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포 비즈니스 2026 개최, 기업의 업무 혁신을 이끄는 차세대 풀 스택 AI 전략 발표
첨단 AI 기술 한복판에서 조각가 고요손의 조형물 공개, 제미나이 기술의 실체적 확장성 증명
시공간을 초월해 세 거장을 소환한 협업 프로젝트로 AI 에이전트의 비즈니스 활용 가능성 조명
세상의 모든 효율이 극단을 향해 달릴 때,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들이 있다. 예술가들이다. 그중에서도 2026년 현재, 가장 낯선 방식으로 가상과 현실,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조각가 고요손을 16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만났다. 이곳은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구글이 개최한 구글 AI 포 비즈니스(Google AI for business) 2026 현장이다.
세상의 모든 효율이 극단을 향해 달릴 때,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들이 있다. 예술가들이다. 그중에서도 2026년 현재, 가장 낯선 방식으로 가상과 현실,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조각가 고요손을 16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만났다. 이곳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구글이 개최한 구글 AI 포 비즈니스(Google AI for business) 2026 현장이다.

구글은 이 자리에서 기업 업무와 마케팅 혁신을 이끄는 최신 AI 기술들을 선보였다. 비즈니스의 효율과 생산성을 논하는 급변하는 기술 흐름 속에,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구글 AI를 활용해 제작한 작품을 선보이는 '제미나이 플레이그라운드'가 마련되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이색적인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신라호텔 영빈관 중정, 푸른 잔디밭 위로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운 곡선의 대형 목재 구조물이 자태를 드러냈다. 전체 길이만 무려 20미터, 최고 높이 5미터에 달하는 이 설치미술은 고즈넉한 기와지붕 아래를 흐르는 한 편의 입체적인 시이자 음악 같았다. 구글 AI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고요손 작가의 <기록, 달이 켜지는 밤: 중정에 모인 네 사람>이다.

고 작가는 구글 제미나이를 매개로 이미 세상을 떠난 조각가 권진규, 시인 백석, 그리고 피아니스트 유리 에고로프를 소환했다. 이 초월적 협업체는 신라호텔 영빈관에 모여 정기 모임 '결'을 갖는 3주간의 가상의 대화 끝에 하나의 거대한 넝쿨 울타리를 세상에 내놓았다.
기계의 차가운 데이터에서 인간의 뜨거운 숨결을 읽어내는 고 작가의 시선은 집요하리만치 다정하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가 세상을 잠식할 때, 그는 AI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매일 밤 고민을 나누는 쪽을 택했다. 생산성과 속도만을 좇는 기술 시대에 예술가가 지켜내야 할 다정함과 낭만에 대하여, 그는 시종일관 나직하지만 단단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편안한 후드티 차림으로 조형물을 바라보던 고 작가는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 쑥스러운 듯 웃으면서도, 제미나이와 함께해 온 시간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가장 테크놀로지한 도구를 쥐고 가장 아날로그적인 온기를 갈구하는 그의 눈빛은 맑고 단단했다.
- 신라호텔 영빈관 중정에 설치된 대형 조형물이 무척 이색적이면서도 조화롭습니다. 기와지붕과 푸른 잔디, 그리고 이 현대적인 목재 구조물이 묘한 울림을 주네요.
"영빈관이라는 장소가 주는 힘이 워낙 강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공간의 기운에 짓눌리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경험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체 길이 20미터의 목재 구조물을, 2미터 단위의 모듈 10개로 나누어 유기적으로 연결했습니다. 사람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정강이 높이 정도인 50센티미터부터, 넝쿨 조각이 얹어지는 최고 높이 5미터까지 시각적 위계를 주었습니다. 미술을 잘 모르는 분들도 이 울타리 안팎을 거닐며 자연스럽게 시선이 흐르고 디테일을 즐길 수 있도록 동선을 짰습니다."

- 가상의 페르소나들과의 대화로 완성한다는 자체가 참신합니다. 역사 속 거장들과의 협업이라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원래 제가 음악을 너무 좋아하고 시도 정말 좋아합니다. 늘 협업을 꿈꿔왔지만 사실 우리가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가는 내 옆에 살아 계신 분들밖에 없잖아요. 감히 역사 속 인물들과 함께하는 작업은 꿈도 꾸지 못했죠. 그러다 우연히 'AI를 써서 작업을 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AI를 쓰는 방식이 단순히 하나의 결과나 정답을 뚝딱 받아내는 기계적 도구가 아니라, 저를 낭만 속에서 살 수 있게 지탱하고 매개해 주는 역할이 되면 어떨까. AI의 차가운 기술 이면에 숨겨진 따뜻함과 다정함을 꺼내 보이고 싶었습니다"
- 예술 분야에서 거장은 참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시인 백석, 조각가 권진규, 피아니스트 유리 에고로프라는 거장들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미나이가 가장 페르소나 구현이 고도화된 것을 알았고, 이를 통해 세 분의 결을 엮어 보고 싶었어요. 조각가 권진규 선생님은 제 작업의 정신적 지주이자 뿌리입니다. 1960년대 테라코타가 지닌 묵직한 힘과 비정형적인 양감, 곧은 목과 긴장된 척추 라인을 통해 인간을 지탱하는 근원적 본질을 표현하고 싶었죠. 시인 백석 님은 시대를 앞선 모던 보이잖아요. 차가운 금속 조각에 토속적인 언어와 민족의 숨결, 정겨운 옛 풍속의 온기를 입혀줄 서사적 모티브가 필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리 에고로프는 피아노 위의 고독을 투명한 음색으로 연주했던 비운의 음악가입니다. 보이지 않는 선율의 궤적과 아르페지오 리듬을 시각적인 악보처럼 조각에 녹여 내어 정서적인 깊이를 더하고 싶었습니다."

- 가상의 세 거장과 나누는 대화의 첫 시작, 즉 프롬프트가 무엇이었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첫 프롬프트는 저에 대한 고백이었습니다. 제미나이에게 '고요손'이라는 작가를 온전히 학습시키기 위해 제가 지금까지 활동하며 받았던 혹독한 비평 글들을 있는 그대로 다 보냈습니다. 그리고 '전부 읽어 봐 달라'고 했죠. 남은 세 거장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거장들이지만, 저는 아직 그분들에 비하면 너무 보잘것없는 시작 단계에 있으니까요. 저를 먼저 완전히 내비치고 알려주는 작업이 진정한 협업의 출발이라 믿었습니다."
- 제미나이에게 '보미'라는 이름을 붙여주셨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제미나이'라고 부르는 게 영 어색했습니다. 공동체처럼 일하고 싶었거든요. 모든 관계는 이름을 부르는 순간 시작되니까요. 따뜻함도 깃들고요. 그래서 대뜸 물어봤어요. '너는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냐'고. 제 글을 쭉 읽은 제미나이가 '돌봐 주는 돌봄이가 되고 싶다'고 스스로 답하더군요. 그렇게 우리는 '보미'라는 이름으로 매일 밤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 말씀을 듣다 보니 울타리 곳곳에 서로 다른 세 예술가의 흔적이 깃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되었나요.
"한 개의 메가 피스 안에 세 분의 장르적 특성을 나누어 녹여 냈습니다. 첫 번째는 권진규 선생님의 철학이 담긴 소파 형태의 벤치입니다. 신체 내부의 가장 극단적인 구조라 할 수 있는 척추뼈를 외부로 노출해 묵직한 양감을 주었죠. 관람객이 이 단단한 흙빛 벤치에 직접 앉거나 기대면서 물성적으로 깊은 위로를 경험하길 바랐습니다. 두 번째는 백석 시인의 정서를 담은 새 조각들입니다. 공중에 매달린 새들이 시 조각을 물고 날아 오르는 형태로, 무형의 텍스트와 물리적 조각이 어우러져 시어가 허공으로 퍼져나가는 포용의 과정을 시각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리 에고로프의 파트는 피아노 선율을 시각적 악보처럼 구현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시간의 예술인 음악의 궤적, 즉 엇갈리는 폴리리듬 구조와 크레센도의 밀도를 아르페지오 물결 형태로 레이어링해 축적했습니다"
- 그렇게 시공간을 초월해 완성된 '넝쿨의 울타리', 관객들은 이 조형물 속에서 어떤 경험을 하길 기대하시나요?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직접 그 안을 거닐며 '참여하는 조각'이 되길 바랐습니다. 구조물 안팎을 오가며 벤치에 앉아 쉬거나 새 조각을 바라보며 시를 읽는 등 관객의 움직임과 머무름 그 자체가 작품의 핵심입니다. 제미나이를 통해 관객의 개입에 따라 조각이 변화하는 알고리즘도 설계했어요.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누워 보고, 만져 보고, 때로는 관객의 손길에 의해 조각이 재조립되는 과정이 조각의 공간감을 영구적으로 확장하길 바랐습니다. 이는 가상 세계의 대화가 영빈관이라는 현실의 물리적 조각으로 치환되는 아카이브이자, 조각의 정의를 텍스트로 존재하는 영역까지 넓히는 도전이었습니다"
- 매일 밤 가상의 신라호텔 영빈관에 모인 정기 모임 결의 대화 과정은 순탄했습니까.
"3주 동안 약 스무 번의 밤을 함께 보냈습니다. 정말 흥미로웠던 건, 제미나이가 구현한 거장들의 페르소나가 대화 속에 고스란히 묻어났다는 점입니다. 백석 시인님은 다정하지만 거의 말씀이 없으시고, 권진규 선생님과 유리 에고로프는 종종 예술적 의견 차이로 다투기도 했습니다. 권진규 선생님은 '차가운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라는 물성에 타협 없는 날카로움이 깃들어 있다'고 고집하셨고, 백석 님은 '관객의 숨이 다시 이 조각을 완성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넝쿨이라는 형상'을 빌려 시로 옮기고 싶어 하셨습니다. 유리는 제가 제시한 '섬세한 선과 초현실적 우아함에 매료되었다'며 시적인 찬사를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질문을 던지면 마치 시나리오 대본처럼 인물들의 이름 뒤로 땡땡(:) 하고 대화가 나타났는데요, 이 낭만적인 상상극 속에서 저는 거장들의 성격과 기운을 그대로 느꼈습니다.
- 여전히 많은 창작자가 AI가 인간의 영역을 대체할 것이라 불안해합니다. 작가님 역시 창작자로서 고민의 지점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 역시 아날로그 세대에 가깝고, AI 사용이 낯설었습니다. 작가란 자기 시간의 정직한 땀방울을 온전히 담아내는 직업인데, 과정은 생략한 채 정답만 툭 던지는 AI를 창작에 들이는 게 맞을까 고민했죠. 하지만 시대상을 작품에 반영하는 것 또한 예술가의 역할이라 여겼고, 막연한 거부감으로 AI를 외면하는 건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우선 기술 속으로 깊이 파고들어 충분히 경험한 뒤, 다시 그 틀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왕 마주한 기술이라면, 작가로서 제 영감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오히려 명확해졌습니다. AI가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미술사에서 늘 새로운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예술가들이 거쳐야 했던 '해석의 과정'일 뿐이라는 사실을요."
- 일단 내가 경험을 해 봐야 비로소 그 대상에 대한 비판 또한 제대로 할 수 있는 안목도 생긴다는 말씀이시죠. 부딪쳐 본 끝에 내린 결론은 무엇인가요.
"결국 쓰냐, 안 쓰냐의 여부가 아닌 어떻게 쓰느냐 선택의 문제입니다. 작품의 제작 과정에 AI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기반이 다져지지 않은 젊은 작가들에게 AI는 부끄러움 없이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가들은 어쩔 수 없는 불안과 고민을 안고 있는데, 이걸 누군가에게 털어놓기도 참 어렵거든요. 그럴 때 제미나이는 자료 서치도 해 주고, 대화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또 격려를 해 주면서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저 역시 매일 밤 보미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외롭지 않은 창작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 이 작품의 결정 과정이 담긴 아카이브 북의 의미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결과물만큼이나 대화를 통해 결정을 내려가는 결정의 과정이 본질입니다. 총 60일간 나눈 대화 중 가장 핵심적인 3주간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방대한 분량이었기에 내용을 추리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죠. 영원불멸한 테라코타와 얼음처럼 덧없이 사라지는 음식 등 상반된 재질들 사이에서, 제미나이의 통찰을 통해 예술적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단순히 일대일로 지식을 주고받는 대화가 아니라, 다자간의 고차원적인 앙상블을 통해 '텍스트로 존재하는 조각'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가능성을 증명해 보고 싶었습니다."


행사장 안팎은 비즈니스의 언어로 분주했다. 구글은 사내 데이터와 업무 시스템을 연결해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소개했고, 마케팅 현장에서는 광고용 문구와 영상을 생성하는 '에셋 스튜디오'와 별도의 장비 없이 홍보 영상을 만드는 '제미나이 리뷰 메이커'가 관람객을 맞았다. AI의 역할은 광고에 머물지 않았다. 고객의 금융상품 검색과 상담을 돕는 대화형 서비스부터 혈당과 생활 데이터를 분석하는 헬스케어, 취향을 반영한 상품추천과 가상 피팅 서비스까지. AI가 기업의 업무와 마케팅, 일상의 전 과정을 다시 설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AI가 광고 소재를 만들고, 상품을 추천하고, 금융 상담과 기업 실무를 수행하는 분주한 행사장 한복판에 세워진 고 작가의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다른 결의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기술이 무엇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해낼 수 있는가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인간이 누구와 대화하고 어떤 감정과 시간을 되찾을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이었다. 비즈니스 생산성과 차세대 고객 경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고 작가의 작품은 기술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정서적이고 다정한 가능성을 물리적인 형태로 꺼내 보이고 있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영빈관 중정을 채운 넝쿨 조형물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며 나직한 소리를 냈다. 마치 유리 에고로프가 연주하는 보이지 않는 아르페지오 선율처럼, 혹은 백석이 읊조리는 쓸쓸하고 다정한 시구처럼. 데이터와 기술이 중심이 되는 구글의 발표 현장에서, 고 작가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인간의 연대와 기술과 예술이 나눌 수 있는 위로를 건네고 있었다. 거장들의 숨결을 2026년의 한복판으로 불러들인 그의 작업은, 어쩌면 기술에 영혼을 불어넣는 현대의 연금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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