이 멀리 있던 저를 발견하고 제 뒤로 모여들어 있었습니다.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누군가 제가 난간에 기어 올라가는 것을 봤을 겁니다. 내려가서 피식- 실소를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잠깐의 정적 이후, 친구의 품에 안겨서 서럽게 울었습니다. 친구는 잠시 당황하더니 이내 제 품을 꼭 안아줬습니다. 저는 아직 그 따뜻한 품을 잊을 수 없습니다.

 

11 바다. 바다를 보자. 한참 울고 옥상에 드러누워 파아란 하늘을 보고 있으니 바다가 보고 싶었습니다. 한없이 드넓은 바다를. 짠 내음을 내 코로 맡고 싶었습니다. 처얼썩-처얼썩 거리는 소리를 듣고 싶었습니다. 거센 바람에 부딪히며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고민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혼자 부산으로 가는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12 푹푹찌는 고3의 여름, 순종 대신 자유를 택했습니다. 이 날은 수능 100일 전이었고, 기록적인 폭염으로 뉴스가 시끄러웠던 날이고, 무엇보다 - 제가 다시 살기로 결심한 날이었습니다.

 

13 아무도 없는 해변가에서 단 둘이 해수욕을 하고 있던 독일인 커플에게 말을 걸고, 자신의 영어발음을 부끄러워하던 전직 개발자 프랑스인과 함께 숙소에서 떠들고, 무작정 주변에서 제일 높은 언덕 위로 올라가서 경치를 구경했습니다. 낯선 도시의 밤거리를 걸으며 처음으로 자유를 느꼈습니다. 아무도 저를 평가하지 않았고, 어떤 시험도 기다리고 있지 않았습니다.

 

14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굴러가더라’ 거기서 충격을 먹었습니다. 그것이 절망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큰 자유였습니다. 그 찐득거리는 부산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저는 처음으로 제 인생이 저 하나만의 것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15 돌아와서 학교에서 노트북으로 게임을 했습니다. 물론 몰래요. 세상은 여전히 잘 굴러갔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다시 공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덜 집착할수록 공부는 더 잘 되었습니다. 지독한 복통이 전보다 줄어들었습니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수능을 봤습니다. 원서를 넣었습니다.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물론 기뻤지만, 한편으로 씁쓸했습니다.

 

16 심리학과에 갔습니다. 대학에 가서는 심리학자가 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배외측 해마에서 GABA 수용체에 따른...'과 같은 연구가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숨 쉴 구멍이 되었던 장학금 정보 서비스를 만들기도 하고, ‘나를 믿어줄 단 한 사람’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학습코칭 서비스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저와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미궁이었습니다.

 

17 그런데 해결책은 아주 엉뚱한 곳에서 나왔습니다. 사랑으로 세상을 보듬는 성인(聖人)도 아니고 비판적인 철학자도 아닌, 꽤나 딱딱한 친구. 바로 AI 였습니다. 저는 AI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정확하게는 AI가 가져올 인류의 미래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18 사람들은 왜 자유를 선택하지 못할까요? 선택에 따르는 너무나도 큰 책임 때문입니다. 지금 자유는 메인 상품이 아닙니다. 사은품 같은 거죠. 미래에 대한 불안, 지인의 압박, 새로운 시도에 대한 시행착오라는 거대한 메인상품에 묶여서 강매 당하는 사은품.

 

19 그런데 AI가 생기면서 모든 것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풍요로워질 겁니다. 길은 수없이 많이 열리게 될 겁니다. 나보다도 나를 더 잘 아는 존재가 나를 도와줄 겁니다. 무거운 책임은 내려놓고,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될 겁니다. AI는 인류에게 자유를 선물할 것입니다.

 

20 그럼 이렇게 생각하면 끝일까요? 이제 개발자에게 맡기고 손 놓고 기다리면 되는 걸까요? 문득 제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이솝아~ 이거 어떻게 가입하는거야? 엄마좀 도와줄래~?” 배우는 걸 좋아하는 어머니는 IT 세상에서 조금씩 버거워하기 시작하셨습니다.

 

21 이미 미래는 와 있을 지도 모릅니다. 다만 모두에게 균등하게 온 것은 아닙니다.

 

22 저는 이미 온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럼 이제 어찌해야 할까요? 일단 내 목소리를 담아서 세상에 알려야 했습니다. 유튜브, 그래 유튜브를 하자. 그렇게 마음 먹었습니다.

 

23 자유를 갈망했던 한 소년이, 용케 살아남아 청년이 되었습니다. 그 청년은 늦은 저녁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모니터 앞에 앉습니다. 밤낮으로 머리 싸매며 준비한 자료를 읽어봅니다. 오케이 이렇게 하면 되겠다. 작게 읊조립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문득, 복통이 잦아들었음을 깨닫습니다. 피식- 실소를 터뜨립니다. 이번엔 울진 않습니다. 비좁은 방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후다닥 자리에 다시 앉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24 안녕하세요! 김이솝의 AI 가이드입니다.

 

25 이 청년의 여정에 함께해 주시겠어요? 기술로 더 자유롭고, 더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여정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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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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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day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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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디장의 프로필 이미지

    신디장

    0
    2 day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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