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졸업]

이혼이 아닌 결혼졸업을 선택합니다.

2024.02.01 | 조회 2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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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예술

가부장제에서 막 빠져나온 여성이 자신만의 여성성을 찾아가는 이야기, 지금까지와 다른 구성의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시도

"나는 지난 날의 복원을 바라지 않았다. 내겐 전혀 새로운 구성이 필요했다."

<살림비용/데버라 리비>
[결혼졸업] 지금의 나는 정의 내릴 수 없는 무색무취 인간입니다. 도리어 고마운 마음입니다. 빛이 흔적없이 사라진 까만 공포, 떨리는 무릎, 마디마디 새어드는 취약함, 밤과 새벽녘, 홀로 게워내는 슬픔. 이해할 수 없어. 받아들일 수 없어. 동동 구르는 좌절. 화르르 타오르다 재가 된 푸른 분노, 하얗게 용서. 옅어지는 그리움, 너른 공허 하루 하루, 홀로 개인이 되어 앓던 시간 색과 결, 형과 향이 뒤엉킨 모든 감정사 마침내 지나갔으니 오롯이 통과했으니 이제 당신의 눈을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랑할 수 없어, 미워할 수 없어 초점 잃은 눈으로 보던 흐릿한 시간, 다시 맑게 개인 눈으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 당신을 믿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역할의 끝없는 무게도 역할의 부단한 고민도 역할의 경이로운 감동도 역할의 순수한 기쁨도 나에게만 남겨진 것이 아니라고 믿게 되기를 바랍니다. 둘의 개인이 다른 공간, 다른 시간에서 두 아이를 사랑하는 일은, 돌보는 일은 어떻게 해 갈 수 있는지 어떻게 해 가고 싶은지 묻고 물어, 새로운 구조의 부모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속가능성보다 시도 가능성을 선택합니다. 예측불가 어둠에 휩싸이기 보다 통제불가 헛된 환상에 기대기 보다 순간의 매일,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만큼 신선한 시도들에 기꺼이 삶을 내어주고 싶습니다. 모든 경험의 끝에 두 아이가 기다리고 있다면 모든 터널의 끝에 두 찬란한 생명이 반짝이고 있다면 나는 언제고 이 모든 시작으로 돌아가 같은 선택을 거듭 할 거에요. 나를 통과 해 나온 것 중 가장 순수한 웃음이 내가 창조 할 수 있었던 중 가장 눅진한 사랑이 아이들과 함께 살아 숨쉬고 있으니까요. 모든 선택은 필연이었다고 그럴 수 밖에 없었고, 그래야만 했고 그러기를 잘했고,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그러니 괜찮다고. 낯선 형식의 관계여도 생명이라고. 같은 하늘 아래 우리는 느슨하게 이완된 가족이라고.

To. 모두 다 돌봄예술가!

이혼이 아닌 결혼졸업으로 13년간의 결혼생활의 끝을 정의합니다.

나와 아이들의 미래가 백색 공간이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혼이란 정의는 절망과 불안, 수치심과 자책이라는 암울한 정서를 맴돌게 합니다.

까만 공포의 블랙공간에 갇히게 합니다. 

그러나 결혼졸업이라는 정의는 하얀 도화지의 백색공간을 열어줍니다.

새로운 구조의 가정을 스케치 할 수 있는 마땅하고 알맞은 가능성의 장을 허락합니다. 

그리하여 결혼졸업으로 끝맺음합니다.

지금까지와 다른 구성의 느슨하고 이완된 가정을 가꾸어 가는 시도를 해보려 합니다.

자기 돌봄과 자녀 돌봄이라는 양 날개의 균형을 잡아가기 위한 시도가 담긴 돌봄예술레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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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품

 

  • 다음회 레터: 결혼졸업여행(애도와 축하_돌봄예술레터를 시작하게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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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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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지

    0
    9 month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 샘물

    0
    9 months 전

    그동안 고생 많았을 강산에게 무한한 응원과 지지를 보냅니다❣️진정성 가득한 '신선한 시도' 에 마음이 절로 함께합니다 🙏💕

    ㄴ 답글 (1)
  • 은비

    0
    9 months 전

    당신의 결혼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새로운 문이 펼쳐지는 형상입니다. 문 너머에는 찬란한 빛과 생동하는 호기심이 가득해보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만큼 해나가는 품님의 의지를 보며 많이 배웁니다. 그래, 삶은 저렇게 살아야지 하고요. 세상은 나를 위해 펼쳐집니다. 나와 당신은 있는 그대로 충분합니다. 품님의 소식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의 상황을 잘 펼쳐 흐르도록 각자의 몫인 오늘도 해나가보아요. 다음 소식도 기다립니다. 😊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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