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러닝스푼즈 대표 이창민입니다. 첫 글을 어떤 내용으로 시작을 해볼까 고민을 하다가 그동안 부트스트래핑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엔젤투자와 VC 투자 등 다양한 과정을 겪어오면서 수많은 레슨들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점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비즈니스를 해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매출이 증가하는 와중에도 고정비가 비례해서 증가하는 모델을 구축하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수십억에서 수백억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매출이 크게 증가하지만 영업손실이 매출 증가에 비례해서 때로는 더욱 더 크게 적자가 나는 모습을 흔하게 보셨을거에요.
이런 구조는 애초에 엄청나게 큰 시장에서는 그럴 수 있습니다. 쿠팡 같이 전 국민이 생활에 있어 항상 사용해야 되는 시장이라면 배송 시스템 및 물류센터 구축 등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도 시장을 장악하면 그 뒤로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죠.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쿠팡이 아니고 될수도 없습니다. 업종도 다를거구요. 시장을 장악한다고 해도, 기대되는 매출 수준이 수십조가 아니기에 막대한 고정비를 메꿀 수 없는 구조가 발생하죠.
그 동안 수많은 훌륭한 회사들이 존재했죠. 오늘회, 정육각 등 스타트업씬에서 큰 투자를 유치하며 브랜딩을 통해 시장을 어느 정도 장악을 한 곳들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다 폐업이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저는 단순히 이를 경영자가 운영을 못해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보다도 본인의 사업을 위해 뛰어다녔고, 충분히 스타트업으로서 임팩트 있는 시작과 성장을 했다고 봅니다. 다만 저도 이제야 깨달은 부분이 "이들 또한 쌓이는 비즈니스가 아니구나." 라는 것입니다.
제가 증권사를 퇴사하고, 필리핀으로 건너가서 몇 년 동안 이것 저것 다양한 사업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친하게 지냈던 필리핀계 미국인 친구 집에 놀러가면, 항상 TV에는 유튜브가 틀어져있었습니다.
2013년 정도니까, 한국에서는 유튜브가 노래를 듣는 용도 정도로 소비되던 시절이죠.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유튜브가 단순히 노래를 듣기 위해서 소비하는 채널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속에 스며드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것을 조금은 빠르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 관련 미국에서의 사업 영역을 찾아보니 MCN 이라는 것이 막 시작하고 성장을 하던 점을 파악했습니다. 당시에는 초창기라 어떻게 하면 MCN은 운영하고 채널들을 어떤 방식으로 엔터테인먼트사처럼 운영한다는건지 미국에서조차 정보도 많지 않았구요.
유튜브의 성장을 바라본 입장에서 MCN 사업은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계속 리서치를 하면서 비즈니스 구조를 파악했는데, 머릿 속에 떠나지 않는 하나의 생각이 있었죠.
"근데, MCN 회사가 어떻게 크리에이터들을 락인 시켜두지? 방법이 안보이는데?"
이전에는 탑-다운의 시대였습니다. 방송국 PD들을 통해 TV에 나오는 기회를 잡아야 되고, 이를 바탕으로 유명하게 되면서 광고를 수주하는 구조죠. 그리고 아이돌 같은 영역은 연습생 시절부터 막대한 자금을 통해 트레이닝을 시키고, 장기간의 계약을 통해 회사로 락인을 시키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유튜브는 바텀-업 구조로 보였습니다. 각 개인들의 본인들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즉, 스스로의 힘으로 인기를 얻고 유명해지는 구조죠. 이런 방식의 성장에서 과연 MCN이 그들에게 무엇을 제공해줄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능력이 있고, 광고를 수주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굳이 그들에게 회사가 필요한 이유가 있을까요?
여기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고, 이는 쌓이는 비즈니스가 아닐거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한참 뒤에 수많은 한국 회사들이 막대한 투자금을 받으며 MCN을 시작했지만, 지금 과연 결과는 어떤가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 대형 크리에이터의 경우, MCN에 들어가서 굳이 본인의 수익을 나눌 이유도 없구요. 대형으로 성장을 한 크리에이터의 경우, 독립을 하고 싶은 욕구가 가득합니다.
연예인, 아이들처럼 장기간의 계약을 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기 때문이죠. 당장 뉴진스 사태만 봐도 대형 엔터사마저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 MCN는 훨씬 더 심하죠.
물론 전혀 다른 방식으로 MCN 사업을 통해 쌓이는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코인 투자 유튜브 채널을 키우면서, 광고가 아닌 레퍼럴 수익이 주된 매출원인 MCN이죠.
광고는 끊임없이 수주를 해야 되는 구조입니다. 올해는 잘 수주했어도 내년은 안될수가 있죠. 하지만 레퍼럴은 한 번 이용자들이 등록을 해두면, 해지를 하지 않는 한 거래를 하면 할 수록 레퍼럴 수익은 들어오게 됩니다.
마치 SaaS와 같이 쌓이는 비즈니스 구조죠.
그들은 다양한 연기자 혹은 실력자들을 섭외해서 유튜브 채널을 여러개 운영하면서 구독자를 늘려갑니다. 그리고 투자에 관해 실시간 내용을 받기 위해서는 회사의 아이디로 레퍼럴을 등록해야 합니다.
내부에는 정말 투자를 잘하는 트레이더가 마치 연구직처럼 존재할겁니다. 그리고 그들을 대본을 써주면서 연기자들을 통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을거구요. 그리고 보통 투자 쪽 유튜버들을 본인의 수익을 강조하면, 금방 구독자가 느는데 코인 선물의 경우는 이를 조작하기가 쉬운 편입니다.
BTC에 동일한 시점에서 롱/숏을 동시에 잡으면서 헷지를 해두고, 큰 수익이 난 부분만 보여주면서 구독자들에게 신뢰를 쌓아가면 됩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회색지대에 있는 영역이지만, 우리가 주목해야되는 것은 그게 아니라 같은 MCN 업이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가져가냐에 따라서 "쌓이는 구조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유튜브 채널이 한 번에 무너지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지속적으로 신규 구독자가 탄생하고 이들이 레퍼럴로 전환이 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랑 연계된 레퍼럴 수익을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광고 수주나 기타 다른 영역에 의존하는 MCN과 비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레퍼럴 구조를 짠 MCN은 일이 편해질 수 밖에 없고 매출에 비례해서 고정비도 증가하지 않는 "이기는 구조가 됩니다"
전자는 일감이 늘수록 그것을 담당할 사람이나 투자가 들어갈 수 밖에 없거든요.
돌이켜보면 러닝스푼즈를 창업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카카오나, 배민 등 실무자들이 부업을 하기 위해 저희 플랫폼에서 교육 콘텐츠를 제공했고 이들은 본업이 있기에 어느 정도 락인이 되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이직을 한다거나, 해외 출장이 있다거나, 트렌트가 변경되었거나 기타 여러가지의 요소로 락인이 충분하지는 못하죠.
그리고 자체 기획을 지향하는 러닝스푼즈는 콘텐츠가 늘면 늘수록 담당하는 PM들을 숫자도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고, 이는 완전한 플랫폼을 지향하는 클래스101 등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여전히 검수와 소싱 작업이 필요하죠.
반면 유튜브는?
누구나 당장 지금이라도 스스로 콘텐츠를 업로드 합니다. 이런 점이 본질적으로 다른거죠.
만약 지금 창업을 준비하거나, 이미 운영을 하고 계시다면 꼭 한번 우리가 과연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비즈니스 모델인지를 명확하게 정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출이 늘어나는데 사람이 필요하다? 그럼 그런 구조가 아닌거에요. 1에서 10으로 가는데 사람을 8만큼 늘려야 되거나 3만큼 늘려야 되거나 이런 차이는 있겠지만, 전혀 늘릴 필요가 없는 비즈니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런 비즈니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고 이길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달성하게 됩니다.
오늘 첫 글로 "쌓이는 비즈니스"에 대한 부분을 작성해봤습니다. 앞으로 주변에서 성공적인 창업을 통해 엑싯을 하거나, 운영을 하고 있는 훌륭한 창업가들의 인터뷰들도 진행 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