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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0년 개발한 애플카 포기, 애플의 미래는?

애플에겐 향후 몇 년간이 큰 전환점이 될 것

2024.03.04 | 조회 5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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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개발 포기

애플이 지난 10년간 개발해 온 자율주행 전기차(EV) 애플카의 개발을 포기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Project Titan)'이란 이름으로 자율주행 전기차를 약 2천 명의 직원이 개발하고 있었죠. 이 직원들은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많은 직원은 인공지능(AI) 부서로 이동할 것이라 알려졌습니다. 2025년 출시 계획이던 애플카는 구조조정과 회사 전략 변경으로 미뤄졌고, 2028년으로 연기했지만, 결국 포기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애플의 계획에 대한 공개 정보는 거의 없었지만, 한때 애플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센서와 운전자가 탑승한 자율 주행 자동차를 순항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 애플은 타이탄 팀을 만들고 '카플레이(CarPlay)'를 iOS 7.1로 정식 배포합니다. 아이폰을 차량과 통합한 소프트웨어입니다. 지금도 미국에서 자동차를 렌트해 USB 포트에 아이폰을 꽂으면 차량 스크린과 연결되고 내비게이션이나 음악을 들을 수 있죠. 애플은 신차의 80%에 설치되는 인포테인먼트 카플레이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다른 자동차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Source: designbolts.com
Source: designbolts.com

 

애플카 포기한 이유는?

애플은 애플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자동차업체들이 구현하지 못한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인 '레벨 5'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이후 고속도로에서만 완전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레벨 4'로 수정됐고, 나중엔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레벨 2+'까지 낮아졌습니다. 프로젝트의 핵심 인력들도 대거 회사를 떠났죠. 또한, 2021년엔 애플과 현대자동차의 공동 개발 소식이 들렸고, 추가로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여러 완성차 업체와 협업을 한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애플이 애플카를 포기한 데에는 애초 계획처럼 기술 구현이 쉽지 않고 투자 대비 이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한때 핸들과 페달이 없는 자동차를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오래전에 폐기했다고 합니다. 

또한, 애플만의 차별화된 디자인과 설계 기술을 독점 구현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을 갖추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과 같이 차별화된 디자인과 성능을 갖추고 낮은 공급가격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자동차 제조 업체는 찾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사업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으니까요. 아이폰 위탁생산업체로 유명한 대만 폭스콘,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튼, LG전자, 폭스바겐 등이 생산업체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실패의 역사

애플이 수년간 개발한 제품을 철수한 사례는 많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휴대전화와 마찬가지로 TV를 혁신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애플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iTV라는 초고화질 TV(HDTV) 개발을 추진했었죠. iTV는 레이저가 투명 스크린에 이미지를 생성해 내고, 반지를 이용해 원격조정을 하는 기능 등을 갖췄습니다. 2010년대 초반 애플이 TV를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애플은 2015년 출시를 연기하며 프로젝트를 접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삼성전자 등 최고 수준의 경쟁사와 제품을 차별화하기에 어려웠을 것이라는 보도를 했습니다. 대신 애플은 스트리밍 플랫폼인 애플 TV+로 방향을 틀어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2010년대 중반에는 '에어파워'(AirPower)라는 한 번에 3개의 기기에 무선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충전 매트를 개발해 왔지만, 계속 출시를 연기하더니 2019년 3월 개발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완성자 업체들도 전략 수정

이번 애플차 중단의 최대 수혜자는 테슬라일 수도 있습니다. 최고 품질을 내놓는 애플도 포기한 제품을 테슬라는 압도적으로 생산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는 전체 전기차 시장의 숨 고르기라는 측면도 보입니다. 최근 전기차에 올인하던 전략을 내놓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계획을 수정하고 하이브리드 차량의 생산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이는 최근 미국·유럽 등에서 자국의 기존 산업 보호 정책 강화와 일자리 감소를 주장하는 노조의 반발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입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이 40% 적어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합니다. 미국에서는 11월 대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노조의 입김이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애플의 미래는?

이번 발표로 주식 시장에서 애플 주가는 0.81% 올랐습니다. 애플은 전기차를 포기하며 생성형 AI와 신제품인 '비전 프로(Vision Pro)' 헤드셋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애플의 미래 성장 동력이 사라졌고 최근 출시된 비전 프로는 향후 몇 년 동안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비전 프로는 얼리어답터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하지만 높은 가격 등 일반 사용자에게 판매돼 애플의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주가 반응은 좋지만, 애플카는 애플의 차세대 혁신과 첨단 AI 기술을 선도할 제품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미래의 성장 동력을 없앤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현재 AI 분야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에 비해 애플은 뒤처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CNBC는 기술 분야 투자자인 진 먼스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애플이 성장하려면 전기차 업체 '리비안(Rivian)'을 인수하는 것이 답이 될 거라는 보도를 했습니다. 리비안 전기차는 테슬라만큼은 아니지만,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리비안은 아마존과 10만 대 공급 계약을 맺고, 포드, 블랙록 등에서 105억 달러(약 12조 4000억 원) 넘는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 사이버트럭이나 포트 F-150 라이트닝이 4만 달러대에 구입이 가능한 데 비해 리비안 R1T는 70%가량 비싼 7만 달러 대이고, 공급량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다른 풀어야 할 숙제도 많습니다.

어쨌든, 애플에겐 향후 몇 년간이 큰 전환점의 시기가 될 거라 예상합니다. 미래의 성장 동력은 AI 분야가 될 것이 분명한데 애플이 자동차 분야를 제외하고, 어떤 전략으로 다른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며 차별화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다른 빅테크에 비해서 AI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 애플이 어떤 전략으로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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