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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U]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는 24시간의 기록

ep.19 오늘의 콘텐츠: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2024.03.08 | 조회 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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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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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안녕! 오늘의 아무콘텐츠를 쓰게 된 융니야~! 봄이 되려나 했는데 요즘 다시 날씨가 쌀쌀해졌더라고~ 다시 추워진 날씨는 싫지만, 이 날씨에 맞춰 관극하기 좋은 극을 하나 데리고 왔어.

바로 최근에 감명 깊게 본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야. 몹시 추운 새벽의 파도 소리가 내 귓가를 맴돌고, 차가운 공기 속 뜨겁게 뛰는 심장을 느낄 수 있는 극을 지금부터 소개해줄게.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프랑스 작가가 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한국 창작 연극이야. 올해 사연으로 돌아왔어. 살아있는 자를 수선한다는 게 어떤 의미일지 예상이 가니? 이 극은 19살 청년 '시몽 랭브르'의 기증된 심장이 다른 사람에게 이식되는 24시간의 과정을 촘촘하게 보여줘.

 

1인극 형식으로, 배우 한 명이 17명의 역할을 연기해. 이번에는 '손상규' 배우, '김신록' 배우, '김지현' 배우, '윤나무' 배우가 참여했어. 그중에서 난 윤나무 배우의 팬이기에 윤나무 배우 회차에 관극을 하러 갔어🥰

 

운 좋게도 앞 열을 잡게 되어 코앞에서 윤나무 배우의 연기를 보는데… 정말 압도적이었어. 혼자 17명의 역할을 연기하는데, 각기 다른 톤으로 연기하는 게 놀라웠어. 한 명이 연기하지만, 마치 17명이 연기하고 있는 느낌. 별다른 설명 없이 역할이 바뀌어도 다른 인물이 얘기하고 있다는 게 명확하게 느껴졌어.

이 극은 1인극의 형태를 통해 이 극을 보는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해. 극 내에선 심장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아무런 관련이 없던 사람들이 이어져. 이를 통해 우리 삶이 사실은 긴밀하게 다 이어져 있음을 보여주지. 이러한 극의 형태를 통해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멈추고 자연과 사회를 구성하는 한 존재로서 인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고 싶었다고 해.

 

이 극은 색감보다는 명암을 활용해 조명을 연출했어. 오히려 색을 배제하였기에 조명 하나하나의 움직임과 연출의 의미를 사고하는 데에 집중할 수 있었어. 또 조명 연출로 텅 빈 극장이 공간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해. 더불어 인물이 느끼는 절망, 그리고 희망, 이러한 감정들을 더욱 와닿게 느낄 수 있었어.

 

또 특이하게 극의 시작과 마지막에 긴 암전이 있어. 사실 극이 시작할 때는 이 암전의 시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극을 보고 난 후 마지막에 있는 암전에서는 극을 보며 느낀 감정들을 정리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으로 쓸 수 있었어. 한 사람이 죽고, 그 사람의 심장이 다른 사람에게 가기까지의 과정. 그 속에서 감정들이 정말 말 그대로 ‘휘몰아치기’ 때문에 그걸 곱씹고 이해할 새 없이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따라가다가 마지막 암전 시간에 비로소 하나둘 차분히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것 같아. 그리고 마지막엔 내 심장 소리가 들리는 듯했어. 시몽 랭브르가 자신이 좋아하는 서핑을 했을 때, 또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고백했을 때처럼 빠르게 뛰는 것 같기도 했어.

 

이 극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세 가지 장면이 있어. 이 부분은 짧더라도 장면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있으니, 극을 볼 사람들은 극을 본 이후에 다시 읽어보는 걸 추천해!

 

✔️첫 번째로는, 시몽 랭브르의 심장을 적출하기 전, 어머니인 마리안의 부탁으로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인 토마가 그의 귀에 그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음악을 꽂아주는 장면이야. 귀는 사람이 죽을 때 가장 늦게 기능을 상실하는 기관이라고 하잖아. 그런 그에게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말해주고 싶었던 거야. 지금 너에겐 어머니인 나도, 아버지도, 사랑하는 연인 줄리엣도 함께하고 있다고. 이 장면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던 것 같아.
✔️두 번째로는, 시몽 랭브르의 심장을 이식받게 된 끌레르 메잔이 자신에게 심장을 준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달라며 우는 장면이야. 왜 나는 장기를 이식받게 되면 그 사람이 감사해하며 기뻐할 거로 생각했을까? 물론 한편으로는 그런 마음도 있겠지. 하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심장을 준 사람에게 그 어떠한 말도 전하지 못함을 슬퍼해. 장기이식을 할 때는 준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서로에 대해 알려줄 수 없거든. 다른 부분도 아닌 심장을 이식받는 건 필연적으로 나에게 준 사람이 죽었다는 말이기에 메잔은 굉장히 슬퍼하는 거지. 그 장면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
✔️세 번째 장면은 이와 이어지는 마리안 랭브르의 장면이야. 그녀는 시몽의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하긴 했지만, 집에 와서 큰 혼란에 휩싸여. ‘그럼 시몽의 심장이 다른 사람의 육체에서 뛴다면 그동안의 심장을 뛰게 했던 시몽의 감정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 사람이 시몽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 이러한 생각들이 드는 거야. 그녀는 시몽의 사진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려. "심장이 누구에게로 갔든 너만이 나의 단 하나의 아들이다"라고 말하는 마리안을 보며 또 울컥했던 것 같아.

다시 극을 본다면 인상 깊었던 장면이 바뀔지도 몰라. 장면마다, 인물마다 주는 감정이 달라서 극을 여러 번 보며 받아들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워.

 

내가 이 극을 알게 된 건 '민새롬' 연출가의 다른 작품 연극 <온 더 비트>를 보고 난 후였어. 연극 <온 더 비트> 역시 1인극으로, ‘아드리앙’이라는 인물이 드럼을 통해, 그에게만 들리는 *고스트 노트를 들려주는 극이야. 그는 비트를 통해 자신을 꾸밈없이 표현해. 세상은 그를 무시하고 이해하지 않지만, 그리고 그도 그런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하는 아드리앙을 보는 게 나에게 있어 큰 충격으로 다가왔어.

이 극을 통해 ‘윤나무’라는 배우에게 빠지게 되기도 했고, 극 내에서 들려주는 음악들이 너무 좋아서 너무너무 추천해!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꼭 한 번 보길 바라!


*고스트 노트: 리듬 값이 있지만 연주할 때 식별할 수 있는 피치가 없는 음표. 악보에서는 음표 머리 주위에 타원형 또는 괄호 대신 “X”로 표시됨

 

그리고 민새롬 연출인 연극 <나무 위의 군대>도 한번 보고 싶었는데 티켓 잡기가 힘들더라고😂 손석구 배우는 물론, 영화 <박열>에서 박열의 연인이자 동지인 ‘가네코 후미코’ 역을 연기했던 최희서 배우가 나와서 보고 싶었는데 말이지! 다음에 돌아오면 한 번은 보고 싶은 극이야!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3월 10일이 마지막 공연이야. 이 글을 본 시점으로부터 3일 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은 극이니 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예매 사이트로 뛰어가도록 해!! 예전에 지연 입장을 하게 되어 국립정동극장의 맨 뒷자리에서 관극을 한 적이 있는데 맨 뒷자리도 시야가 좋았어! 그러니까 자리가 안 좋아서 안 간다?! 그러지 말고 꼭 자리가 있다면 보러 가는 거 추천해👍

난 이 감동을 다시 한번 곱씹고 싶어서 원작 소설을 읽고 있어. 책을 다 읽고 전체적인 감상을 나누고 싶었는데, 그러면 정말 연극이 끝난 아주 먼 훗날 나눠야 할 것 같아서... 빠르게 호다닥 가져왔어!

혹시 구독자도 이 연극을 봤다면 감상에 대해서 나눠주면 좋을 것 같아. 메일리 사이트 댓글, 아무콘텐츠 인스타그램 디엠 등 어디든 좋아~ 난 구독자의 감상과 생각도 너무너무 궁금하거든.

그럼 다음엔 또 다른 콘텐츠 소개로 돌아올게! 다들 안녕~

 

융니의 별점 ⭐⭐⭐⭐⭐️/2 (4.5) “막공 이틀 전이지만 한 명이라도 더 보길 바라며 영업하는 글…"

 


 

오늘의 아무콘텐츠도 재밌게 즐겼길 바라며

열아홉 번째 뉴스레터는 여기서 마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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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코멘트

씨니🐋 :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제목부터 뭔가 오타쿠를 자극하지 않니? 연극이 조금만 더 길게 공연됐다면 보러 갔을 텐데 너무 아쉽다. 요즘엔 원작을 잘 활용한 콘텐츠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 것 같아. 그래서 이번 소개 작품처럼 연극은 아니지만, 원작이 있는 다른 재밌는 콘텐츠를 추천해볼게! 나는 최근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된 '킬러들의 쇼핑몰'을 재밌게 봤어. `강지영`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야. 이외에도 내가 보진 않았지만, 웹툰 '피라미드 게임'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도 꽤 인기 있는 것 같더라!
퍼니🫠 : 처음에 제목을 보자마자 물음표로 도배됐어! 살아있는 사람을 수선한다? 이 말이 모순적으로 강렬하게 다가와서 더 궁금증을 유발했던 것 같아. 이런 특이한 소재 자체를 처음 봐서 정말 신선해.. 원작 소설부터 읽어봐야겠는걸?! 또 담백한 무대공간이 취향에 와닿았어. 오직 명암만으로 공간을 꾸미는 게 오히려 더 멋져보인달까?ㅎㅎ 장기이식에 관한 내용이라 유퀴즈 온더 블럭 118회에 나오셨던 신혜림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님의 인터뷰 내용이 생각났었어. 다들 한 번씩 보는 거 추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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