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저작권_알쓸법놀_로에나

2022.03.22 | 조회 1.16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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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문화

총 20여명의 작가들이 세상의 모든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매일 전해드립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면서 비대면 소통이 확대되었고, 이에 가상세계에서 서로 접촉하지 않고도 상호간 소통이 가능한 메타버스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에서 채용설명회를 열거나 회의를 개최하고 있고, 구찌, 나이키 등 유명 패션브랜드 회사들도 메타버스에서 상품을 출시하였으며, 한류스타들의 팬사인회나 콘서트도 메타버스에서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가리키는데(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현실세계를 모방한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내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Nurudeen Alidu님의 이미지 입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Nurudeen Alidu님의 이미지 입니다.

 

메타버스와 저작권

 

메타버스 플랫폼은 현실세계에 있는 건축물이나 미술품 등을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 유사하게 구현하고 있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므로, 건축물 또는 미술작품도 창작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고, 저작물로 보호받는 건축물을 메타버스에 구현하는 경우에는 건축저작물에 대한 복제권, 전시권 등의 침해가 성립하게 된다. 이는 건축물 뿐만 아니라 소설, 강연, 음악, 연극, 미술저작물 등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모든 저작물들에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저작권법 4조(저작물의 예시 등) ①이 법에서 말하는 저작물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소설ㆍ시ㆍ논문ㆍ강연ㆍ연설ㆍ각본 그 밖의 어문저작물 2. 음악저작물 3. 연극 및 무용ㆍ무언극 그 밖의 연극저작물 4. 회화ㆍ서예ㆍ조각ㆍ판화ㆍ공예ㆍ응용미술저작물 그 밖의 미술저작물 5. 건축물ㆍ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 그 밖의 건축저작물 6. 사진저작물(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제작된 것을 포함한다) 7. 영상저작물

 

또한 현실세계에서 응용미술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없었던 공예품, 가구 등의 창작물들도 메타버스에서는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응용미술저작물”은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하는데(저작권법 제2조 제15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실용품에의 응용가능성" 또는 "분리가능성"이 없는 많은 창작물들이 응용미술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없었다. 다음 판례를 살펴보자.

* 묵주반지 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06. 2. 9. 선고 2005노3421 판결) 1. 사안의 요지 갑은 묵주반지의 창작자로 저작권등록을 마친 자로서 을이 이러한 묵주반지를 복제하거나 복제물을 판매함으로써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을을 고소하였으나, 법원은 묵주반지의 디자인은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응용미술저작물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2. 법원의 판결 묵주반지 자체가 일품제작의 미술공예품이 아님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고소인이 저작권등록한 각 묵주반지 디자인이 창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인 반지와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 즉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하여야 할 것이다.
* 곰인형 사건(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2001. 5. 25. 선고 2000가합7289 판결) 1. 사안의 요지 갑은 통신사 광고에서 유명 연예인이 광고소품으로 안고 나온 독특한 반짝이 모양의 곰인형의 제작자로, 광고 이후 타 업체들이 반짝이 곰을 대량생산하여 판매이익이 감소하였다. 이에 해당 곰인형의 저작권을 주장하며 타 업체의 생산을 중지시키고자 소를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반짝이 곰인형은 저작물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2. 법원의 판결 산업상 대량생산의 목적으로 창작된 응용미술작품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의장법(현 디자인보호법)에 의하여 보호하면 되고, 저작권법에 의하여 중복하여 보호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와 같이 창작되는 모든 응용미술작품이 곧바로 저작권법상의 저작물로 보호된다고는 할 수 없고, 그 중에서도 그것이 이용된 상품과 구분되어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적 특성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어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에 해당하여야만 예외적으로 저작물로서 보호될 수 있다. 위 반짝이 곰은 산업상 대량생산의 목적으로 창작된 응용미술작품이고, 제작목적, 기법 및 외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그 자체가 상품과 분리되어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적 특성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어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는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처럼 현실세계에서는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는 독자성"을 인정할 수 없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던 독특한 디자인의 가구나 공예품들도 메타버스에서는 독자적으로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다. 다만, 메타버스에 구현되는 가구나 공예품 등은 '실용품'에 응용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응용미술저작물'이 아닌 '미술저작물'로 보호받게 될 것이다.

 

한편 메타버스 플랫폼은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음악라이브러리나 각종 제작도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상공간에서 음악이 재생되는 경우 콘텐츠 저작권 침해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메타버스 기반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는 이용자들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음원을 업로드하고 이를 이용하여 수익을 올렸다는 이유로 20216월 미국음악 저작권협회로부터 저작권 침해 관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당했다. 로블록스의 이용자들은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로블록스에서 제공하는 음원 라이브러리에서 음악을 선택하여 게임이나 콘텐츠 등을 제작할 수 있는데, 협회 측은 로블록스가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저작권자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결국 화해로 종결되었지만,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자들과 이용자들에게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침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이용자 수가 2022년 3억명을 넘어서게 되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상당한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더욱 많은 기업들과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이용하며 유튜브에서 보다 훨씬 더 다양한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메타버스에서도 이용자들은 크리에이터가 되어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고, 메타버스를 이용할 경우 현실세계에서 문제되지 않던 새로운 유형의 저작권 침해 문제도 발생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는 저작물을 침해하지 않도록 더욱 큰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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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법놀(알면 쓸모있는 법률놀이터)’ 글쓴이 -  로에나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고, 가끔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합니다. 오늘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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